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소통을 당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4분간 바이든 당선인과의 전화통화를 갖고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한미동맹, 북핵 문제,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통화는 바이든 당선인의 미국 대선 승리 확정 나흘 만에 이뤄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지난 70년간 민주주의, 인권 등 공동의 가치를 수호하며 한반도와 역내 평화, 번영의 기반이 되어온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바이든 당선인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핵심축(linchpin)”이라고 하면서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바이든 당선인의 오랜 국정 경험과 탁월한 리더십, 그리고 명확한 비전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높은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이날 미국 재향군인의 날(11.11)에 필라델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최근 우리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한 바 있음을 상기하면서 “한미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당선인의 높은 관심과 의지에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있어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데 공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으로 코로나19 대응, 보건안보, 세계경제 회복, 기후변화, 민주주의,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와 관련 한국과 미국에서 같은 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한국이 매우 훌륭하게 코로나에 대응해 온 데 대해 문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과 같이 대응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고 있어 길이 열리고 있으며, 지금부터 신행정부 출범 시까지 코로나 억제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양측은 취임 이후 가능한 조속히 만나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바이든 당선인과의 통화가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보다 30분 늦었다는 점을 지적한 언론보도와 관련해 “한국이 일본보다 30분 늦게 통화를 했다는데  마치 일본이 이겼다 이런 식의 기사가 있었다”며 “정상 간 통화는 상호 조율에 따라 편안한 시점에 하는 것이다. 누가 먼저냐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통화 시간 9시는 우리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9시에 하자고 했다”며 “우리가 먼저 9시에 정하고 난 뒤 미일 정상 통화가 이뤄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