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한 추위가 물러난 20일 오후 인천 중구 을왕리 해수욕장이 주말을 맞이해 나들이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봄을 시샘한 추위가 물러난 20일 오후 인천 중구 을왕리 해수욕장이 주말을 맞이해 나들이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여파가 지속 중인 가운데 신규 확진자가 600명대에서 400명대로 줄었으나 확산 우려는 여전하다.

대규모 인구 이동이 있었던 설 연휴(2.11∼14)와 지난 15일부터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의 영향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센 해외발(發)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또 다른 유행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관리를 더 강화함으로써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를 대체할 만큼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주 국내 집단감염 상황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방역대응 수위 조절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 주말 검사건수 대폭 감소에도 400명대…"작년 추석 때보다 올해 설 감염 증가"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총 416명이다.

전날(448명)보다 32명 줄어들며 400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보통 주말에 검사건수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영향을 고려하면 최근의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전날 하루 선별진료소에서 이뤄진 검사 건수는 총 2만709건으로, 직전 평일의 4만4천637건보다 2만3천928건 적었다.

이 때문에 양성률은 그간 1% 안팎에서 이날 2.01%(2만709명 중 416명)로 상승했다. 2%대 양성률은 지난달 25일(2만1천737명 중 437명·2.01%) 이후 약 한 달만이다.

더욱이 하루 400명대 확진자는 여전히 작지 않은 규모다. 만약 예상치 못한 집단감염이 터져 나온다면 언제든 다시 500∼600명대 또는 그 이상으로 급증할 수 있는 불안한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방역 지표에도 이미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최근 1주일(2.15∼21)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343명→457명→621명→621명→561명→448명→416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495명꼴로 발생했다.

이 중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이자 지역사회 내 확산 위험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467명으로, 전날 기준 455명보다 12명 늘었다.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7일(406명) 거리두기 2.5단계 범위(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에 재진입한 이후 닷새 연속 2.5단계 범위에 머무르고 있다.

방역당국은 공장이나 병원 등 대규모 사업장의 집단발병에 더해 설 연휴 동안 발생한 가족·지인모임 등의 산발적 감염이 최근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 추석 때보다 이번 설 연휴 이후 명절모임으로 인한 감염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연휴 동안 고향 또는 타 지역을 방문했거나 친척·지인과 만났던 분들, '3밀'(밀집·밀폐·밀접) 환경에 노출된 분들께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역수칙을 지키며 생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단장은 아울러 "유행 상황이 안심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종교활동 시에는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하고, 종교활동 이후에는 소모임이나 식사 등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20명 또 늘어 누적 119명…"변이 유입 완전 통제는 불가능"

이런 가운데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도 확산하고 있어 방역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전날 20명이 새로 확인되면서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119명(영국발 100명, 남아공발 13명, 브라질발 6명)으로 불어났다.

신규 20명은 모두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이 가운데 10명은 입국 검역 또는 자가격리 과정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10명은 2건의 국내 집단전파 사례를 통해 확진됐다.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 내 집단전파 사례는 앞선 경남·전남 외국인(시리아인) 친척모임 사례를 포함해 3건으로 늘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는 시점의 차이일 뿐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할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그 유행이 기존 바이러스를 완전히 대체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확산하느냐, 확산하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특히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 자체를 완벽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 변이종이 크게 유행해서 백신의 예방 효과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국민들이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지금의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