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시작되며 4.7 재보선도 본격적인 승부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슈퍼위크로 불리는 이번 주(3월2일~5일), 여야와 제3지대 등 각 진영의 경선 결과가 속속 발표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1일 서울시장 후보로 박영선 전 장관을 선출했고 부산은 6일 결정할 예정입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4일 발표했는데, 서울은 오세훈 후보가 부산은 박형준 후보가 선출되었습니다. 두 분 모두 온건개혁 성향과 중도확장성을 강조해온 분들입니다.

3월5일 오늘은 각 진영의 경선 결과를 정리하고, 본선이 치러지는 4월 7일까지 예상되는 주요 변수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서울시장 보궐선거입니다.

문재인 정권과 차기 대선 향배를 좌우할 4.7 재보궐선거 전체판을 좌우할 키 선거는 서울시장 선거입니다.

진보와 보수의 일대격전이 예상되는 서울시장 선거 변수 첫 번째는 <서울민심>입니다.

4.7 보궐선거 의미를 어떻게 보고있는가의 문제로 다름아닌 ‘국정안정론 대 정권심판론’입니다. 역대 재보궐선거를 볼 때,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정권심판론이 우세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러한지 주목됩니다.

지난 2월4주차(22일~24일) 4개 여론조사전문기관 공동 NBS(전국지표조사)에 의하면, 4.7 보궐선거 의미 조사에서 전국 평균은 ‘국정안정론’ 43% 대 ‘정권심판론’ 40%로 국정안정론이 더 높게 나와 역대 재보선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듯 합니다.

그러나 4.7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서울과 부산민심이 달랐습니다. 서울민심의 경우 ‘국정안정론 39% 대 정권심판론 48%’로 무려 9%P 정권심판론이 높았고, 부산민심의 경우도 ‘국정안정론 37% 대 정권심판론 45%’로 정권심판론이 8%P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본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랙,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4개 기관 공동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한 지난 3월1일 발표한 PNR여론조사에 의하면, 서울시민 804명 대상 조사에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의미를 묻는 질문에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지지’(국정지지론) 42.9% 대 ‘여당 심판위해 야당지지’(정권심판론) 43.6%로 ‘정권심판론’이 전국적으로 0.7%P 앞섰습니다. 그러나 정당지지도에서는 민주당 36.8%, 국민의힘 28.6%로 민주당이 8.2%P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정당지지도와 투표지지 민심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서울민심은 최근 부동산 문제 등에서 악화된 민심이 백신접종, 재난지원금, 부동산 획기적 공급대책 등으로 국정안정론으로 잡힐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여기에 LH, S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가 서울민심에 또다른 파장을 불러올 것입니다.

두 번째 변수는 <야권후보단일화>입니다.

여당은 현재 선거에 개입할 수 없는 정세균 총리와 이재명 지사와 달리 이낙연 대표가 사활을 걸고 출정할 것입니다. 운명을 걸고 마지막 한판 승부를 건다는 건곤일척의 상황으로, 어찌보면 본인 선거처럼 뛸 것입니다. 서울시민의 30% 정도 예상되는 호남표의 결집과 친문 총력전의 결과가 이 대표의 내일을 규정할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1일 박영선 전 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했습니다. 가장 늦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출마선언과 함께 선거판의 기류를 흔들며 안철수 후보와 경합하는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당내 여론조사에서도 우상호 의원과의 격차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증명해왔고, 결과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당선자 발표대회 인사말 하는 박영선<사진=연합뉴스>
▲ 당선자 발표대회 인사말 하는 박영선<사진=연합뉴스>

박 전 장관이 얻은 득표율은 69.56%로 권리당원과 시민투표에서 모두 과반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상호 의원은 ‘민주당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는 말로 소회를 대신했습니다.

MBC 앵커 출신으로 4선의원을 지낸 박영선 전 장관은, 국회 내 여성 최초의 원내대표와 법사위원장을 지냈고, 직전 1년 9개월간 중소벤쳐기업부 장관을 역임했습니다. 서울시장에 3수 째 도전하는 입장이지만, 내년 대선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서울시장 선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정권의 운명을 건 한판승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박영선 후보에게는 여권 소수정당과의 단일화 과정이 남아있습니다. 시대전환의 조정훈 후보는 의원직 사퇴 시한인 8일까지 박영선 후보와 단일화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열린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김진애 의원이 임기의 1/4도 채우지 않은 국회의원직을 던졌습니다. 박영선 후보와의 여권 후보단일화 협상을 내실있게 진행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것입니다. 비례대표인 의원직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승계하게 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의 중요성에 걸맞게, 이낙연 당 대표를 대책위원장으로 하는 중앙당 선대위와 함께 매머드급의 박영선 캠프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대선의 향방을 가늠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그 과정의 백미는 역시 야권 단일후보의 성사 여부일 것입니다. 이번 주 그 직전 단계로서 국민의힘과 제3지대의 후보가 결정되었습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국민의힘 내부 경선은 오세훈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최종 득표율이 41.64%, 경선 토론과정에서 계속 우세한 평가를 받았던 나경원 후보는 36.31%에 그쳤습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도 각각 10%를 넘겨 선전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축하받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사진=연합뉴스>
▲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축하받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사진=연합뉴스>

사실상 나경원-오세훈의 대결이었고 나경원의 우세를 점치는 견해가 많았는데, 100% 시민여론조사 룰로 진행된 경선에서, 당심을 장악했다고 알려진 나경원 후보가 강경보수 이미지를 벗지 못한 한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오세훈 전 시장은, 온건개혁과 중도확장성을 강조하고 줄곧 야권 후보단일화를 주창해 왔는데, 보수정당의 극우적 노선이 한계에 도달한 결과라는 분석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재선 서울시장 출신의 오세훈이지만, 간단히 이력을 보겠습니다. 1991년부터 환경전문 변호사로 활약하며 환경운동연합 창립멤버로 참여하고 민변의 환경위원도 역임합니다. ’94년 MBC ‘오변호사 배변호사’, ’96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진행하며 일약 스타 변호사로 등장했습니다. 세련된 이미지와 달리 ‘어린 시절 호롱불 켜는 서울 산동네’ 성장스토리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00년 한나라당의 공천으로 ‘강남을’에서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를 시작합니다. 여야 양당 모두 젊은 피 수혈에 몰두한 시기이고, 한나라당의 젊은 피 영입 케이스입니다. 그 이후 당내 개혁 소장파로서 주목받는데 2004년 1월에는 ‘정치개혁과 공천혁명의 밑거름’이 되겠다며 17대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지금도 ‘오세훈법’ 제정을 기억하는데, 이 오세훈 법이 ‘돈 안드는 선거의 정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얻고 있습니다.

2006년 민선 4기 서울시장 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출마선언으로 전세가 역전되자 한나라당은 오세훈을 긴급 수혈했고, 압도적인 차이로 당선됩니다. 4년후 재선에 도전하는데 그 이전에 서울시장 재선은 없었습니다. 2010년 민선5기 선거에는 당시 여당 심판 기류 속에서도 한명숙 후보에 신승했지만, 서울시 의회는 완전한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집니다. 2011년 서울시의회와 곽노현 교육감이 주도한 무상급식조례안 처리에 대해 시민투표에 부의했지만 개봉할 수 있는 투표율 1/3에 미달하여 시장직에서 사퇴합니다. 이것이 두고두고 문제가 되고, 이번 경선 승리 후에도 시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은 종로에서, 작년 21대 총선은 광진을에 출마했지만 패배했습니다.

재선 서울시장의 경험과 합리적 보수의 이미지를 갖춘 오세훈 후보, 예상을 깬 승리를 거둔 그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은 일반의 예상대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세부적인 결과는 알려진 바 없는데, 금태섭 전의원은 ‘안철수 후보의 승리를 기원한다’면서도 보수 야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오세훈-안철수, 야권단일화 최종 경선 대결<사진=연합뉴스>
▲ 오세훈-안철수, 야권단일화 최종 경선 대결<사진=연합뉴스>

이제 다음 단계는 안철수-오세훈 간의 2차 단일화, 야권단일후보 확정 절차만 남았습니다. 이미 3지대 경선 결과가 발표된 1일부터, 국민의힘과 안철수 대표간의 단일화 주도권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1일 경선결과 발표와 동시에 신속한 범야권 단일화 추진을 언급했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성급하게 할 필요 없다’는 입장입니다. 여론조사에서 현격한 우위를 지키고 있는 국민의당과,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보수 지지층 결집을 기대할 수 있는 국민의힘 입장이 다른 것입니다. 여론조사 룰 전쟁이 벌어지는데, 질문내용을 두고도 ‘본선 경쟁력’을 물어야 한다는 국민의당과 ‘적합도’를 강조하는 국민의힘 의견이 갈라져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론조사 외의 방안도 열어둬야 한다’면서 본격적인 샅바싸움에 나섰습니다. 2002년 정몽준-노무현 단일화 과정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기호4번으로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 ‘제3의 후보로 단일화하면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다’고 견제의 발언을 했습니다. 합당이나 입당을 염두에 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김 위원장의 향후 거취와도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효성 보다는 주도권 경쟁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세훈 후보로 결정된 이후에는 ‘단일화 절차는 실무적으로 알아서 할 것’이라며 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3자 대결은 필패’라는 인식은 양쪽이 공유하고 있지만, 실익을 둘러싼 갈등과 조율은 선거 마지막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다만 단일화를 강조하며 조건부 출마까지 선언했던 오세훈 전 시장의 승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오세훈 후보가 경선토론 과정에서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를 언급한 것이, 안철수도 주장했던 ‘서울시 연립정부에 대한 합의’로 이어진다면, 새로운 단일화의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나경원 승리의 경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무난한 과정이 예상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선거 이후 큰 흐름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계속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심지어 또다시 안철수의 양보도 이야기되고 있습니다만, 확인해 본 결과는 그렇지 않습니다. 2011년 박원순에게 서울시장을 양보하고, 2012년 문재인에게 대선후보를 양보했던 때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주자들의 각축전도 예상됩니다. 여당은 이낙연 대표가 사활을 걸고 출정할 것입니다. 운명을 걸고 마지막 한판 승부를 건다는 건곤일척의 상황으로, 어찌보면 본인 선거처럼 뛸 것입니다.

야권은 홍준표, 유승민 등이 선거판에 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안철수로 단일화됐을 때는 여러차례 회동을 통해 이심전심을 보였던 홍준표 의원의 활약이 주목될 것입니다.

청사 출발에 앞서 인사말하는 윤석열<사진=연합뉴스>
▲ 청사 출발에 앞서 인사말하는 윤석열<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최대변수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등장했습니다. 2일 인터뷰에서는 ‘여당의 검수완박’에 대한 메시지를 내고, 3일에는 보수의 정치적 중심지인 대구를 방문해서 ‘고향같은 느낌’을 표현했습니다. 4일에는 사퇴하며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놓은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볼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잘 기획된 일련의 정치행보와 메시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가능성만으로 언급되던 대권레이스에 이제 정식 출사표를 던졌다고 봐야 합니다. 야권에게는 절체절명의 승부인 서울시장 선거에, 그 무엇인가는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고,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 전 총장이 발광체가 아니라 친문세력이 때릴수록 커지는 반사체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본인 스스로 불식해야 할 과제가 있는 것입니다.

부산시장 선거를 간단히 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결과는 6일 발표할 계획입니다. 김영춘 전 국회사무총장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여타 후보들의 선전 여부가 주목됩니다.

국민의힘 경선은 예상대로 박형준 후보의 낙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박형준 후보가 과반이 넘는 54.4%를 득표했고,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8.63%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당초 양강으로 분류되던 이언주 전의원은 3위에 그쳤습니다.

후보수락 연설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사진=연합뉴스>
▲ 후보수락 연설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사진=연합뉴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형준 후보가 여당 1위 김영춘 후보와 10% 이상 큰 격차를 유지해 온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로 보입니다. 개인 사생활에 대한 문제 제기와, MB정부 청와대 핵심라인으로 국정원 사찰에 연루되었다는 의혹 제기 등이 있었지만, 흔들림없이 부산 선거의 독보적인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부산경실련 기획위원장을 거쳐 90년대 중반 YS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2004년 17대 총선 한나라당 공천으로 부산수영구에서 당선됐습니다. 2007년 이명박 후보 대변인을 거쳐 MB정부의 홍보기획관, 사회특보, 정무수석 등 청와대 요직을 거쳤습니다. 이후 두 차례 재선에 실패한 박 후보는 2014년 국회사무총장을 지내고, 특히 2017년부터 각종 시사토론의 진행과 토론자로서 대중적 인지도를 넓혔으며, 작년 총선에는 혁신통합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약했습니다.

선거 막판으로 가면 여야간 지지층 결집현상이 나타나겠지만, 입법 단계를 통과한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제외하면 현재 부각되는 이슈도 없는 상황입니다. 박형준 후보가 경선 승리에 이어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추이를 본선까지 이어갈지, 6일 발표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새로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 부산의 민심을 지켜보아야겠습니다.

가덕도 공항 예정지 선상시찰하는 문대통령<사진=연합뉴스>
▲ 가덕도 공항 예정지 선상시찰하는 문대통령<사진=연합뉴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통과와, 문재인 대통령 이하 당정청이 총출동하여 ‘가슴 벅찬’ 여권의 총결집을 선포한 상황에서, ‘부산의 변화를 이끌어낼 여당 시장의 필요성’과 ‘정권 심판론’의 가운데에 부산시민의 선택이 놓여있다 하겠습니다. 그저께 불거진 오거돈 일가의 가덕도 인근 땅 매입 의혹은 야권지지층의 분노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늘은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들을 중심으로 재보선의 상황과 전망을 살펴보았습니다.

아울러 재보선 과정에서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서 대선 주자들이 맹활약을 하게 될 것이고, 이것이 향후 대선구도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점도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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