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도 항체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2일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도 항체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2일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정상인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2일 나왔다.

항체는 림프구에서 만들어진다.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는 전체 백혈구 중 약 25%를 차지하는 세포다. 이 항체를 체내에 만들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이유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를 체내에 만들어두기 위해서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 결과를 인용한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에게서도 발견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지 않은 정상인 10명 중 6명이 이미 면역세포인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박완범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코로나19 감염에서 다른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항체가 생성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며 "항체의 존재와 특성은 향후 코로나19와 유사한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인 백신과 항체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과거 사스(SARS)나 메르스(MERS) 때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적고 경증 환자가 많은 이유를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정준호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나 사스 바이러스 같은 경우에는 10명 중에서 3명이 사망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이 되어도 사망자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다"라며 "(발견된 면역세포 때문에) 질병의 중증도가 조금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럽과 북미보다 아시아에 확진자 수가 적은 이유가 밝혀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인 60~70%가 코로나19에 대항하는 항체를 갖고 있다면, 방역과 백신보다는 이 면역세포가 우리나라와 아시아권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 더 큰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더 나아가 아시아권 사람들이 앞서 사스나 메르스를 겪으면서 코로나19에 대항하는 항체를 자연스레 갖게 된 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준호 서울대 생화학교실 교수는 "연구에 참여한 한국인, 미국인 환자를 보면, 한국인 환자 중 약 70%, 미국인 환자 약 60%에서 코로나19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드는 동일한 면역세포를 가지고 있었다"라며 "인종·지역별로 차이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고, 인류 중 상당수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코로나19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세포를 가지고 있었다는 추정을 조심스럽게 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발견된 항체를 믿고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연구팀과 전문가들은 "항체가 '충분히' 있는 것이 확인돼야 확실한 면역력을 가진 것"이라며 과도한 해석을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연구팀과 전문가들은 항체나 면역력이 있다고 해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항체가 존재하더라도 양이 부족하면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마상혁 대한백신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에 감염이 되거나 백신을 맞아야 항체가 생길 수 있다. 또 중화항체가 충분해야 감염에 대한 방어력이 형성된다"면서 "단순히 항체가 있다고 해서 면역력이 있다고 볼 수 없고, 그래서 백신이나 방역이 필요 없다고 보는 것도 과도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방역 당국 관계자는 이번 항체 발견 결과는 백신 접종 계획이나 방역 체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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