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9월 두 차례에 걸쳐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하락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 덕분일까, 1월 초에는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했다. 25일에는 종가기준 3200을 돌파한 상황이다. 그리고 오는 3월 16일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여부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공매도는 이번 뿐만 아니라 꾸준히 우리 증권시장에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공매도에 관한 청원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에 이번 특집으로 공매도와 관련해 다루고자 한다. 공매도의 기본적인 개념에서 시작해, 무엇이 논란인지, 다른 나라는 공매도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다룬다. 또한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은 공매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글을 싣는 순서>

① 공매도란 무엇인가?

② 공매도, 무엇이 문제인가?

③ 다른나라의 공매도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④ 공매도와 국회 그리고 정치

 

오는 3월 16일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여부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공매도는 이번 뿐만 아니라 꾸준히 우리 증권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사진=픽사베이>
▲ 오는 3월 16일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여부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공매도는 이번 뿐만 아니라 꾸준히 우리 증권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신미정 기자]  공매도(空賣渡)란 한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없는 것을 판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앞으로 하락할 것이라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높은 가격에 시장에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주식대여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기는 투자 기법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이렇다. 현재 주가가 1만 원인 종목이 앞으로 떨어질 것이라 예상되면 10주의 주식을 빌려서 시장에 판뒤 10만 원의 현금을 손에 넣는다. 이후 주가가 5000원으로 떨어졌을 때 다시 10주를 5만 원을 지불하고 사들여 주식대여자에게 돌려주면 5만 원이 이익으로 남는다. 이에 더하여 은행에서 대출했을 때 이자를 내듯이 주식을 대여한 기간 동안에도 주식 대여료를 낸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가령 이자율이 연 3%라 한다면 1년간 공매도를 함으로써 나오는 이자는 3000원이며, 1달간 공매도를 함으로써 나오는 이자는 250원이다. 이처럼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팔아 이익을 남기는 투자방식이며 현금을 빌려 투자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듯 갚을 수 만 있다면 주식도 빌려 투자 할 수 있다는 게 공매도의 기본 발상이다.

이런 다소 이상해 보이는 제도가 어떻게 탄생한 것인가? 공매도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주식회사와 증권거래소와 함께 탄생했다. 1608년 네덜란드의 상인이었던 아이작 르 바르어는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회사에서 쫓겨난 것에 앙심을 품고 주가를 떨어뜨릴 계획을 세웠다.

17세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증권거래소의 모습이다.  당시에는 증권이라는 개념은 없었으며 상인들 간의 신뢰에 기초하여 거래가 이루어졌다. <출처=위키피디아><br></div>
 
▲ 17세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증권거래소의 모습이다.  당시에는 증권이라는 개념은 없었으며 상인들 간의 신뢰에 기초하여 거래가 이루어졌다. <출처=위키피디아>
 

다른 주주들과 동인도회사 주식을 빌려 나중에 갚아주기로 계약을 맺은 뒤, 주식을 대량으로 팔면서 영국 함대가 공격한다는 소식 등의 유언비어도 함께 유포해 주가하락을 유도했다. 이후 실제 주가가 급락하자 네덜란드 당국은 서둘러 이를 규제했다. 이것이 공매도의 시작이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공매도가 처음 도입된 시기는 1969년이며,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시기는 1996년이다.

투자의 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는 공매도를 대중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공매도가 주가하락을 부추기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이기 때문에 공매도에 의한 공급은 실제 공급량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시장에서 공매도로 인해 공급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실제 판매자들은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가능한 빨리 팔려고 하는 심리가 작동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주가는 내려간다. 공매도가 일종의 시장왜곡효과를 낳는 셈이다.

또한 공매도는 주가가 낮아질수록 차익이 커져 이익이 많이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주가가 높아진 종목에 대해 허위정보를 흘려 고의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일도 많았다. 이 때문에 시장에 혼란이 일어나는 일이 잦으며, 주가가 상승하길 바라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공매도가 눈의 가시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매도가 옹호되는 주된 논리는 과대 평가된 주식의 가격을 재조정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실적과 가치에 기반해 형성돼야 하는 주가가 어떠한 이유로든 과대평가 됐을 때 이를 빨리 알아채고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한 이들이 공매도를 함으로써 비이상적인 주가상승을 막는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2020년 초에 있었던 루이싱 커피다. 중국의 스타벅스라 불리며 주가 급등을 달리던 루이싱 커피에 대해, 미국의 헤지펀드 머디워터스(Muddy Waters)는 루이싱 커피가 지나치게 매출을 조작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고 동시에 공매도에 나섰다. 몇 달 뒤 머디워터스의 의심이 맞았다는 게 밝혀졌다. 루이싱 커피의 주가는 폭락했고 결국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또한 공매도 과정에서 증시거래량을 늘리고 자금을 과대평가된 기업에서 다른 종목으로 옮김으로써 유동성을 높힌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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