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태환 사장 등 주요 제약사의 CEO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추가로 오는 3월,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제약기업은 10곳인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오는 3월) CEO의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기업은 셀트리온,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녹십자홀딩스, 일동홀딩스, JW 홀딩스, 동아 ST 등이다.
먼저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일찌감치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임기 만료일인 내달 23일까지 회장직은 유지된다. 현재 서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에만 관여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서 회장의 뒤를 이어 기우성 부회장과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김태환 대표가 지난 1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대표는 지난 2011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약 10년간 경영을 맡았다. 후임으로는 존 림 부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임기와 상관없이 경영인이 교체됐다. 존 림 신임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화학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노스웨스턴대에서 MBA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와 제넨텍에서 생산, 영업, 개발, 재무 영역의 경력을 쌓았다.
유한양행의 이정희 사장은 지난 6년간의 임기를 다음 달 20일을 끝으로 마무리한다. 유한양행은 2년 연임(총 6년)만 가능하다. 이 사장의 후임으로는 조욱제 유한양행 총괄부사장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종근당의 김영주 회장도 내달 20일 임기가 만료된다. 김 회장은 지난 2015년 3월 영입됐다. 아울러 매년 종근당의 매출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재선임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엄대식 동아 ST 대표이사도 재선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영입된 엄 대표는 동아쏘시오그룹이 최고 경영진에 외부 인사를 영입한 첫 번째 사례다. 엄 회장의 취임 첫해인 지난 2018년 동아 ST의 매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약 5674억 원에서 2019년 약 6123억 원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8년, 오너(소유주) 경영 체제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뀐 대웅제약의 전승호, 윤재춘 대표이사는 내달 23일이 임기 만료일이다. 하지만 이들의 재선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두 대표가 경영을 맡은 후 1년 차였던 지난 2019년 3분기와 다음 해 3분기 실적을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300억 원에서 35억 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171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줄어들며 적자를 기록했다.
다음 달 27일 허일섭 회장과 허용준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녹십자홀딩스의 상황은 조금 복잡하다. 지난해 12월 허 사장의 승진으로 허은철 GC녹십자 사장과 함께 형제 사장 체제가 완성됐기 때문이다. 허 회장의 친형, 고(故) 허영섭 전 회장의 아들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서면서 허 회장의 거취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외에도 내달 임기 만료를 앞둔 기업은 일동홀딩스 이정치 회장(오는 3월 22일), JW홀딩스 한성권 대표이사(오는 3월 22일),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이사(오는 3월 15일) 등이다.
업계에선 내달 임기가 끝나는 대다수의 경영인이 연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약업계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라는 외부 변수로 인해 제약사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가질 것"이라며 "코로나19는 현재 진행형이며, 코로나19 이후도 대비해야 하므로 현재의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침체로 다들 어렵다고 했지만, 지난해 생각보다 괜찮은 성적표를 받은 제약사들이 많았다"며 "CEO가 특별히 문제가 있거나 실적이 지나치게 나쁘지 않다면 대부분 재선임 쪽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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