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책임론’ 추미애 원 포인트 개각에서 소폭 개각으로 노선 변경
판사 출신 박범계‧김진욱 배치해 ‘검찰개혁’ 2라운드 본격화
노영민‧ 김상조‧ 김종호 사의…정권 허물 쥐고 떠나
개각 움직임 1월에도 계속…재보궐 선거 앞두고 더욱 박차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6일 윤석열 총장에 대한 2개월 정직 처분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24일 윤석열 검찰 총장의 복귀가 확정되자, 청와대는 윤석열 총장이 복귀한 지 5일 만인 30일 추미애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당초 ‘윤석열 후폭풍’이 이번 개각의 핵심으로 부각된 만큼 추미애 장관에 대한 원포인트 개각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3개 부처에 걸친 소폭 개각이 이루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의 후임으로 판사 출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문 대통령은 초대 고위공직범죄수사처장에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인사 발표 직후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 등도 사의를 표명했다. 

집권 5년차에 들어선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개각은 윤석열 후폭풍, 부동산 위기, 코로나 위기 등 으로 인해 30% 후반대 지지율이 계속되면서 ‘레임덕’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이번 개각이 레임덕을 막을 해법이 될지 주목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12월 4주 차(21~24일)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36.7%였고 부정평가는 59.7%를 기록했다. 

판사출신 박범계‧김진욱 ‘검찰개혁’ 파트너로 전진 배치

문 대통령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의를 수용한 것은 ‘추-윤 갈등’으로 나빠진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 후임으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한 것은 때를 기다리면서 검찰 개혁의 끈을 더욱 조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연말 내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추-윤 갈등’이 사실상 윤석열 총장의 ‘판정 승’으로 마무리되면서 정권 부담이 커지자 추미애 장관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 징계를 재가하면서 부담이 가중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추 장관은 사퇴 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대선 출마를 할 가능성이 있어 추미애 장관의 추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이에 청와대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법무부 장관직에 내정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판사 출신 3선 국회의원으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지냈으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오래 활동한 바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는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이다. 

판사 출신에 3선 의원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갖춘 박 후보자를 검찰 개혁의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여권에 힘을 실어주고 임기 후반기까지 검찰에 빈틈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자는 30일 법무장관 내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들을 향해 “이 엄중한 상황에 이 부족한 사람이 후보자로 지명돼 어깨가 무겁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 협조관계가 돼야 하고 그것을 통해 검찰개혁을 이루라고 말씀하셨다”며 “그것이 저에게 준 지침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제 삶 속에서 2003년부터 지금까지 역사가 있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계셨고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 그 속에서 답을 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 개혁은 그간 계속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해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을 찾아 장관급 인사안을 발표하면서 박 후보자에 대해 “법원·정부·국회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식견과 법률적 전문성, 강한 의지력과 개혁 마인드를 바탕으로 검찰·법무 개혁을 완결하고 인권과 민생 중심의 공정한 사회 구현을 실현시켜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으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지명했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와 함께 검찰개혁을 완수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1999년 우리나라 최초 특검팀으로 알려진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사건’ 특검팀에서 특별수사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판사 활동 후 변호사로 개업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고, 2010년 이후 헌법재판소로 옮겨 헌법재판소장 비서실장,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등으로 근무해왔다.

31일 떠나가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신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1일 떠나가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신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秋·尹’, ‘부동산’ 논란 등에 책임…노영민, 김상조, 김종호 사의
노영민, 사퇴 후 충북지사 출마설 돌아

소폭 개각과 함께 청와대 인사 개편도 단행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0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늘 청와대 참모진의 사의 표명이 있었다"며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은 오늘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 부담을 덜어드리고 국정 일신의 계기로 삼아 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당초 내년 1월 2차 개각과 맞물려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추 장관이 사의를 표하고 윤 장관이 복귀하는 일련의 과정속에 국정 부담이 있었고, 코로나19 백신 문제와 부동산 논란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혼란이 빚어지면서 노 실장과 핵심 참모진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청와대는 설명했다. 

김 실장은 최근 정책 관련 부처 장관들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 임기 마무리 차원에서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고, 김 민정수석의 경우엔 이날 오전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관련 업무 마무리 차원에서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영민 비서실장은 사임 이후 충북 지사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노영민 실장 후임으로는 현 정부 초대 과기정통부 장관이었던 유영민 전 장관이 임명됐다. 김상조 정책실장의 경우 이호승 경제수석이 정책실장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 민정 수석의 후임으로는 검찰 출신 신현수 전 국정원 지조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1월 초에도 개각 바람 예상돼

개각 바람은 내년 1월 초에도 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에는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관련된 대대적인 개각이 예상된다.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개각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이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와대의 이러한 개각이 지지율 회복과 선거 승리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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