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명절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비대면 명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픽사베이>
▲ 올해 설 명절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비대면 명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가족 간의 거리도 멀어지게 만들었다. 지난 29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거리두기 2.5단계를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연장토록 조치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통해 가족이라도 거주지가 다르면 5인 이상 모임 시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설 연휴는 집에서 머물러야 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유진그룹은 ‘설 명절을 어디서 보내겠느냐’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78%가 ‘가족과 집에 머무르겠다’고 답했다. ‘고향을 방문하겠다‘는 답변은 19%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는 달라지는 설 연휴 간, 꼭 알아야 할 모든 정보를 정리했다.

 

설 선물 트렌드 바꾼 코로나19

비대면 설 명절을 앞두고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이색적인 선물세트를 내놓으면서 고객 유치경쟁을 시작했다. 지난 1일 업계에 따르면 선물을 나눠서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와 맛집 협업 상품 등 다양한 설 명절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먼저 백화점 설 선물 정기구독 서비스는 2~4차례에 걸쳐 상품 수령과 배송이 가능, 고객들이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만 구입해 이용할 수 있는 소규모 가구 쇼핑 트렌드가 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선물세트 정기 구독권 3종과 소포장 한우 선물세트, 상차림 간편식 세트 등을 준비했다.

선물세트 구독권은 한우, 사과와 배, 활전복의 총 3종이다. 한우 구독권 세트는 한우 1등급 4가지 부위 중 원하는 상품으로 최대 4회로 나눠 교환할 수 있다. 청과 구독권은 프레가 사과·배 각 6입 또는 사과 12입 중 선택 가능하며 2회에 걸쳐 수령할 수 있다. 전복 구독권은 올해 설에 처음 선보이는 상품으로 전복 12미를 2회에 나눠 수령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설명절도 코로나19로 가족 모임이 줄어들면서 간편한 명절 상차림과 소규모 가구를 위한 선물이 인기를 얻을 전망"이라며 "이번 설에는 구독권을 추가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면역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건강식품 선물세트가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명절 선물세트 분야에서 건강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선물세트 매출 부동의 1,2위는 통조림과 조미료 선물세트 등이 차지해 왔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부터 건강식품 선물세트 수요가 10% 급증하며 매출 2위를 지켜왔던 조미료 선물세트를 제쳤다. 코로나 장기화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늘어난 집콕족 여파도 선물세트 트렌드 변화를 이끌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코로나 확산으로 집콕족의 사랑을 받아온 가정간편식(HMR)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였다. 종류도 2종 추가해 총 9종으로 늘리고 물량도 확대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래 가정간편식은 명절 선물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1인 가구 증가로 최근에는 명절 선물로도 손색없다"고 설명했다.

2020년 추석 시즌 비식품 선물 세트 판매액 비중도 약 79%가 상위 3개 카테고리에 집중된 가운데, 샴푸가 50.9%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치약(17.1%), 바디워시(11.1%)가 뒤를 이었다. 2020년 설 시즌 대비 판매액 성장을 보인 카테고리는 액상 비누(34.2%), 핸드 및 바디 로션·크림·오일(23.6%), 바디워시(9.4%), 헤어케어(8.1%) 순으로 전반적으로 개인위생과 관련된 품목이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지혜 닐슨코리아 사업부 이사는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며 내수 침체가 이어지고 있으나, 명절 시즌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모임보다 선물로 대신하는 트렌드가 당분간 지속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가오는 설 명절도 오히려 침체된 국내 유통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좋은 모멘텀이 될 수 있으니 소비자 수요에 초점을 맞춘 선물 세트 구색과 판매 전략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열차표 예매율도 15% 감소

지난 30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설 승차권 예매를 진행한 결과 판매 가능 좌석(창가 좌석) 83만 석 중 33만 석만 팔렸다. 예매율은 40%다. 지난해 설 승차권 예매 대비 36%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처음으로 창가 좌석만 판매했던 지난 추석에 비해 85% 수준이다.

지난해 설에는 93만 석, 추석에는 47만 석이 팔렸다. 전체 좌석 171만 석 대비 예매율은 20%에 그쳤다. 실제 철도를 이용해 고향을 찾는 귀성객은 훨씬 줄어드는 셈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작년 추석에 비해 예매 좌석이 15% 이상 감소한 것"라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유지되고, 정부가 설 연휴 고향방문과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철도를 이용한 귀성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서고속철도(SRT) 기차표 예매율도 줄어들었다. 지난 27일 SRT 설 명절 경부선 승차권 예매 결과 창가 좌석 9만 석 중 65%인 6만 석만 예매됐다. 창가 좌석만 판매했던 작년 추석 예매율 69%에 비해 4.1% 감소한 것이다.

경부선 전체좌석 19만 석 대비 예매율은 34%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지난 추석에 이어 코로나 여파가 이번 설까지 이어지면서 설 이동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번 설 연휴 간 교통시설을 통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휴게소 실내 취식 금지, 고속·시외버스 창가좌석 우선예매 권고 등을 실시한다. 작년 추석명절 대책과 비슷한 수준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유료·휴게소 식사 금지, 성묘는 온라인으로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고속도로휴게소에서 식사가 금지되고 통행료 역시 유료로 운영된다.

정부는 설 연휴를 포함해 2월 1일부터 2월 14일까지를 설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했다. 설 특별방역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한다. 먼저 교통수단과 교통시설 방역을 강화한다.

지난해는 설 연휴동안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무료로 운영했다. 하지만 작년 추석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유료로 운영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선 포장판매만 허용하고 현장 취식이 금지된다.

추가로 전국 주요 지자체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설 연휴 공설 묘지와 봉안시설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설 연휴 영락공원, 추모공원 공설묘지·봉안시설을 폐쇄한다. 대신 30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설 연휴와 평일을 제외한 주말 6일간 봉안당 추모객 총량 사전 예약제를 시행한다.

하루 봉안당 추모객은 영락공원 1300명, 추모공원 2880명으로 제한된다. 봉안당 추모 때도 제례실과 유가족 휴게실은 폐쇄되고 제수 반입이나 실내 음식물 섭취도 금지된다.

인천시도 설 연휴 인천가족공원 운영을 중단하고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천가족공원은 다음 달 11∼14일 화장장을 제외한 모든 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대신, 같은 달 8∼21일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 성묘에서는 헌화·차례상을 선택할 수 있고, 성묘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면 절차에 따라 차례 음식을 하나씩 선택해 차례상에 놓거나 헌화할 수 있다. 강원지역 지자체들은 추모공원을 폐쇄하거나 성묘 일자 지정제를 시행, 방문객을 분산하고 온라인 추모 서비스를 시행한다.

광주시는 시립묘지인 영락공원 제례실과 휴게실을 폐쇄하는 등 특별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방문 성묘보다는 온라인 추모 시스템을 이용할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한편 국내 발생 주간 일평균 신규확진자 수는 지난 3∼9일 738명에서 10∼16일 516명, 17∼23일 384명으로 줄다 지난주(24∼30일) 424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접촉에 의한 감염이 33%로 일상생활에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400명대 발생은 거리두기 2.5단계에 해당한다. 감염재생산지수도 지난주 다시 1을 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IM선교회 관련 시설, 태권도장, 병원 등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른 영향이다. 임숙영 방대본 상활총괄단장은 "환자 발생 양상이 조금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며 "잠깐의 방심으로도 전국적인 대규모 집단발생이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모두발언에서 "잠시 주춤했던 3차 유행이 우리의 일상 곳곳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는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방역 기준을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2주간 그대로 연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