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때문에 뉴스 과소비, 쏠림현상, 연성화…뉴스 신뢰도는 전 세계 최하위
언론사 홈페이지 방문률 4%로 꼴찌…포털이 언론사와 독자의 관계설정 가로막아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뉴스에 돈 지불한 경험도 꼴찌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12월 9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지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나 다음 같은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한국 밖에 없다'며 '이제는 '포털이 정말 뉴스 서비스를 해야하는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가 왔다.'고 말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12월 9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지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나 다음 같은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한국 밖에 없다"며 "이제는 '포털이 정말 뉴스 서비스를 해야하는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가 왔다."고 말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김자경 기자] ‘포털이 정말 뉴스를 서비스해야 되는가’

9월 18~20일 <시사IN>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 2위에 네이버가 올랐다. 1위가 유튜브, 3위가 KBS, 4위가 JTBC였다. 이미 유튜브나 네이버는 직접 뉴스 생산을 하지 않아도 ‘언론’으로 인식된다. 그 영향력과 파급력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사’는 아니기에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한국은 뉴스의 70% 이상이 포털을 통해 소비되는 비정상적인 구조다. 이런 기형적인 언론생태계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폴리뉴스>는 지난 9일 저널리즘 전문가 김준일 <뉴스톱>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곳은 전 세계에 한국 밖에 없다.”며 “포털이 정말 뉴스를 서비스해야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 언론의 현실을 진단했다. 

먼저 한국은 GDP 10위권 국가중 가장 뉴스를 편향적으로 소비하는 나라다. 한마디로 정파적이며, 상당히 양분화·양극화 돼 있다. 이는 “양당제인 미국보다도 훨씬 심각하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뉴스 신뢰도는 전 세계 최하위였다. 저널리즘의 독립성에 대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최하위권,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 때문에 뉴스를 보기 위해 돈을 지불한 경험도 전 세계 꼴찌였다.

김준일 대표는 정치 양극화 등 이 모든 현상에 대해 독자나 언론사의 문제를 인정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포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포털이나 플랫폼 사업자들이 그걸 의도해서가 아니라, “그냥 수익을 추구하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 때문에 혁신에 뒤쳐졌다”며 “여론 독과점 문제, 언론의 다양성 문제, 기사 소비의 편향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포털의 뉴스 전송 자체를 탈피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포털 뉴스에 대해 지금 여러 가지 논쟁이 많다. 언론사와 포털 내부적으로도 현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주로 어떤 얘기들이 오가나?

2000년대 중반 정도부터 포털이 언론사들과 제휴하면서 뉴스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부작용, 문제점이 나와서 계속 땜질하는 식으로 여러 조치들을 취했다. 가장 최근 것부터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악성 댓글이 많이 달리고 연예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데 댓글의 영향을 받으니까 스포츠와 연예기사에서 댓글을 없앴다. 다음이 먼저 없애고 네이버가 쫓아가는 흐름이었다. 정치나 다른 쪽에는 댓글이 남아 있다. 

얼마전에는 네이버가 ‘많이 본 뉴스’를 없앴다. 대신 언론사별로 많이 본 ‘랭킹뉴스’가 있는데 이것도 많이 본 특정 뉴스를 계속 더 노출시킴으로써 사람들이나 여론이 더 쏠리게 한다는 비판이 있다. 실시간 검색어의 경우 완전히 없애진 않고 제도적 개선을 했다.

2016년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도 만들었다. 검색 제휴한 매체들이 어뷰징(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전송하거나, 내용과 다른 자극적인 제목을 게재해 의도적으로 클릭 수를 늘리는 행위)을 계속 하니까 이걸 좀 공정하게 심사해 자격이 되는 언론사만 받아야 되겠다 해서 제평위원회를 만들었다. 

제평위 위원에는 시민사회단체, 언론계, 학계, 그리고 기존 언론사나 언론 유관단체 상당수가 들어가게 됐다. 그래서 제평위에 대한 불공정 시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언론사 입점을 언론사가 심사하느냐는 논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윤영찬 의원(네이버 부사장 출신)이나 이원욱 과방위원장 등 정치권이나 학계에서도 얘기를 많이 한다. 

지역 언론은 네이버가 홀대해서 지역 언론이 다 죽는다고 얘기한다. 포털 뉴스를 둘러싼 온갖 주체들이 다 이야기 하는데 논의를 쭉 지켜보면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 자기에게 유리한 얘기만 하고 있다. 이를테면 제평위를 없애라고 하는 사람들은 검색 제휴나 콘텐츠 제휴가 안 된 회사들이다. ‘우리도 들어가고 싶다. 개선해라.’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방식은 댓글에 정부 비판(예전에는 야당 비판)이 많으니까 ‘댓글 없애야 되는 거 아니냐’는 식이다. 이 문제를 국민의 관점에서 보고 논의해야 된다. 근본적으로 이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이 돼 있고, 이걸 어떻게 해야 되는지 심도 있게 국민들 관점에서 바라봐야 된다. 

영국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서 매년 디지털 뉴스 보고서를 발행하는데, 2020 한국 언론의 신뢰도는 4년 연속 꼴찌다. 보고서에 상당히 유의미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데, 일단 한국은 뉴스 이용을 굉장히 편향적으로 하는 나라다. 내가 진보면 진보, 보수면 보수 언론만 선호한다는 응답이 조사 대상 40개국 중 4번째였다. 1위가 터키, 2위가 멕시코, 3위가 필리핀이다. 

소위 OECD 국가 중 GDP 기준 10위권 국가들 중에 한국이 가장 편향적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얘기하면 정치가 정파적이라는 거다. 상당히 양분화·양극화 돼 있다. 미국도 양당제로 인해서 굉장히 정파적인데 심지어 미국보다도 훨씬 더 편향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이 높다. 

전체적으로 이 보고서를 다 보면 지금 한국 저널리즘 지형이 어떻게 가고 있고, 무엇을 개선해야 되는지 나온다. 말씀드렸지만 뉴스 신뢰도는 전 세계 최하위다. 저널리즘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전 세계 최하위권이다. 한국인들은 언론의 독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국 사회의 적절한 기능을 위해 저널리즘의 독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는데 특히 20대와 30대, 저소득 집단의 (언론 독립) 중요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매우 낮았다. 

인터넷 허위 정보에 대해 우려하는 비율은 좀 높은 편이었다. 최상위권은 아닌데, 특히 20대 여성들의 우려가 상당히 높았다. 그 중에서 어떤 플랫폼에 대해서 가장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유튜브라고 했다. 유튜브를 가장 우려한다는 비율이 전 세계 40개국 평균 6% 정도 되는데, 한국은 31%로 5배 많았다. 

뉴스를 소비하면서 돈을 지불한 경험은 전 세계에서 꼴찌다.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서 (뉴스를 보기 위해) 돈을 써본 일이 없다. 그리고 지역뉴스에 대한 관심 정도는 40개국 중 꼴찌다. 코로나와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언론에서 정보를 소비하고 있다. 이를테면 과학자도 있고, 정부 오피셜도 있고, 여러 정보 소스가 있는데 코로나19 관련해서는 언론에 의존하는 비율이 제일 높았다. 

재미있는 게 또 있는데, 언론사 홈페이지에 직접 방문해서 뉴스를 보는 비율을 조사했더니 한국이 4%로 전 세계 꼴찌다. 100명 중 4명만 직접 가서 보고 96명은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장 높은 나라 수준은 50~60%이다. 핀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는 보통 30~40% 정도 된다. 그런데 한국은 4%로 독보적인 꼴찌다. 무엇 때문일까? 포털의 존재 때문이다. 포털 뉴스 때문에 우리 한국 사람들은 뉴스를 과소비한다. 그리고 연성뉴스(스포츠·연예·생활정보 등 흥미거리 위주의 뉴스)를 많이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포털 뉴스에 대해서 많은 논의들이 있어 왔다. 그런데 가장 기본적인 것을 우리가 놓치고 있다. ‘포털이 정말 뉴스를 서비스해야 되는가’ 15년 정도 됐고, 그동안 땜질식 제도 개선을 해왔는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가 온 것 같다. 한국의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뉴스를 띄워서 이렇게 제공하는 곳은 전 세계에 한국 밖에 없다. 

-야후 재팬도 그렇지 않나.

그렇다. 그나마 일본이 비슷하지만 야후 재팬은 요미우리, 아사히, 주니치, 이런 뉴스는 제공 안 한다. 주요 언론들은 자기네 언론사에서 돈 주고 보라는 거고, 야후에서는 군소 언론들을 본다. 야후 재팬을 많이 보긴 하지만, 한국만큼 뉴스를 포털에서 많이 보는 나라는 없다. 훨씬 균형이 잡혀 있다. 

첫 번째 문제는 말씀드렸듯이 뉴스 과소비가 있고, 두 번째는 뉴스에 쏠림 현상이 있다. 세 번째는 뉴스의 연성화 현상이다. 기자협회에서 분석을 했다. 네이버에서 도대체 어떤 뉴스들이 많이 소비되고 있는가.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19일까지 239일간 네이버에서 많이 본 뉴스를 확인해 보니까 제일 많이 본 기사는 ‘주진모-장동건 카톡 주장 캡처 이미지 유포, 소속사 강력 대응’이 93만회(페이지뷰)를 기록했다. 또 ‘슈주 김희철-트와이스 모모 열애 인정, 13살 차이 한일커플’, ‘모리셔스 기름유출, 일본선사 두 동강 완전 비상사태’처럼 깊이 있는 기사보다 이슈, 굉장히 휘발성이 강한 것들이 소비된다는 거다. 

그런데 구조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네이버 같은 플랫폼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자기네 사이트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 가장 많은 페이지 뷰 수를 기록하게 만드는 거다. 네이버나 다음뿐만 아니라 유튜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모든 플랫폼이 다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는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가두리 양식장 방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알고리즘 문제가 생긴다. 

사람들이 가장 인지적 부조화를 덜 겪으면서, 좋아하고 오래 볼 만한 내용들을 계속 노출시켜주다 보니까 확증 편향이 강화되고, 사람들이 점점 더 정치적으로 양극화 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이것은 포털이나 플랫폼 사업자들이 그걸 의도해서가 아니라, 그냥 수익을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된 거다. 

이제 전 세계에서 이런 식으로 뉴스 서비스를 하는 나라가 한국 밖에 없다고 한다면, 계속 땜질식 처방으로 이걸 해야 된다, 뭐를 안해야 된다 하지 말고, 이제는 진지하게 뉴스 서비스 자체를 안하도록 하는 것을 우리가 논의해야 되지 않을까. 

최근에 한 토론회에서는 공익성 강화를 위해 이용자위원회를 만들어야 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미 위원회란 위원회는 만들 만큼 만들어봤다. 네이버는 이런 식, 다음은 저런 식으로 위원회 만들어서 자기네들 면피만 한다. 교수들이 와서 결정하고, 시민단체가 와서 결정하고, 소위 말해서 여기서 다 결정한 거다. 그런데 플랫폼 사업자의 견고한 힘은 그런 걸로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지금 여론 독과점 문제, 언론의 다양성 문제, 기사 소비의 편향성 문제,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포털의 뉴스 전송 자체를 탈피해야 된다. 논의를 좀 더 근본적이게. 그래서 이제는 다시 돌아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12월 9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본지 김능구 대표와 '포털 뉴스로 인한 한국 언론의 기형적 생태계 개선 방안'에 대해 인터뷰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12월 9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본지 김능구 대표와 '포털 뉴스로 인한 한국 언론의 기형적 생태계 개선 방안'에 대해 인터뷰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윤영찬 의원이 네이버 부사장일 때 제휴평가위원회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하더라. 윤 의원 이야기는 ‘인터넷 세상에서 사람들은 한번에 편리하게 다 보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포털로 인해 언론생태계가 기형적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그 현상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언론 매체들이 살아남는 걸 고민해야 되지 않는가.’ 즉 자신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해야 된다는 말이다. 지금 포털 뉴스 자체를 고민해야 된다는 건 법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쉽진 않다. 그런데 그런 주장은 아예 없고, 땜질식 처방만 하는 게 맞냐는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이제는 시작돼야 된다는 거다. 이런 얘기를 법으로 하면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권이나 기업 활동에 대해서 제한이 있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사회적인 분위기, 압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요한 건 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다는 거다. 윤영찬 의원은 네이버 출신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네이버의 입장을 어느 정도 대변한다고 본다. 

전 세계에 많은 포털들이 있고, 플랫폼 사업자들이 있는데 뉴스를 네이버처럼 하는 데는 없다. 우리나라 플랫폼 사업자를 키워야 되는 건 맞다. 그래서 구글과의 불공정 경쟁, 이를테면 해외 역외사업자라고 해서 법인세도 안 내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정해줄 필요가 있는데, 그렇다고 꼭 뉴스를 서비스해야 되냐는 거다. 구글은 뉴스 그렇게 안 한다. 그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뉴스를 존속시켜야 되는 이유로 소비자 편의를 말하는데, 사실 사람들이 너무 편해져서 지금 이 문제가 다 발생하는 거다. 유튜브도 사람들한테 편하고 심리적으로 전혀 저항감 없는 것들을 추천함으로써 확증편향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신의 한 수 본 다음에 팬 앤드 마이크 보고, 공병호TV 보고, 이런 식으로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데 심리적 저항감이 전혀 없다. 

그런데 이게 정말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고 있는가. 지금 정치 양극화나 이 모든 문제에 상당 부분 포털이나 플랫폼 사업자가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한다면, 네이버 뉴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더 이상 뭔가를 탐구하려 하지 않고, 네이버가 제공하는 대로 본다. 그래서 편집권 얘기가 계속 나오는 거다. 네이버를 언론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로 보는 게 맞느냐 아니냐. 정치권에서 규제를 하는 게 맞냐 아니냐. 그냥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안 하면 된다. 

네이버는 뉴스 때문에 혁신에 뒤쳐졌다. 왜냐면 이것만 해도 되니까. 뉴스가 오히려 혁신을 방해했다. 지금 뉴스의 주요 소비자인 20대들은 네이버 안 본다. 다 유튜브 본다.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로 넘어갔다. 네이버도 알고 있다. 그건 통계에 나온다. 그러니까 큰일났다 해서 네이버 모바일 1면에서 뉴스를 없앴다. 뒤늦게 동영상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후발주자다. 

뉴스 서비스가 그때 당시엔 네이버나 이런 포털들을 먹여 살렸지만, 지금 결과적으로 보면 이들을 안주하게 만들었다. 이런 역설들이 발생한다. 저널리즘의 공공성뿐만 아니라 포털의 생존을 위해서도 뉴스라는 것이 불가결한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가 다양한 측면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언론사들도 문제고, 저널리즘 생태계에 있어서 모두에게 책임이 있지만, 그렇게 누군가의 책임이 찔끔찔끔 있다고 얘기하면 논의가 진전이 안 된다. 지금까지 그걸 봐왔지 않나.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언론사들도 문제가 많지만, 지금 이 언론 생태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포털이라고 강하게 주장을 하고 싶다.

-최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네이버를 통해서 언론사 구독을 활성화 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지금 어떻게 2030을 잡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상당하다. 그런데 실제 네이버 뉴스를 보는 사람들은 40~50대가 주축이다. 그래서 어려움이 있다. 40~50대가 뉴스를 보러 들어오니까 완전히 버릴 수도 없고 딜레마다. 어찌됐든 이런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건 사실이고, 본인들도 잘 알고 있어서 뉴스의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언론사 구독 활성화는 일종의 뉴스 유료화 실험인데 그걸 네이버를 통해서 하겠다는 거다. 아직도 가두리 양식장 안에서 하겠다는 거다. 한국 저널리즘 언론의 신뢰도가 이렇게 낮은 이유는 여러 지표로 말씀드렸지만 언론사 홈페이지 직접 방문 비율이 4% 밖에 안 되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최근에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서 보고서를 하나 냈는데, ‘저널리즘의 신뢰도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기본적으로 공정 보도를 한다고 해서 신뢰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결국은 독자나 시청자와 어떤 관계를 맺는가, 우리가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사람들이 알게 만드느냐의 관계 설정이다. 왜냐면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그 캐릭터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확장 해나가는 거다. 직접 언론사에 가서 뉴스를 보지 않는데 어떻게 신뢰가 생기겠는가. 

물론 한국 언론의 문제도 인정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렇게 신뢰도가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꼴찌인 건 포털이라는 존재 때문이다. 그러니까 신뢰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걸 해야 된다. 네이버 구독 서비스라는 것도 결국은 신뢰를 기반으로 구독을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그걸 네이버 가두리 양식장에서 하겠다는 건 이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거다. 

네이버가 뉴스를 서비스하는 방식이 정말 한국 저널리즘의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국민들을 위해서 제대로 되고 있는 건지 지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건 누구 개개인의 문제, 어느 언론사, 정치권, 이런 것보다 국민들을 위해서 우리가 진지하게 한 번 생각해 봐야 된다.

-포털의 알고리즘이 확증편향적인 이유가 어떤 정치적인 세력과 연계되어서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자기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지금 그렇게 되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일반적으로 유튜브 같은 경우 그렇게 되어 있고, 네이버나 다음의 기사는 알다시피 처음에는 다 편집을 했다. 그런데 정치적 중립성 논란하고 정치권이 하도 귀찮게 하니까 인공지능(A.I.)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도대체 A.I.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네이버 안에서만 알고 있고 아무도 모른다. 

실제 지금 노출되는 방식이 개인별로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정말 A.I.가 이렇게 만든 건가? A.I.가 정말 믿을만한 것인가? A.I.는 기존에 학습된 데이터를 통해 가동된다. 예를 들면, ‘간호사’라고 하면 남자 간호사도 있는데 항상 간호사는 She다. 이런 식으로 인종차별, 성차별, 기존 시스템의 철저한 편견들도 다 그대로 반영하는 게 A.I.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맞는 방식인지도 논란이 있고, 사실은 정말 A.I.가 하고 있다는 거,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 정치권도 당장 이원욱 의원이 폴리뉴스 인터뷰에서 믿지 못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이 논란은 인공지능으로 하든 뭐로 하든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포털은 ‘인공지능이 하니까 우린 책임 없다’고 면피 하면서 수익은 최대로 올리겠다는 태도인데, 우리 사회가 이걸 용인해줘야 되는지 검토해보자는 거다.

-현재 미국 법무부에서 구글에 대한 반독점 수사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네이버도 국내에서만 보면 구글 못지않게 독점 상황이다. 그런데 자기들은 구글이 제약을 별로 안 받기 때문에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소위 말하는 플랫폼 사업자들 간의 비대칭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전향적으로 네이버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구글이 법인세도 안 내고,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서 각종 규제에서 빠져 나가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분명히 우리가 네이버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뉴스 서비스를 이런 식으로 하는 걸 놔둬야 하는 가는 별도의 문제다. 왜냐면 네이버 쇼핑도 있고, 카페, 메일 등등 해서 사실 뉴스 서비스는 상단의 네이버 메뉴 15개 중에 하나다. 그래서 뉴스 서비스를 구글하고 경쟁하기 위해서 이런 식으로 해야 된다라는 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는 것과 뉴스를 이렇게 하는 건 별도의 문제다. 공정위에서 사실은 네이버가 독점이냐 아니냐 가지고 상당히 여러 번 싸웠고, 사실 그건 시장 확장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독점이라고 단정적으로 말은 못 하겠지만 뉴스 서비스에 있어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독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지금 언론시장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돼 있냐면, 네이버 노출을 위한 기사, 이를테면 선정적인 기사를 별도로 작성한다. 그 언론사들은 우리가 알만한 매체들이다. 이번에 기자협회가 분석한 것을 보면 중앙일보, 조선일보, 한국경제, 연합뉴스, 이런 데가 네이버에 굉장히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 이중 많은 콘텐츠들이 신문 지면에는 안 나가는 기사였다. 

한 언론사가 기사를 800개에서 많으면 1000개를 쏘는데, 네이버에서 많이 보는 것하고 지면기사는 별개다. 그런 언론사는 아직도 지면을 굉장히 중요시 해서 지면으로 내보내는 건 품격 있는 기사를 내보내는데, 실제 네이버에서 많이 보는 기사는 어떤 연예인이 속옷을 착용했네 안 했네, 아니면 진중권 씨의 페북 인용 이런 기사들이다. 왜냐면 그게 전파성이 강해서 클릭 수를 담보 해주기 때문이다. 

‘진중권 저널리즘’이라는 말은 제가 기자협회보 칼럼에 처음 써서 지금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도 쓰고 있는데, 본인들의 시각으로 본인들이 비판하는 게 아니라 진중권 시각을 인용해서 그냥 전달만 하는 게 무슨 저널리즘이냐는 거다. 이런 식으로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

게다가 기사를 외주를 준다. 아예 기자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그런 기사만 써주는 회사가 있다. 자사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는 게 아니라 외부 용역을 줘서 기사 수익을 7:3, 8:2로 나눠 갖는다. 이런 식으로 언론계가 형성돼 있다. 기본적으로 이런 판이 있고 돈이 되니까 그렇게 달려드는 거다. 그렇다면 좀 더 근본적인 방식, 이 판을 바꿀 생각을 하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 김준일 대표는 2001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10년 정도 기자생활을 하다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에서 저널리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뉴스톱> 대표와 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CBS <김현정의 뉴스쇼> 외 10여개 TV와 라디오에 출연 중이다. ‘미디어공공성포럼 2018 언론상’ ‘2019 자유언론실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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