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5조원대 매물에 카카오 인수 가능성 점쳐져
플랫폼 기업들의 전자상거래 시장 장악 우려

[폴리뉴스 박응서 기자] 5조원대에 이르는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오면서, 이를 카카오가 인수할 경우 전자상거래(온라인쇼핑) 시장이 네이버와 쿠팡과 함께 플랫폼 기업 3강 체제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마켓과 옥션, G9 같은 오픈마켓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에 대해 롯데와 신세계, 현대 같은 대표적인 유통대기업 뿐 아니라 MBK파트너스와 카카오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달 말에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통해 인수 후보 기업들에게 비밀유지협약(NDA)에 사인을 받고 투자설명서(IM)을 배포했다. 각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1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공식화한 이베이는 매각 희망가로 5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3월 16일 예비입찰을 할 계획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실제 가치는 얼마나 될까. 간접적으로 이를 추정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이베이코리아 올해 1월 결제금액은 네이버와 쿠팡에 이어 3위로 확인됐다.

 

3일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만20세 이상 한국인의 신용·체크카드, 계좌이체 등 결제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네이버가 2조 8056억원으로 조사 기업 중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쿠팡이 2조 4072억원, 이베이코리아가 1조 6106억원, 배달의민족이 1조 4776억원, 11번가가 1조 288억원, 쓱닷컴이 4596억원, 티몬이 4242억원 순이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와 웹툰, 음악, 네이버페이에서 결제한 금액을, 쿠팡은 쿠팡과 쿠팡이츠, 이베이코리아는 지마켓과 옥션, G9 결제액을 합한 결과다. 카카오는 송금과 결제를 구분하기 어려워 제외했다.

현재 이베이가 제시한 높은 가격 때문에 유통대기업과 카카오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통대기업 중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에 비해 온라인에서 가장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유통대기업 중 가장 관심 있게 검토하며 온라인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최근 높은 성장세로 인한 풍부한 자금력과 인수 시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현재 온라인쇼핑에서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네이버와 쿠팡에 이어 카카오까지 뛰어들면 플랫폼 기업들이 3강 체제를 공고하게 만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온라인에서 활동량이 엄청난 다수의 사용자 트래픽 등을 이용해 매출과 수익 증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판매할 수 있는 상품 부족으로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성장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상품군이 다양해지면서 카카오가 네이버와 쿠팡의 매출을 앞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플랫폼 기업 3강 체제 전망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미국에서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한 것과 달리 국내는 다양한 기업이 서로 경쟁하며 성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쿠팡, 카카오가 3강 체재를 구축하면 독점적 지위가 형성되면서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불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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