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김종인 매직’이 이번에도 통해”
성일종 “金, 일정한 역할 하는 것 나쁘지 않아”
이준석 “김 위원장이 계속하는 것이 낫겠다”
김종인 “다른 사람들 이야기 아무 의미 없어…다시 맡을 가능성은 제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꺾고 승리하자 당내에선 김종인 ‘재추대론’이 떠오르고 있다. 단일화가 여러차례 난항을 겪자 ‘김종인 책임론’이 일었지만 오세훈 후보로의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김 위원장이 대선까지 당을 이끌고 나가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게 됐다. 

김 위원장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여론조사상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우위를 보였을 때도 김 위원장은 “3자 구도로 가도 국민의힘 후보가 이긴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또 안 대표를 향해 부정적 발언을 서슴치 않으면서 당 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단일화 ‘복병’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김종인 상왕론’이 일기도했다. 

실제 지난 18일 야권단일화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협상만 지속되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5일 안 대표를 겨냥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안 후보는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 회의에서 “아직도 야권 일각에는 저와 저를 지지하는 국민의힘 지지층을 떼어 놓으려는 분들, 야권 전체 승리보다는 자기 계파 이익이 먼저인 분들이 있다”며 “저의 진심까지 왜곡하고 단일화 협상을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 오세훈 승리로 부정적 여론에 반전 꾀해

그러나 김 위원장이 단일화 국면에서 오세훈 후보를 승리로 이끌면서, 자신을 향한 부정적 기류에 반전을 꾀했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은 갖은 비판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제1야당 후보가 최종후보가 된다’는 예언을 적중시켰다”며 “‘김종인 매직’이 이번에도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종인 위원장께서 갖고 계신 인맥, 경험, 여러 가지 혜안 같은 경우를 자문받고 필요할 때는 상의드려서 일정한 역할을 해주시는 것도 우리 당을 위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24일 오세훈 캠프의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김 위원장의 전략이 국민의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도록 만들었다고 봤다. 

그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신성로마제국 황제와 비슷하다”면서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강력한 군대가 있는 것도 아닌데 영주들이 보기에는 ‘특정 영주 편을 드는 사람보다는 저분(김 위원장)이 계속하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묘한 리더십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당에 들어온 뒤부터 ‘대선이고 서울시장이고 당에 마음에 드는 후보 없다'며 '이제 밖에서 찾겠다’는 얘기를 했던 이유가 뭔지 알겠다”면서 “(김 위원장은) 당의 구성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갈 수 있도록 큰 줄기를 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 동안 김 위원장이 서울시장 후보, 대선 후보로 특정인을 편애한다는 얘기는 안 나왔다”며 “당내 특정 후보를 편애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는 오해를 사면 김 위원장 리더십이 굉장히 위태했을 것인데 오히려 당 밖에서 찾는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2번 오세훈’ 단일화로 ‘반김종인’ 기세 꺾여

반면 오 후보로의 단일화 성공으로 ‘반김종인’ 세력은 다소 기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앞서 국민의당과 단일화 협상에서 파행을 거듭하자 그 원인이 김 위원장이라는 당 안팎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국민의힘 중진의원인 김무성 전 의원과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야권 인사들은 “후보 단일화에 걸림돌이 돼 온 김종인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야권 단일화는 두 야당과 두 후보 문제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 폭정을 종식시키라는 국민 명령이자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2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위원장의 임기는) 4월 7일까지”라며 김 위원장의 재추대에 대해 재차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3일 “김무성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무소속), 이재오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전부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이라며”그런 사람들이 당을 맡아왔으니 당이 오늘날 이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김종인, ‘재추대론’ 일축…“내 역할 끝”
4‧7 보선 승리 시 김 위원장 추대론 재등장할듯

그러나 ‘재추대론’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일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회 현장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에 대해 “(비대위 연장은) 내가 결심한 사안이니까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가능성은 제로”라고 강조했다. 
 
또 “오 후보가 시장이 되면서 내가 국민의힘에 와서 할 수 있는 역할의 90%는 했다고 본다”며 “나머지 10%를 더해서 오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으로 내가 국민의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서울과 부산 보궐선거에서 모두 승리 시 김 위원장을 붙잡아야 하는거 아니냐’는 질문에“당이 비대위 체제로 가면 안된다. 빨리 비대위가 끝나고 정상적으로 전당대회를 해서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몇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보아야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보궐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차기 당권을 논의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답했다. 

한편,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둔다면 ‘김종인 재추대’론이 전면화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주호영 원내대표, 조경태 의원, 서병수 의원, 정진석 공관위원장, 김무성 전 의원, 홍문표 의원, 윤영석 의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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