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친환경 위주 거래·투자 제한, 에너지다소비 업종 많은 우리에게 쉽지 않은 도전”
“‘탄소중립’ 위해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IT 등 3대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저녁 청와대 집무실에서 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 <더 늦기전에 2050> 연설을 하고 있다.[출처=KTV 방송화면 캡처]
▲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저녁 청와대 집무실에서 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 <더 늦기전에 2050> 연설을 하고 있다.[출처=KTV 방송화면 캡처]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 <더 늦기 전에 2050> 연설에서 국민들에게 “‘탄소중립’은 어려운 과제이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그러나, 우리가 어려우면 다른 나라들도 어렵고, 다른 나라가 할 수 있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며 ‘그린 뉴딜’을 첫 걸음으로 해  ‘2050 탄소중립 사회’를 향해 가자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서 국민에게 TV생중계 된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비전> 선언 연설에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술 발전으로 에너지 전환의 비용을 낮춰야 한다. 우리의 핵심기술이 세계를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한 뒷받침이 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탄소중립선언의 불가피함에 대해 최근 10년 사이에 “100년 만의 집중호우, 100년 만의 이상고온, 100년 만의 가뭄, 폭염, 태풍, 최악의 미세먼지 등 ‘100년 만’이라는 이름이 붙는, 기록적 이상기후가 매년 한반도를 덮쳤다”며 “올해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30대에 접어드는 2050년이면, 한반도의 일상은 지금과 또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질 것입이. 폭염과 열대야 같은 극한 기후가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쌀을 비롯한 곡물 수확량도 크게 감소할 수 있다. 가축을 키우는 일도 지금보다 어려워질 것이다.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한라산의 구상나무, 소백산의 은방울꽃은 사진으로만 남고, 청개구리 울음소리마저 듣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어제의 우리가 오늘을 바꿨듯,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일을 바꿀 수 있다”며 쓰레기종량제 도입, 재활용품 분리배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허가 전면 중단 등의 그간 노력들을 짚고 태양광, 전기차, 수소차 분야와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장치 산업 발전 등을 우선 열거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심각한 것은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면 해수면 상승과 이상기후 등으로 수많은 인류의 삶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기는 이미 우리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각 나라가 앞다투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EU를 시작으로 주요국들은 탄소 국경세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친환경 기업 위주로 거래와 투자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고, 국제 경제 규제와 무역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제조업의 비중이 높고 철강, 석유화학을 비롯하여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많은 우리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한국산업에 미칠 영향을 짚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대응에 대해 “우리 국민의 저력이라면 못해낼 것도 없다. 우리는 배터리, 수소 등 우수한 저탄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디지털 기술과 혁신역량에서 앞서가고 있다”며 “200년이나 늦게 시작한 산업화에 비하면, 비교적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탄소중립’은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발표한 ‘그린 뉴딜’은 ‘2050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담대한 첫걸음”이라며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은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 능동적으로 혁신하며,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산업과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주공급원을 전환하고,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IT 등 3대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고 두 번째로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 저탄소 신산업 유망 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 “소외되는 계층이나 지역이 없도록 공정한 전환을 도모하겠다. 지역별 맞춤형 전략과 지역 주도 녹색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주민의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한 뒤 “정부에서 기틀을 세울 수 있도록,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하겠다.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연구개발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탄소중립 비전 선언은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조약인 파리협정과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결정문에 따라 모든 당사국이 2020년까지「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수립하여 제출해야 하는 가운데, 우리의 일상으로 다가온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선도국가로 도약하고자 한 것이다.

‘탄소중립’이란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는 산림·습지 등을 통해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이 0이 되도록 하는 상태를 말한다.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으며, 이번 문 대통령의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 선언’으로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사회 노력에 선도적으로 동참하게 된 것이다.

이번 행사는 인트로 영상, 문 대통령의 대한민국 탄소중립 선언과 뮤직비디오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세 가지의 공통적 키워드는 ‘시간’이다. 인트로 영상 마지막 장면의 회중시계와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 탁상시계, 그리고 뮤직비디오 속 오후 9시 47분을 가리키는 시계는 지구 환경의 악화 정도를 시간으로 나타내는 ‘환경위기시계’에서 모티브를 가져 왔다.

한편,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파리협정이 채택되면서, 모든 당사국은 올해 말까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2℃ 이하, 나아가 1.5℃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공통의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수립하여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50 탄소중립 목표와 이를 이행하기 위한 전략을 담은 장기저탄소발전전략안(LEDS)을 마련하고 있으며, 조만간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한 후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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