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여성의원 일동 기자회견 "민주당, 일말 양심 있다면 후보자 내지 말았어야 해"
민주당 지도부 "박 전 시장 피해자 기자회견 관련해 아직 상황 모른다"
국민의힘 여성의원 일동이 17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피해자가 말했듯, 피해자의 회복을 방해하고 고통을 가중시킨 것은 피소예정사실 유출, 피해호소인 명칭, 사건 왜곡, 당헌 개정, 2차 가해 묵인 등"이라며 "민주당은 박원순 피해자에게 사과하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당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정책토론회에서 "과연 이 나라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법치국가인가"라며 일침했다.
박 전 시장 성폭행 피해자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입장을 밝히자 여권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으며 곤혹스러워 하는 듯 보인다. 반면, 야권은 민주당에 책임을 물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4.7 보궐선거를 3주 앞둔 상황에서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의 기자회견은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여성의원 일동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피해자의 진정어린 호소를 정치적 해석으로 왜곡하며 2차 피해를 양산했다"며 "민주당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공감하고, 사과하고 반성한 것이 아니라 외면하고 부정하고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의 호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인정하고 반성할 줄 모르는 정당은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며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여성의원 일동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고, 진심으로 위로하며, 변함없이 지지하고 함께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미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취재진들을 만나 "민주당은 일말의 양심이 있었다면, 당원까지 개정하면서 후보자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며 "(피해자의 기자회견은) 마지막 절규라고 본다. 그 절규에 진심을 가지고 민주당과 서울시장 후보자인 박영선 후보는 깊이 공감하고 피해자에게 제대로 전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정재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위 위원장도 기자회견이 끝나고 취재진들을 만나 "사실 피해자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에게 피해호소인이라고 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 했었다. 물러나라고 했었다"며 "그런데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남인순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앉혔으며, 고민정, 진성준 의원도 앉혔다. 이는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與 곤혹...박성준 대변인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
한편, 민주당 지도부와 박영선 서울시장 캠프 측에서는 박 전 시장 피해자의 기자회견 뒤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앞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특혜분양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 기자회견) 관련해 지금 아무것도 모른다"라고만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제가 언급할 내용은 없다"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어떻게 입장이 없을 수 있는가' 등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자 "(박 후보) 캠프에서 대응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입장이 없다라기보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양항자 민주당 최고위원과 박성민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문을 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저는 사건 초기 ‘피해 호소인’이라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에 동의했다”며 “저의 잘못이다. 한 정치인이기 전에 한 여성으로서 피해자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양 최고위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우리 민주당의 잘못으로 생긴 선거다. 책임도, 해결도 우리의 의무”라며 “2차 가해에 대한 당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 우리 당 선출직 공직자부터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박성민 최고위원도 "피해자를 그토록 외롭고 괴롭게 만든 것이 우리 민주당의 부족한 대처였음을 알기에 이렇게 참담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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