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수는 전용면적이 아니라 공용면적으로 계산
임대주택도 최저주거기준보다 수요자 요구에 맞게 현실화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현 LH 사장)와 함께 단층 세대 임대주택을 살펴본 뒤 대화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현 LH 사장)와 함께 단층 세대 임대주택을 살펴본 뒤 대화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TMI] 최근 화제가 된 뉴스와 부동산 상식을 알려 드립니다. TMI는 too much information의 약자로 많이 알려진 정보 중에서 되짚어 볼만한 내용을 다룹니다. 제1편 44제곱미터(㎡) 13평, 알고보면 21평.

[폴리뉴스 이민호 수습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 통탄에 위치한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 사장과 실내·외를 둘러봤습니다.

문 대통령과 변창흠 후보자가 44㎡아파트를 둘러보면서 변 후보자가 “방이 좁기는 하지만 아이 둘 있으면 한 명, 밑에 한 명 둘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신혼 부부에 아이 한 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는 두 명도 가능하겠다는 거죠?”라고 말합니다.

대통령의 이 말이 여러 언론을 통해 언급되면서 44㎡, 즉 13평의 좁은 아파트라는 점이 반감을 샀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집이라는 평이었습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13평 아파트를 보고, 저런 질문을 하는 것이 상식적인가”라며 “오히려 그 좁은 공간에 4명이 살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변 후보자를 야단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언급되는 44㎡(1평 3.3㎡)라는 면적은 13평이 맞습니다. 일부 언론은 ‘13평 투룸 아파트’라는 사실을 유독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기도 합니다. 평 단위로 따지면 이 집은 21평이기 때문입니다. 이 집을 13평이라 쓰면 넓이를 실제보다 좁게 인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13평은 전용면적을 의미합니다. 전용면적은 순수하게 주거하는 공간 넓이를 말합니다. 전용면적에는 발코니와 계단 등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공식 단위인 제곱미터(㎡) 대신 ‘평’ 단위로 주택 넓이를 따지려면 ‘공급면적’으로 환산해야 합니다. 공급면적은 전용면적에 주거 공용면적을 더한 값입니다. 공용면적은 계단과 아파트 출입구, 복도, 엘리베이터 공간 등 집을 드나들 때 반드시 거치게 되는 공용 공간 면적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평을 쓸 때는 일반적으로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사용하고, 제곱미터를 사용할때는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즉 34평이라고 표현하면 공급면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전용면적으로 환산하면 보통 25평 정도가 됩니다. 84㎡이라고 표현하면 전용면적으로 이해하고, 공급면적으로 환산하면 보통 114㎡ 정도가 됩니다.

 

최저주거 수준인 44㎡, 신혼 층은 외면

LH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이 방문한 44㎡ 행복주택의 전용면적은 44.41㎡, 공용면적은 26.9224㎡입니다. 즉 공급면적은 71.3324㎡로 평으로 환산하면 21.58평입니다. 이런 계산은 민간 분양아파트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평 단위로 집 면적을 계산하면 순수 주거 공간을 제외한 공용면적까지 포함합니다. ‘평’을 기준으로 하면 이처럼 집의 넓이를 판단하기가 매우 모호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용면적이 같은 집이라도 공용면적의 일부가 기타 공용면적, 즉 관리사무소, 노인정, 경비실 등 주거 공용면적을 제외한 주민 공동 시설 공간이 면적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체감하는 집의 면적은 같은데 ‘평’이 다른 집은 이렇게 탄생합니다. 반대로 공급면적이 같은 집 가운데도 전용면적이 넓은 집은 소위 ‘실 평수’가 넓은 집도 존재합니다. 이런 애매모호함을 없애고 정확한 집 면적을 가늠하기 위해 제곱미터 단위를 도입했습니다.

행복주택 44㎡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표준’에 맞춘 집입니다. 주택법에 따른 최저주거기준은 부부와 8세 이상 자녀 2인(남1, 여1)을 포함한 4인 가족 기준, 최저 주거면적이 43㎡로 제시합니다. 침실 3개(거실겸용도 포함)에 ‘식사실 겸 부엌’이 포함된 집입니다. 2004년 처음 설정한 4인 가족 최저주거기준은 37㎡(11.2평)에서 2011년 개정으로 주거면적이 넓어졌습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던 경기도 화성 동탄2 A4-1블록 행복주택 44㎡의 평면도. 주택법에 따른 최저주거기준은 부부와 8세이상 자녀 2인(남1, 여1) 4인 가족 기준, 최저 주거면적이 43㎡로 제시합니다. 44㎡ 주택은 최저 주거면적에 가까운 주택입니다. <사진=LH>
▲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던 경기도 화성 동탄2 A4-1블록 행복주택 44㎡의 평면도. 주택법에 따른 최저주거기준은 부부와 8세이상 자녀 2인(남1, 여1) 4인 가족 기준, 최저 주거면적이 43㎡로 제시합니다. 44㎡ 주택은 최저 주거면적에 가까운 주택입니다. <사진=LH>

 

이후 2018년 10월 국토부가 ‘최저계층·고령자 주거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적 환경에 맞춰 최저주거기준 개정하기 위한 용역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입니다.

주거기본법은 주택 면적과 용도별 방의 개수, 구조와 설비 및 환경요소들이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에 따라 적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주거 기준을 검토해서, 사람들의 변화하는 인식에 맞게 최소 기준 만큼은 바꿀 때가 온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44㎡ 집이 최저주거기준에 맞는 집이지만, 요즘 사람들 눈높이에 맞는 집인지는 미지수입니다. 최근 조선비즈는 정부가 신혼부부를 위해 도입한 신혼희망타운 전용 46㎡가 잇달아 미분양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시흥장현 A9블록(시흥) 46㎡는 84호 공급에 54가구가 화성동탄2 A104블록(화성)은 77호 공급에 34가구가 신청해 각각 0.6 대 1과 0.4 대 1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시흥의 55㎡는 2.1 대 1, 화성의 55㎡도 1.9대 1을 기록했습니다. 

수요 층의 소형 평수 비선호 현상에 대해 LH 홍보팀의 강병욱 대리는 "LH에서도 고객들의 비선호 현상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도 전용면적 60㎡ 이상의 고품질 중형 임대주택 보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행복주택은 60㎡ 이하 주택으로 공급이 묶여 있어 어렵지만 고객 선호에 맞춰 44㎡ 이상의 주택 보급 비율을 높이는 방향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강 대리는 "다만 정부의 주택 건설지원단가 지원 등 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원활히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입장을 알렸습니다.  

국토부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용면적 60~85㎡의 중형주택을 늘려 나가는 등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공공임대주택 건설 지원단가를 5% 인상하여 ’20년 802만 5000원/3.3㎡에서 ’21년 842만 6000원/3.3㎡로 높였으며, 중형주택 공급이 포함된 통합 공공임대 예산도 1813억원을 ’21년에 신규 편성했습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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