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 부르는 소선거구제 때문에 지역구 의석수 차이 극대화
수도권 여당 대승 속 영호남 지역주의 강화 분위기
총선 이후, 위성정당들 전부 본당과 합당
거여 정국 돌입…與, 법안 일방처리 ‘뉴노멀’

21대 총선 의석수 현황 <사진=연합뉴스>
▲ 21대 총선 의석수 현황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상황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하에서 치러진 4·15 총선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해 전체 180석을 얻었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은 103석을 얻는 데 그쳤다. 범여권 열린민주당은 3석, 범야권 국민의당은 3석을 얻었다.

보수정당 역사상 18대 대선(1577만 표)에 이어 2번째로 많은 표(1191만 표)를 얻은 선거였지만, 13대 총선 이후 가장 큰 참패를 기록한 선거이기도 했다. 총선 이후 180석 공룡 여당은 법안의 국회 단독 처리를 강행 중이다.

이번 총선은 66.2%라는 매우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이는 20대 총선의 58.0%보다 한층 높아진 수치다. 지역구 득표율의 경우, 민주당은 49.9%이고 통합당은 41.5%로 8.4%차로 집계됐다. 164석 대 84석이라는 극단적인 지역구 의석 분포와는 다르게 실질 표심의 차는 크지 않았던 셈이다. 승자독식 성격이 강한 소선거구제로 인한 결과였기에,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반대하고 소선거구제 확대를 주장한 통합당에게는 매우 뼈아픈 부분이다.

비례대표의 경우 통합당은 비교적 선전했다. 미래한국당은 19석(33.84%)을 얻었고, 더불어시민당은 17석(33.35%)을 얻었다. 범야권으로 평가되는 국민의당이 3석, 범여권으로 평가되는 열린민주당이 3석을 얻었다는 점에서 지역구 선거보다는 확실히 보수정당은 괜찮은 결과를 얻아들었다.

지역별 의석수를 살펴보면, ‘진보의 아성’이라 불리는 서울지역에서 민주당은 41석을 얻어 8석에 그친 통합당에 압승을 거두었다. 경기 지역 또한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51석을 얻어 7석을 얻은 통합당을 서울에서보다 더 크게 이겼다. 인천에서 민주당은 11석을 얻어 통합당에 단 1석(친야 성향 무소속 1석을 더하면 2석)만 내주었다. 가장 많은 의석수가 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사는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초특급 대승을 거둔 것이다.

이에 비해 영남지역에서는 보수정당에게 몰표를 보내는 전통적인 지역주의가 다소 복원되는 모습을 보였다. TK(대구+경북)지역에서 통합당은 민주당에게 단 한 석도 내주지 않으면서 24석(친야 성향 무소속 1석을 더하면 25석)을 싹쓸이했다. PK지역(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도 총 32석(친야 성향 무소속 1석을 더하면 33석)을 얻어 7석에 그친 민주당을 압도했다.

지역주의의 복원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던 호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6년 대거 국민의당에게 표심을 보냈던 호남은 이번에는 크게 돌변해 27석 전석을 민주당에 선물했다. 통합당이 단 한 석의 의석도 건지지 못한 것은 기본에,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민생당마저 박지원 대표가 낙선하면서 단 한 석도 가져가지 못했다. ‘이낙연 대망론’이 이런 민주당 독주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일부 민생당 의원들은 이 전 대표와의 친분을 앞세운 선거 캠페인을 전개했다.

충청 지역에서도 민주당은 20석을 획득해 8석을 얻는데 그친 통합당을 앞섰다. 강원지역에서는 조금 달랐는데, 무소속 1석을 합쳐 보수 야권이 5석을 얻어 3석을 얻은 범여권을 제쳤다. 제주지역은 여느 때와 같이 민주당이 3석을 석권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초 압승이자, 미래통합당의 대 참패로 끝난 4·15 총선 이후, 위성정당들은 사라지고 본당과 전부 합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합당하고, 시대전환·기본소득당 출신 의원들이 본래의 당으로 복귀했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역시 합당을 결의했다.

선거 이후, 거여 정국이 본격화됐다. 사실상 개헌 이외에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민주당은 야당과의 합의 없이 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본회의 통과시켰다. 또한 5·18 비방을 금지하는 특별법과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도 일방 통과시켰다. 상임위원장 분배 협상에서 민주당 스스로가 강조했듯이, 일종의 ‘의회 뉴노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패자인 통합당의 경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출범하면서 당 쇄신 차원에서 당의 이름을 국민의힘으로 교체했다. 여당의 일방 독주에도 장외투쟁은 자제하고 있지만, 필리버스터 등을 활용해 자신들의 주장을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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