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롯데‧농협, 올해를 미래 10년 준비 해로
삼성‧현대차‧포스코,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
현대차‧롯데‧포스코‧한화, 환경과 조화로운 성장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농협금융그룹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미래를 준비해, 미래 10년을 완성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농협금융그룹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미래를 준비해, 미래 10년을 완성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폴리뉴스 박응서 기자] 경제계가 바라보는 2021년 신축(辛丑)년 신년 화두는 무엇일까.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등 10대 그룹이 발표한 신년사에 나타난 경제계 신년 화두는 ‘미래 준비와 안전, 친환경’이었다. 

10대 그룹 신년사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CEO스코어에 따르면 ‘고객’으로 56회였다. 다음으로 ‘성장’이 35회, ‘변화’가 31회였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5년 동안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로 각각 1위, 2위, 4위를 차지했다. 

신년사에서 10대 그룹은 고객을 중심으로 경영하고,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기본 원칙에서는 비슷한 방향성을 보였다. 하지만 고객 중심 경영과 성장은 매년 언급되는 진부한 내용이다. 

 

주요 그룹, 코로나 위기에서 확장보다 내실 다지는 방향 선택
반면 미래 준비와 안전, 친환경은 기존과 달리 올해 신년사에서 두드러지게 언급된 내용이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농협금융그룹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미래를 준비해, 미래 10년을 완성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그룹들이 올해를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해로 삼으려는 의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처한 경제 상황으로 불확실성이 높아, 무리하게 사업 확장에 나서기보다 안정적으로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삼성과 현대차, 롯데, 농협이 수동적인 자세로 올해를 내다보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신년사에서 이 그룹들은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삼성은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고, 현대차는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을 이루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롯데는 10년 후에 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고, 농협은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삼성과 현대차, 포스코그룹은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닌 필수 가치라는 의미로 올해 신년사에서 안전을 특히 강조했다. 안전은 기존에도 10대 그룹들이 언급하던 내용이지만 올해처럼 전면에 내세우며, 강조한 적은 드물었다.

이 그룹들이 안전을 강조한 맥락에는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이 높다. 지난해 여러 현장에서 다양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적지 않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국회에서는 중대재해 발생 시, 산업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도록 사업 책임자를 처벌하고, 징벌적 벌금을 부과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마련했다. 

현재 국회에 제안된 정부안에 따르면 사망자가 1명 이상이거나 6개월 이상 요양 부상자 2명 이상 등과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처벌을 받는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2021년은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원년으로, 미래 10년을 내다보며 새로운 준비를 하자”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
▲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2021년은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원년으로, 미래 10년을 내다보며 새로운 준비를 하자”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

코로나와 탄소중립선언에 '환경' 중요 변수로 떠올라
올해 신년사에게 새롭게 떠오른 단어는 ‘친환경’이다. 현대차와 롯데, 포스코, 한화그룹은 환경과 조화로운 성장을 하겠다는 뜻을 신년사에 담았다. 

‘환경’이라는 단어는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수 없이 언급됐다. 하지만 대부분 사회적 상황이나 조건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반면 올해 언급한 환경은, 친환경 관점에서 생물이 살아가기 좋은 깨끗한 자연 환경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발생과 확산, 대처에서도 지구 환경 문제가 직결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한 ‘탄소중립선언’과 연계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환경을 우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 SK그룹과 한화, 농협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와 기업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기업이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사진=SK그룹>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사진=SK그룹>

삼성, “미래를 준비하는 원년”
다음은 10대 그룹의 신년사 주요 내용이다. 삼성그룹은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아 삼성전자 신년사로 대신한다. 순서는 규모 순이다.

삼성은 올해를 ‘미래를 준비하는 원년’으로 미래 1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위기에서 기틀을 탄탄히 다지는 한 해로 가져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2021년은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원년으로, 미래 10년을 내다보며 새로운 준비를 하자”며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닌 필수 가치임을 인지해 안전 수칙 준수와 사고 예방 활동에 적극 동참하자”고 안전을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을 이루는 한 해를 만들겠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한 해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만 가능하다”며 “글로벌 친환경 선두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친환경과 안전을 당부했다.

SK그룹은 올해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업가 정신’과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리고 이로 인한 사회 문제로부터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2021년을 고객과 더 공감하고, 고객을 열광시키는 한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사진=LG그룹>
▲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2021년을 고객과 더 공감하고, 고객을 열광시키는 한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사진=LG그룹>

LG, “고객을 열광시키는 2021년”
LG그룹은 올해를 ‘고객 감동을 키워갈 때’라며, 고객을 열광시키는 한 해를 만들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이 감동하고 열광할 때까지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집요함으로 작은 것 하나부터 정성스레 만들어가야 한다”며 “2021년을 고객과 더 공감하고, 고객을 열광시키는 한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올해를 10년 뒤에도 일하고 싶은 회사로 성장시키려는 방향을 제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10년 뒤에도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이면서도 책임감 있게 업무에 임하자”며 “환경과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환경을 강조했다.

포스코는 안전을 핵심가치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신년사에서 “안전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철저히 실행하여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 실현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단기적으로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기술 개발과 저탄소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화그룹은 탄소제로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지속가능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가장 한화다운 길’을 걸어 나가야 한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지표는 글로벌 기업의 핵심 경영 원칙으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리더로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탄소제로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환경을 강조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국내 1위는 물론, 세계 톱5 건설기계 전문회사로의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현대중공업지주>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국내 1위는 물론, 세계 톱5 건설기계 전문회사로의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현대중공업지주>

현대중공업, 인수합병으로 성장 발판 마련하는 해
GS그룹은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새해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으로 미래 경쟁력을 키워 달라”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며 유·무형 보유 역량을 외부와 협력해 사업을 개선하고 더 키우는 ‘빅 투 비거(Big to bigger)’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대우조선 인수는 조선 업계 뿐 아니라 우리나라 조선산업 전체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국내 1위는 물론, 세계 톱5 건설기계 전문회사로의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그룹은 성장을 위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앞으로 10년 동안은 내실 있는 성장과 함께 농업·농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며 “금융사로서 기본에 충실하고, 수익센터 역할에 충실하며,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고, 디지털금융시대를 선도하며, 글로벌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농협금융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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