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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제2의 광주' 미얀마 유학생, 5·18 성지를 찾다… “슬픔 잊지 않을 것”

국제청년센터·재한미얀마학생연합회 공동 주최 ‘5·18 광주 방문단’ 동행
국립묘지 참배·민주화 지지 캠페인·전일빌딩 관람 등 5·18 현장 체험
166명의 광주 시민들 응원 영상과 메시지 보내
“5·18에 참여 못 했지만 미얀마엔 끝까지 연대할 것”

 

[폴리뉴스 김상원 기자]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미얀마 상황에 대한 슬픔이 식어가지 않도록 되새길 것이다.” 5·18 광주 방문단에 참가한 미얀마 유학생 에이에이아웅 씨의 맹세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저항하기 위한 민주화 운동은 20일 교사, 의료진, 공무원들까지 확산돼 이어지고 있다.

‘국제청년센터’와 ‘재한미얀마학생연합회’가 주최한 5·18 광주 방문단이 지난 18일 광주를 찾았다. <폴리뉴스> 또한 이들과 함께 광주를 방문했다. 방문단은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위한 추모를 진행했다. 이후 5·18 기록관 앞 민주광장에서 ‘광주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지 캠페인’을 벌였고 구(舊) 전남도청과 전일빌딩245 등을 견학했다.

이번 방문단은 지난 3월부터 추진됐으며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미얀마 학생 총 15명이 참여했다. 김인수 국제청년센터장은 “5·18 민주화 운동과 미얀마의 현 상황은 군인들의 총칼에 시민들이 희생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미얀마 유학생들에게 우리나라에도 이런 아픔이 있었고 방문을 통해 직접적으로 와 닿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라며 방문단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주 민주화 운동은 한국의 정신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이뤄나갈 세계 시민들의 정신이다”라며 “우리들이 미얀마 현지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먼 나라에서 아픔을 함께하려는 세계 시민들이 많으니 힘내길 바란다”라고 응원했다.

현재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은 군부의 강경한 탄압으로 점차 격화되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는 800명 이상이다. 이에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는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방위군’을 창설했다.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미얀마와 광주 아픔은 통해”

방문단의 첫 일정은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였다. 미얀마 유학생 7명과 국제청년센터 소속 대학생 5명은 묘지 앞에서 헌화와 묵념을 진행한 뒤 5·18 기념재단의 해설 아래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는 희생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당시 금남로에서 청각장애를 가졌으나 시위 참여와 무관하게 희생된 고(故) 김경철 씨,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사망한 고(故) 최미애 씨 그리고 끝까지 도청에 남아 계엄군에 저항한 고(故) 윤상원 씨 등 희생자들과 관련한 이야기를 듣는 이들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추모에 참여한 미얀마 유학생 자뇨퇴씨는 “어린아이들이 계엄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현재 미얀마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충격적이고 매우 슬프다”며 추모의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해설을 진행한 5·18 기념재단 김경희 해설가는 “현재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아픔과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아픔은 통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얀마에서 살고 계신 분들의 피해가 더욱 커지지 않게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5·18 성지 금남로 앞 ‘광주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지 캠페인’… “동지애 느껴”

오후 3시 두 번째 일정으로 5·18 기록관 앞 민주광장에서 ‘광주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지 캠페인’이 열렸다.

이번 광주 방문단이 주최한 캠페인엔 15명의 미얀마 유학생이 참여했으며 행사에 참여한 광주 시민들은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적고 유학생들을 격려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 내용은 추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기 위한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미얀마 시민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굿즈를 판매했다.

캠페인을 방문한 광주시민 김금림 씨는 “동지애를 느낀다”라며 “5·18을 기념한 행사에서 이렇게라도 미얀마에 힘을 실어줄 수 있어 다행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조금이라도 해야 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에 참여했다는 고성수 씨는 “그 당시를 아직까지 잊을 수 없다”며 “독재자를 물리칠 수 있는 힘은 여러사람의 불꽃 같은 마음이다”라고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미얀마 유학생 힌오카잉 씨는 “이곳이 5·18 민주화 운동이 활발히 일어난 금남로인데 그때의 광주와 지금의 미얀마가 똑같은 상황이어서 슬프다”면서 “우리도 현지의 민주화운동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인데 한국분들이 마음으로라도 참여해줘서 감동받았고 매우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캠페인을 주최한 김인수 국제청년센터장은 “미얀마를 위해 제작한 굿즈들을 시민들께 판매하고 있으며 판매 수익금은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해서 치료나 보석금 등 민주화운동의 자금으로 쓸 수 있게끔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캠페인엔 166명의 광주 시민들이 응원 글과 영상을 남겼고 123만 8000원의 기금 총액이 모였다.

 

 

전일빌딩245·구(舊) 전남도청·노먼 소프 특별전 관람… “미얀마 상황 꼭 기억해 기록해두길”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단은 구(舊) 전남도청과 5·18 당시 헬기 사격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전일빌딩245,  노먼 소프 기증자료 특별전을 관람했다.

구 전남도청에서 방문단은 5·18 기념재단의 해설 아래 시체가 바닥에 쌓여 있고 유족들은 사망한 가족들을 찾아다니는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전일빌딩245에서 김도원 해설사의 설명 아래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탄흔 등을 직접 관찰했으며 사격 상황을 설명한 애니메이션과 전두환 정부의 해명을 반박하는 시각 자료 등을 관람했다.

김도원 해설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만행을 미얀마가 보고 배워 그대로 실행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고 미안하다”라며 “방문단분들도 현재 미얀마의 상황을 반드시 기억해 이 곳처럼 기록을 남겨달라”고 당부했다.

노먼 소프 기증자료 특별전에서 방문단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이번 특별전은 1980년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광주 현장에서 취재한 노먼 소프 기자가 5·18 민주화 운동 41주년을 맞아 최초로 기증한 사진들로 구성됐다.

미얀마 유학생 에이에이아웅 씨는 사진 자료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미얀마의 상황과 너무 비슷해 사진과 영상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면서 “미얀마에선 인터넷이 차단된 상황이라 현지 상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종일 5·18 민주화운동 현장에 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며 “다시 미얀마의 상황이 상기됐다. 앞으로도 이 감정이 식어가지 않도록 되새겨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인수 국제청년센터장은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는 못 했지만 제2의 광주인 미얀마엔 연대한다는 마음으로 미얀마 시민들을 끝까지 응원해야 한다”며 시민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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