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불완전판매가 만든 DLF 사태…원금 전액손실도
펀드부실 은폐‧사기 등 불법행위 드러난 라임‧옵티머스 사태

문 걸어 잠근 옵티머스자산운용. <사진=연합뉴스>
▲ 문 걸어 잠근 옵티머스자산운용. <사진=연합뉴스>


2020년 한 해도 금융권엔 대형 사건과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커졌다. 2019년 터진 사모펀드 부실 문제가 해를 넘겨 이어졌고, 정부의 ‘한국형 뉴딜’이 금융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이에 <폴리뉴스>는 올해 금융권에 영향을 준 5대 뉴스를 선정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권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옵티머스 등 각종 사모펀드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불완전판매뿐 아니라 펀드부실 은폐, 사기 공모 등 다수의 불법행위가 드러났고, 정‧관계 로비 의혹도 불거졌다.

은행권 불완전판매가 만든 DLF 사태…원금 전액손실도

사모펀드 사태가 처음 불거진 건 2019년 하반기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이 8000억 원 가량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또는 미‧영국 이자율 스와프(CMS) 금리 연계 DLF에서 최대 100%의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됐다.

DLF 사태의 핵심은 은행들의 불완전판매였다. DLF는 은행 예금보다 높은 3~5%대 이자수익을 주지만, 투자한 원금의 전액을 날릴 수 있어서 가입 시 주의가 필요한 상품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고객 보호보다 단기 실적에 치중한 탓에 문제가 터졌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투자경험이 전무한 고령(79세) 치매환자에게도 DLF를 팔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DLF사태와 관련해 접수된 대표적 민원 6건을 대상으로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투자손실의 40~8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배상비율 80%는 분쟁조정 사상 최대치였다. 이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해당 사례를 기준으로 나머지 분쟁 건들에 대한 자율조정 절차를 밟아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DLF 손실 확정 투자자 2870명 가운데 94.4%(2710명)가 두 은행과의 자율조정(배상)에 합의했다. 투자자들이 배상받은 금액은 총 2349억 원으로 전체 손실금액(4024억 원)의 58.4%로 집계됐다.

판매사들에 대한 제재도 일부 이뤄졌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각각 230억 원, 260억 원의 과태료와 업무 일부(사모펀드 신규판매)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렸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게도 문책경고 중징계를 부과했지만 두 사람 모두 당국을 상대로 징계취소 목적의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펀드부실 은폐‧사기 등 불법행위 드러난 라임‧옵티머스 사태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의 화두였던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앞서 불거진 DLF사태와 살짝 결이 다르다. 우선 피해금액 규모가 조 단위로 DLF(4000억 원대) 보다도 훨씬 크다. 라임이 1조5000억 원, 옵티머스가 1조2000억 원에 달한다. 또한 이 펀드들에선 불완전판매뿐 아니라 펀드부실 은폐, 사기 공모 등 다수의 불법행위가 확인됐다.

우선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사모펀드를 판매‧운용하면서 펀드 부실을 은폐하거나 손실발생을 피하고자 다른 펀드 자금을 활용해 부실자산을 인수했다. 이 과정엔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도 가담했다. 이에 당국은 라임자산운용의 금융투자업 등록을 취소하고, 과태료 9억5000만 원을 부과했다. 라임펀드 판매 은행과 증권사에 대한 제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우선 신한금투, 대신증권, KB증권 3곳에 업무 일부 정지나 과태료 등의 제재를 내려달라고 금융위에 건의한 상태다. 각사 임원들에 대한 중징계(직무정지 또는 문책경고)도 함께 건의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경우 라임자산운용보다 죄질이 불량하다. 라임이 투자 중 손실을 감추기 위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옵티머스는 펀드 투자자를 모을 때부터 사기행각을 벌였다. 투자자들에게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를 한다고 해놓고 이 자금을 부실채권 인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했다. 이에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등 경영진 4명은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의 또 다른 공통점은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된다는 점이다. 라임의 경우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라임자산운용의 실질적 전주), 옵티머스의 경우 청와대 전 행정관인 이모 변호사를 중심으로 국회와 검찰 등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옵티머스의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4일 온라인 송년간담회에서 “일부 사모펀드 부실 등으로 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본 점을 무엇보다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가 촉발한 사모펀드 운용사 전수 조사와 관련해 “4일 기준 40% 정도 점검이 완료됐고, 내년 1분기 중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펀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들었고 검사 결과 미비한 일부 운용사는 금융감독원이 필요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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