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기무사 무죄변론 경력 제기돼, 김진욱 “문제가 없는 훌륭한 분” 옹호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여권 일각에서 우려를 제기하는 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裁可)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5시께 여운국 공수처 차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임기 시작일은 29일”이라고 밝혔다. 여 공수처 차장은 전날 김진욱 공수처장으로부터 초대 차장으로 단독 제청됐고 문 대통령은 이날 임명한 것이다.

여 차장은 2017년 4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구속심문 변호를 맡았고 세월호 유가족 사찰을 한 과거 기무사 계엄문건 사건에 대해 변론을 한 경력이 알려지면서 여권 내에서 반대기류가 있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초대 공수처 차장에 ‘우병우 변호사’가 웬 말인가!”라며 “공수처 차장에 ‘우병우 변호사’를 단수 추천한다니 도대체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뭐 하자는 건지 개탄스럽다”고 여 차장의 행적을 지적했다.

이어 “여운국 변호사 추천은 국민께 엄동설한에 찬물 한 바가지를 퍼붓는 꼴”이라며 “여운국 후보 단수 제청을 즉각 철회해야 하며 청와대도 우병우 변호사 임명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법조계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분이 없겠는가?”라고 반발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게시판에도 ‘여운국 공수처 차장 임명반대 청원’을 올려 “여운국 후보자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사찰을 했던 기무사 장교들의 변호사로 무죄판결을 받아내서 세월호 가족들의 가슴에 고통을 준 인물”이라며 “(세월호)유가족들을 감시하고 사찰했던 군 기무사의 책임자들을 변호”했다고 여 차장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여 차장이 소속된 법무법인 ‘동인’이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성향의 변호사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과 여 차장이 대한변협 부회장 출신으로 대한변협 회장이 추천한 공수처장이 대한변협 부회장을 추천하는 것도 대단히 부적절 하다며 임명 반대 사유를 밝혔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이러한 여권 내부의 반발과 관련해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과 야당을 정치적으로 가려서 수임하지 않았고 수임 사건에 좋은 결과를 냈을 뿐”이라며 “정치적으로 볼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김 처장은 “여 변호사는 우병우 전 수석 사건만 한 게 아니라 민주당 강훈식 의원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아 의원직을 유지하게 했고, 민주당 출신인 안승남 구리시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도 맡아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됐다”며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형사 변호인의 임무고, 그런 면에서 유능한 분”으로 평가했다.

이어 “‘여당 편이다 야당 편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고, 정치적 중립성이나 독립성에도 문제가 없는 훌륭한 분”이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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