[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LG화학 물적분할 이후 주식을 처분하는 개미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소액주주들의 우려와 달리 대규모 투자비 조달 부담을 최소할 수 있어 향후 LG에너지솔루션 뿐만이 아니라, LG화학 성장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업계에서는 물적분할이 장기적으로 LG화학에 수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신사업 지분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대규모 증자가 필요할 때 LG화학을 비롯한 기존 주주들이 추가 납입으로 기업 지분 희석을 방어해야 하는 한계 있다. 반면 물적분할로 프리 IPO·IPO를 진행할 수 있게 되면 현 주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신규 자금을 유입시킬 수 있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LG화학 본사에 더 많은 현금을 얻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주가치를 저해하는 선택이 아니라고 보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로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했을 때 민감하게 반응할 이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물적분할로) IPO를 진행하게 되면 때마침 배터리 밸류에이션이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1년 뒤 LG에너지솔루션이 IPO를 진행하면 LG화학 본사가 더 많은 현금을 얻게 된다. 이를 토대로 LG화학도 신규사업인 바이오, 농화학, 소재 등에 더 높은 투자여력을 보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손 연구원은 LG화학이 인적분할을 선택하면 대주주 지분부족(현재 LG그룹의 지분은 약 30%)에 따른 기술 유출 우려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LG화학의 분할 방식보다, LG화학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투자 ‘실탄’을 극대화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 선택을 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기업 가치를 전망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인적분할을 단행할 때 기존주주가 신사업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장점이 있지만, 신사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김 연구원은 “물적분할의 경우 SI유치, IPO 등 산업 환경에 따른 다양한 전략 및 대규모 투자금 유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유입된 현금 활용 특별배당으로 존속법인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 IPO보다 SI유치를 통해 자회사 가치를 높이고확정하는 것이 기존 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방안이다”라고 덧붙였다.

배터리 부문이 분사해도 LG화학의 첨단 소재나 석유화학, 생명과학 성장 모멘텀이 여전하기에 주가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첨단소재부문 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9월 말 중국 합작 플랜트의 가동으로 양극재 생산능력이 3만톤에서 7.5만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청주·구미·중국 등의 증설로 2024년 양극재 생산능력이 20만톤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이 연구원은 석유화학부문 내년 상반기 여수 신규 크래커 완공 등을 계기로 규모의 경제에 따른 고정비 절감이 추가될 전망이라 시장 공략에 유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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