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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안철수-오세훈-나경원의 빅3 구도, 새 인물은 없나

새 인물들의 새 바람을 기다린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야권의 우세가 예상되고 있다. 야권이 후보단일화만 실패하지 않는다면 차기 서울시장은 야권에서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래서 야권의 후보 경쟁 판도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야권에서는 ‘빅3’ 간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선제적으로 출마선언을 한데 이어 국민의힘의 오세훈,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세 사람 사이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아직은 인지도 조사의 성격이 강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앞선 세 사람이 야권의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다 보니 유권자들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줄 수 없는 ‘그때 그 사람들’ 사이의 경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철수 대표는 10년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출마 입장을 밝혔다가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했던 일이 있고,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3위에 그친 전력이 있다. 오세훈 전 의원은 2011년 당시 서울시장으로 있다가 무상급식 찬반투표를 강행하다가 사퇴하여 보궐선거를 있게 한 장본인이었다. 나경원 전 의원은 그 때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민주당 박원순 후보에게 패한 정치인이다. 10년 전의 그 사람들이 다시 만나서 다시 경쟁하는 광경이 되고 만 것이다. 10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달라진 것 없는 우리 정치의 지체 현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다.

야권에서 새로운 인물이 부상하여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미 출마선언을 한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출마를 고민중인 윤희숙 의원이 새로운 바람을 몰고올 유력한 다크호스로 꼽혔다. 아직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 여론의 호응을 얻을 경우 기존 인물들과의 한판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의 출마선언이 있은 뒤로 모든 관심이 후보단일화 문제로 집중되면서 인지도가 높은 안철수, 오세훈, 나경원 세 사람의 경쟁구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과거 새로운 정치를 내걸고 등장했던 안철수 대표가 이제는 새로운 인물들의 부상을 누르는 위치가 된 아이러니를 보게 된다. 무소속으로 출마 선언을 한 금태섭 전 의원도 안 대표가 제3지대 대표성을 선점함에 따라 초반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에 처해있다. 특히 국민의힘으로서는  대선까지 가는 길에서 당의 달라짐을 보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될지 모른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쪽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아직 출마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여권의 선두 주자로 거명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10년전 선거 때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박원순 시장과의 후보단일화에서 패했던 당사자이다. 이미 선거행보에 나선 우상호 의원은 이제는 물러섬을 요구받는 586 그룹의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결국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나는 여야의 모습은 변화없는 정체라는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다. 

시민들로서는 식상하고 지겹다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초반의 경쟁이 인지도 경쟁이 될 수밖에 없기에 빅3의 경쟁을 지켜보게 되었지만, 4월 선거일까지 가는 동안 새로운 인물들이 부상해서 판을 흔드는 광경을 지켜보고 싶은 것이다. 어째서 같은 사람들만 몇 번씩 큰 선거에 나서는 상황이 반복되어야 하는가. 우리 정치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기존 세대들이 다음 세대에게 역할을 넘겨주는 것이 시대의 순리이겠건만, 정치인들은 누구도 스스로 물러서는 법이 없다. 과거 정치에 대해서 각기 일정한 책임이 따르는 사람들이 모두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나선 광경이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의미는 각별하다. 고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 피소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어 치러지는 선거이기에, 과거와 결별하는 새로움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는 한층 강력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아무 것도 달라진 것 없이 다시 나서는 그 때 그 사람들끼리의 경쟁은 이번 선거가 갖는 의미를 퇴색시킨다. 이제라도 새로운 인물들이 치고 올라와 식상한 얼굴들을 꺾고 새 바람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 싶다. 유권자들도 그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결정권자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의식해야 할 일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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