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공수처 출범 가로막는 방편으로 악용하려 하면 민주당 좌시하지 않을 것”
김태년 “시간 끌기 등 꼼수·정략으로 나오면 의회민주주의 원칙으로 단호히 대응”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폴리뉴스 정찬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는 26일 국민의힘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추천위원을 추천키로 한 것이 ‘공수처 출범 지연’을 위한 의도에 따른 것이라면 법안 개정 등을 통해 11월 중 공수처장 추천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두 분을 곧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내정된 것으로 보도된 한 분은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의혹으로 유가족들로부터 고발을 당한 바 있다”며 정치적으로 편향된 추천위원 내정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야당에 두 분의 추천위원을 배정한 것은 공정한 인물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수처 출범을 가로막는 방편으로 악용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당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행 공수처법상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추천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추천위원들이 공수처장 비토권을 행사할 경우 처장 임명이 법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제시한 후보 추천 마감일(26일)에서야 자당 몫으로 임정혁, 이헌 변호사를 후보추천위원으로 임명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먼저 “오늘이 야당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한 마지막 날이다. 다행히 국민의힘이 주말 사이에 두 사람의 추천위원을 내정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만시지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야당의 의도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지만, 미리 판단하지 않겠다. 공수처가 조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야당의 공당다운 책임 있는 태도를 기대한다”며 “만약, 야당이 또다시 시간 끌기를 하는 등 꼼수와 정략으로 나온다면 민주당은 의회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한다”고 밝혔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추천을 두고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으로 정상 활동을 막아서 비판을 받았던 이헌 변호사는 어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공수처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추천위 안에서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공수처법의 위헌 주장이나 공수처 출범의 지연·방해 행위는 후보 추천위의 일이 아니다”며 “11월 안에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마무리 돼야한다. 그러나 국민의 우려대로 또다시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는 행위가 재발한다면 민주당은 공수처를 출범시키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단호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공수처장 추천권, 비토권은 현대판 금인칙서다. 역사적 무게감을 갖는 권한입니다.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추천권한을 훼방이나 화풀이 수단으로 삼지말기를 바란다”며 “추천 권한을 필리버스터로 악용하는 어리석음을 발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또 공수처 출범을 방해한다면 어쩔 수없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해서라도 올해 안에 결단코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인내를 또다시 시험할 생각이라면 하루빨리 그 미몽에서 깨어나기 바란다. 공수처 출범을 위한 인내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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