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말 수출입은행 사외이사선임 예정
금융권 노조추천이사제 번번히 불발

윤종원 IBK기업은행 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 윤종원 IBK기업은행 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폴리뉴스 신미정 기자]  최근 금융권 최초로 노동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았던 IBK기업은행의 사외이사선임이 이번에도 무산됐다. 이에 따라 다음달 말에 있을 수출입은행(수은) 노조추천사외이사선임도 기대가 한풀 꺽였다. 문재인 정부 이후 금융권에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 시도가 있었지만 현재까지도 번번히 무산됐다.

지난 8일 IBK기업은행에서 2월과 3월 동안 공석이었던 사외이사 두 자리가 모두 사측추천인사로 확정됐다. 이 자리에 3년 임기로 김정훈(63) 단국대 행정복지대학원 겸임교수와 정소민(50)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임명됐다. 김 교수는 재선임 됐고 정 교수는 2019년부터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맡아오다 이번에 새로 선임됐다.

정 교수는 사외이사 중 유일한 여성으로, 기업은행은 “(정 교수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이사회 다양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 최초 노조추천사외이사 선임은 이번에도 무산됐다.

이번 기업은행의 사외이사선임은 특히 노조측 인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컷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26대 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노사 공동 선언문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노조 측도 올해 윤 은행장이 임기 2년차라는 점에서 이번 사외이사 교체기에 노조가 추천한 인물을 이사회에 입성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최종적으로 금융위원회에서 무산됐다. 윤 은행장은 사외이사 2명의 후보로 노조 추천 외부인사를 포함해 금융위에 제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업은행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은 2019년 3월 금융위 반대로 무산된 이후 두번째다.

다음 달 31일 수은도 나명현 사외이사의 3년 임기가 끝난다. 이에 따라 수은 노조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에 추천할 인사를 물색 중이다. 금융권은 기업은행의 노조추천사외이사가 받아들여지면 수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았으나 기대는 한풀 꺽였다.

수은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도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사외이사 2명을 채우는 과정에서 방문규 수은 은행장은 사측 추천 3명과 노조 추천 1명을 기획재정부에 제정했다. 수은 이사는 은행장이 제청하면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노조가 추천한 후보는 결국 선임되지 못했다.

이외에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조추천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시도가 여러번 있었으나 번번히 무산됐다. 지난해 8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비상임이사 최종 후보자에 노조추천이사가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같은해 11월 KB금융 우리사주조합도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지만 주주총회에서 최종 부결됐다. 

금융권 사외이사선임 때마다 최초로 노조추천인사가 오를 것인지에 관심에 쏠리지만 현재까지 큰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으나 그 전 단계로 인식되는 노조추천이사도 선임이 안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노조추천이사 탄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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