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전한 백기완 메시지 “문재인정부, 이땅 민중의 한반도평화운동 맥락에 서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선생의 빈소를 찾아 영전에 술잔을 올린 뒤 절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선생의 빈소를 찾아 영전에 술잔을 올린 뒤 절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고 백기완 선생 빈소를 찾아 “세상 모든 일에 있어 이제는 진짜 후배들한테 맡기고 훨훨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좋겠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선생의 빈소를 찾아 묵념 후 영전에 국화와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한 뒤 장남 백일 씨 등 유가족에게 “아버님하고는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번 뵙기도 했고, 대화도 꽤 나누었고, 집회 현장에 같이 있기도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고 백 선생의 장녀인 백원담 씨는 문 대통령의 말에 “세월호 분들에 아버님이 가장 가슴아파하셨는데, 구조 실패에 대한 해경 지도부의 구조 책임이 1심에서 무죄가 돼 많이 안타까워하셨다”는 고인의 뜻을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는 특별히 더 할 수 있는 조치들은 다 하고 있는데,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규명이 속 시원하게 아직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얘기했다.

유가족들은 백 선생이 입원한 뒤 문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통일에 대한 당부 말을 담은 휴대폰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 속에서 백 선생은 “다가서는 태도, 방법 이런 것 다 환영하고 싶습니다. 생각대로 잘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한마디 해 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평화로 가기 위한 노력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역사에 주체적인 줄기였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 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섰다는 깨우침을 가지시길 바랍니다”고 말했다.

영상을 시청한 문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영상을) 보내달라”며 수행한 탁현민 의전비서관에게 잘 챙겨달라고 당부하고 고 백 선생이 이 영상을 찍은 시기가 언제냐고 물었다. 이에 백일 씨는 “입원하시기 전이니까. 작년 한참 남북문제 막 하실 때, 굉장히 미국이 북미 외치고 할 때 좋아할 때”라고 했다.

장녀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는 문 대통령에게 백 선생이 남긴 하얀색 손수건과 책 1권을 선물하면서 “이것은 아버님이 문재인 정부의 평화 통일 노력에 굉장히 찬사를 보내시면서 통일열차가 만들어지면 꼭 이 하얀 손수건을 쥐고, 황해도가 고향이시니까, 꼭 가고 싶다고 이걸 전달해 드리라고 하셨고 이건 마지막에 쓰신 책이라서, 이것은 아버님의 모든 사상이 여기에 담겨 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양기환 장례위원회 대변인은 문 대통령에게 “시민들의 뜻을 모아서 지금 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말을 못하시고 대화를 하실 때 글로 쓰셨다”며 “마지막 글이 ‘노나메기 세상이었지만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올바로 모두가 잘사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특별히 관심 가지신 것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그리고 ‘김진숙 힘내라’였다. 송경동 시인 사십 며칠 동안 단식을 했던 일이 있지만 굉장히 코로나 이 상황에서 가장 힘없고 길바닥에 있는 노동자들이 내몰리는 현실에 너무 가슴아파하셨다. 각별히 선생님께서 마지막 뜻이기도 하시니까 각별히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양 대변인의 말에 문 대통령은 고개 끄덕였고 이후 유족들에게 목례한 뒤 빈소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의 백 선생 조문에는 유영민 비서실장, 유연상 경호처장, 탁현민 의전·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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