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자신 비판한 이환우에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
조국 ”검찰은 무오류의 조직이라는 신화를 여전히 신봉“
‘무대응’ 윤석열, 진천 방문해 부장검사들에게 강연 예정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요지부동이다. 자신의 지휘권과 감찰권 남발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두고 "커밍아웃해 주면 개혁만이 답"이라며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한편,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나도 커밍아웃 한다”는 평검사들의 단체 비판여론에 대한 추 장관의 ‘사퇴 불가’ 응답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경우,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일선 검사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29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 검사(이환우)와 동일하게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 사법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23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검사의 총 수가 2000명 정도 되므로, 중복 댓글을 고려하더라도 상당수의 검사들이 반발함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불이익을 우려해 의견표명을 꺼렸던 검사들이 실명 댓글을 달며 성토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검사들의 집단적 반발 움직임이 과거 '연판장'을 연상시킨다는 해석이 있다. 특히 평검사들은 '커밍아웃한다'는 말 뒤에 숫자를 함께 넣어 몇 명이 동참했는지 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평검사회의를 소집하는 등, 검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 검란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 장관은 이에 강수로 응수했다. 그는 31일 자신의 SNS에서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합니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입니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습니다"면서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의 글을 공유했다. 강 기자는 이환우 검사를 강하게 비판한 기자다. 사실상 사퇴는 ‘절대 없음’을 천명한 셈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또한 평검사들을 비난했다. 조 전 장관은 1일 자신의 SNS에 “일개 시민 입장에서 수사권, 기소권, 감찰권 등을 보유한 검찰에 묻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왜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비검찰 출신 법무부장관이 공식적 지휘를 했을 때만 검란이 운운되는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검찰은 무오류의 조직이라는 신화를 여전히 신봉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유죄 판결이 난 지금, 자성의 글이나 당시 수사책임자에 대한 비판은 하나도 없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및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등의 사건을 언급했다.

한편 두 명의 전현직 법무부장관의 협공에도, 윤석열 검찰총장은 갈등 상황에서 한 발짝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들의 비판에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은 윤 총장은 3일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에서 33기~34기 초임 부장검사 약 30명을 상대로 강연을 하고 하고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진천은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부장검사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장소이다. 윤 총장은 이어 9일에는 신임 차장검사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다.

사실 윤 총장은 다방면의 격려를 받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전고‧지검을 방문해 검사 및 직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는데, 한 검찰 수사관이 공개적으로 "총장님, 현재 상황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마십시오."라고 발언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해당 수사관은 윤 총장에게 "결코 꺾이지 마세요"라며 "총장을 볼 때마다 무소가 떠오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과거에도 많은 인사가 윤 총장을 무소에 비유한 바 있다.

그러면서 수사관은 "무소는 큰 뿔과 작은 뿔 두 개를 가지고 있다. 큰 뿔은 총장이 맡되, 작은 뿔은 나눠달라"며 "우리가 총장과 함께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아무리 어려워도 꺾이지 말라. 정의가 살아있는 것을 보여달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해당 수사관은 임기를 내년 7월까지 완수할 것도 부탁했다.

해당 수사관의 발언 후 윤 총장은 "고맙다"고 짧게 마음을 전하고, 다른 참석자들은 박수를 쳤다. 일부 눈시울을 붉힌 참석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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