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45만명 동의해

사건당일 목격자가 故 손정민씨(오른쪽)와 친구 A씨(왼쪽)의 만취상태를 촬영했다. <사진=자료 화면 캡쳐>
▲ 사건당일 목격자가 故 손정민씨(오른쪽)와 친구 A씨(왼쪽)의 만취상태를 촬영했다. <사진=자료 화면 캡쳐>

[폴리뉴스 임현범 기자] 지난 4월 24일부터 이어져온 '한강 의대생 실종 사망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몰리면서 사건 진행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사건 전야와 발생 그리고 실종자 사망

4월 24일 친구 A씨는 손정민씨에게 카톡을 보내 술을 먹자고 했고 다음날인 25일 오전 1시 45분에서 56분경 마지막 동영상 촬영과 오전 2시부터 3시 50분까지의 목격자 증언을 이후로 손정민씨의 행적이 묘연해진 뒤 4월 30일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사건 개요를 살펴보면 사건 발생 당일인 4월 25일 오전 4시 이후 정민씨는 사라졌으며 4시 20분경 A씨가 수상택시승강장 한강변 잔디 끝 경사로에서 잠든 것을 목격자가 발견했다. 이후 4시 22분경 A씨의 모습이 발견된 후 4시 32분 혼자서 한강공원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당시 만취 상태의 A씨가 가져온 것은 노트북, 태블릿PC, 손정민씨의 휴대폰이었으며 잃어버린 것은 블루투스 이어폰과 바뀐 핸드폰이었다.

사건 당일 A씨의 가족은 A씨가 정민씨의 핸드폰을 들고 온 것을 보고 정민씨를 찾기 위해 한강공원을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는데 A씨를 수색하는 와중에도 A씨의 부모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으며 A씨는 정민씨의 아버지를 봤음에도 대답만 하고 사라졌다.

오전 5시 29분 정민씨를 찾을 수 없었던 A씨의 가족은 정민씨의 어머니에게 "정민이가 집에 들어갔냐"고 물은 뒤 "정민이가 없어졌다. 정민이를 찾아봐야겠다"는 전화를 했으며 해당 전화를 받은 정민씨의 어머니는 실종자의 핸드폰에 설치된 '아이쉐어링(위치 추적 어플)'을 이용해 위치를 확인했다.

당시 A씨는 만취상태로 정민씨의 핸드폰을 들고 있었고 4차례 이어진 전화에 A씨가 전화를 받았다. 정민씨의 어머니가 '왜 정민이의 핸드폰을 갖고 있냐'고 묻자 A씨는 "잘 모르겠는데 집에 와보니 주머니에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 당시만 해도 정민씨가 단순 실종된 것으로 판단한 정민씨의 가족은 오전 6시 3분경 A씨의 가족에게 경찰에 신고했으니 들어가서 쉬라고 문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문자 이후 들어간다고 했던 A씨의 가족은 해당 사실과 다르게 CCTV 확인 결과 5시 54분에 이미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핸드폰이 뒤바뀐 것을 확인한 정민씨의 어머니는 오전 5시 32분부터 7시경까지 A씨의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오전 7시 2분 A씨의 휴대전화가 꺼지면서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이후 4월 27일 첫 참고인 조사를 받은 A씨가 사건 당일 오전 3시 30분경 부모님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당시 A씨는 만취상태로 통화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씨의 아버지가 왜 숨겼는지 묻자 A의 아버지는 "정민이를 빨리 깨워서 보내고 너도 빨리오라"했다며 "미안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각종 커뮤니티에 실종된 정민씨를 찾아달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통화내용은 영장청구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친구 A가 자발적으로 통신사에 요청해서 밝힌 내용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민씨의 아버지는 A씨가 자신의 옷과 신발이 더러워졌다는 말을 유난히 강조한것을 이상하게 여겨 A씨의 신발에 묻은 흙을 조사하면 행방불명 된 정민씨의 위치를 구체적인 위치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 사건 당일 신은 A씨의 신발을 보고싶다고 말하자 A씨의 아버지가 "애 엄마가 신발을 버렸다"고 답했다.

결국 4월 30일 손정민씨는 결국 실종 5일차 사망상태로 발견됐으며 민간구조사 차종욱씨와 구조견 '오투'에게 최초 발견됐다. 다음날인 5월 1일 유족들의 요구로 국과수 부검이 진행됐으며 뒤통수 자상과 뺨 근육 파열은 살아있을 때 발생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5월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정민씨의 아버지는 "지난 4월 26일 A씨가 자신에게 실종된 문제와 맥락이 '다른 정민씨가 교우관계와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내용을 말했다"며 "마치 가출이나 자살 같은 결론을 유도하는 것 같이 대화 주제를 돌렸다"고 말했다.

이어 "실종된 아이를 찾아야 하는 시점에서 갑자기 뜬금없이 다른 이야기를 강조하는 점이 이상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시작과 반진사 개설

5월 3일 올라온 '한강 실종 대학생 고 ***군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청원이 27일 4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 5월 3일 올라온 '한강 실종 대학생 고 ***군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청원이 27일 4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같은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한강 실종 대학생 고 ***군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와 27일까지 약 4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다음날 장례 4일차에 접어든 정민씨의 아버지는 △경찰이 사라진 A의 휴대폰을 일주일이나 지나서 강 속 수색을 진행하는 점 △ A의 부모 등 주변인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지 않는 점 △국과수 검시관과 소견 차이가 있는 '후두부 상처가 물길에 부딪쳐 난 것 같다'는 예단을 언론에 발표해 수사 방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 점 △실종팀 수사권 제약으로 주차장 입출차 기록도 보지 못한 점을 들어 수사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발인이 진행된 5월 5일 정민씨의 아버지는 한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A씨가 사라진 자신의 휴대폰을 찾으려고 노력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본인의 휴대폰에 전화를 건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식적이라면 본인의 휴대폰에 전화를 해서 찾아봐야 하는데 바뀐 휴대폰으로 자신의 휴대폰에 전화를 한 적이 없는 상황"이라며 "휴대폰이 확실하게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만이 전화를 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5월 11일까지 A씨와 A씨의 아버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으며 A씨의 어머니 휴대폰까지 포렌식이 진행됐고 사건 당시 유력 목격자 3명의 진술과 일치하는 점을 발견했다.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이하 반진사)' 회원들이 지난 25일 서초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이하 반진사)' 회원들이 지난 25일 서초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월 16일 故손정민씨의 죽음 원인을 찾기 위해 누리꾼들이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이하 반진사)' 네이버 까페를 개설했다.

친구 A씨의 입장문과 유족측 입장문 발표

5월 17일 A씨의 변호인이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해당 입장문에는 "고인이 사망한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으로 생각했다"며 "최대한 경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의혹들에 대해서는 16가지로 나눠 해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A씨의 변호인은 "해당 사건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몇몇분들로 인해 허위사실유포와 신상털기가 이미 도를 지나쳤다"며 "무고함 밝혀지더라도 A씨와 A씨의 가족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어렵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고 호소했다.

5월 24일 경찰이 손정민씨의 휴대폰이 오전 1시 9분경을 마지막으로 사용기록이 없다고 했지만 어머니에게 오전 1시 12분경 '쿠팡이츠'라는 배달앱을 사용했고 1시 24분 어머니에게 카카오톡을 그리고 1시 50분에 인스타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 발표가 어긋난 사실이 드러났다.

국과수가 故손정민씨 양말에 묻은 흙을 분석해 결과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국과수가 故손정민씨 양말에 묻은 흙을 분석해 결과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다음날인 5월 25일 손정민씨의 양말에 묻은 토양성분의 결과가 나왔다. 해당 결과에서는 강 안쪽 10m 떨어진 지점의 흙 성분이 발견됐으며 '걸어들어갔다면 5m 부근의 흙 성분도 검출됐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국과수는 "(10m 지점을 제외한) 다른 곳 성분과 상이한 것은 맞다"는 답변을 했다.

아울러 지난 26일 故손정민씨의 유가족은 각종 의혹에 대한 13장의 입장문을 발표하며 A씨에 대한 경찰 추가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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