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경쟁사 TSMC.인텔, 대규모 투자…경쟁 격화
삼성바이오로직스, 꾸준한 매출 증가로 '미래 먹거리화' 기대감
이 부회장 지배력 강화한 삼성, 공격적인 투자 나설지 ‘주목’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분 상속이 일단락되면서 삼성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사진=삼성전자>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분 상속이 일단락되면서 삼성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사진=삼성전자>

 

[편집자주] 삼성그룹 총수 일가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분 상속을 마무리했다.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로 첫 발을 내딛었지만, 향후 전자·호텔·패션 부문으로의 그룹 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라는 난제도 존재하는 상황, 바이오와 헬스 산업 등 그룹의 신수종사업 추진 전략이 나온지 10년이 넘은 지금 삼성은 새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폴리뉴스>는 한국경제의 중추인 삼성그룹의 재편과 향후 행로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폴리뉴스 홍석희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분 상속이 일단락되면서 삼성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파운드리 최강자’ TSMC을 추격하고 '후발주자' 인텔을 따돌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건희-이재용 부자가 연이어 ‘신사업’으로 점찍은 바이오 산업에서의 약진 여부도 삼성의 사업 다각화에 중요한 요소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수감 등 여의치 않은 여건 속에서도, 삼성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및 ‘대규모 미국 투자’를 감행할 것인지 주목된다.

‘주력’ 반도체 부문, 글로벌 패권 다툼 치열

삼성전자가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236조8070억원)은 나머지 2~16위 계열사 매출액을 모두 합친 것(187조700억원) 보다 50조원 가량 많다. 삼성전자 내에서도 반도체는 핵심 사업 부문으로 꼽힌다. 지난 1분기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2분기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실적을 회복하며 삼성전자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반도체 부문에서 전세계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영상회의에 참석해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며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스트럭처(사회적 생산기반) 투자 예산안 가운데 반도체 분야에만 500억달러(약 56조원)를 책정한 상태다.

파운드리 경쟁업체인 TSMC와 인텔이 최근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삼성을 압박하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는 지난 1월 최대 280억달러(약 31조원)에 달하는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달 초에는 성명을 통해 앞으로 3년간 1000억달러(약 11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200억달러(약 22조6000억원)를 투자해 오는 2024년까지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건설,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백악관 회의 직후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6∼9개월 이내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미국 정부의 요청에 즉각 응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두 업체의 투자 계획에 맞대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기 평택 P3 라인 착공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P3는 연면적 70만㎡(약 21만평) 규모로 단일 반도체 라인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4월까지 외관 공사를 끝내고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평택의 세 번째 반도체 공장인 P3 라인에는 최소 30조원에서 최대 50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속적인 매출 증가…’주력 성장’ 기대

반도체 부문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위기 상황에서 삼성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2008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신수종(新樹種)’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당시 ‘바이오’ 분야는 이 회장이 선택한 신수종 사업 중 하나였다. 바이오를 신사업으로 꼽은 것은 이재용 부회장도 마찬가지였다.

부자가 나란히 점 찍은 바이오 사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913억원에 불과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액은 2016년 2946억원, 2017년 4646억원, 2018년 5358억원, 2019년 7016억원, 2020년 1조1647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역대 1분기를 통틀어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위탁생산(CMO) 사업은 물론 위탁개발(CDO),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로 올해 매출 1조원 돌파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 실적 개선 효과가 뚜렷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1~3 공장이 모두 가동돼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건립 중인 제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CMO 시장 점유율은 약 3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2년 부분 생산, 2023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건립 중인 제4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25만6000L 규모로 총 1조7400억원이 투입된다.

CDO 사업은 지난해까지 64개의 CDO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수주 계약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해 새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다. 기존 항체 의약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세포 치료제, 백신 등으로 확장해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4공장의 수주 모멘텀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고른 성장세로 올해에도 글로벌 바이오산업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열 가다듬은 삼성, M&A등 공격적 투자 나설지 주목

고 이 회장의 상속을 마무리하고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열 재정비한 삼성은 본격적인 투자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M&A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굵직한 M&A를 추진한 이력이 없는데, 올 초 이례적으로 대규모 M&A 계획을 언급했다.

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분야로, 최근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업체를 인수할 경우 시스템반도체 영역을 성장시키는 것은 물론 전장사업에서도 시너지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NXP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M&A 후보 기업으로 NXP,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차량용 반도체 업체를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몸집이 너무 크다는 점은 인수를 고민하게 하는 요소다. NXP의 인수가는 6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부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인해 대규모 인수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00조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60조원의 인수대금은 상당한 규모"라며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이어지면서 몸값이 너무 오른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길을 앞두고 삼성이 미국에 대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도 지난해말부터 파운드리 공급부족 사태와 관련해 미국에서 신규 공장 투자를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기존에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이 유력한 상태로 전해진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4월에 이어 이달 20일에 또 다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을 대상으로 회의를 소집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중 유일하게 지난달 백악관 회의에 참석했던 삼성전자가 이번에도 기업 명단에 포함된 점도 삼성의 미국 투자 임박의 신호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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