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6월 23일 "이준석 현장·세대교체 현상 민심 속 여야 잠룡 본격 출마선언"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다음은 좌담회(3) 전문 이다.]

김능구 : 대선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양당의 상황을 짚어보겠다. 먼저 민주당은 지난 재보선 참패 이후 송영길 당 대표 체제가 들어섰는데, 민주당의 변신, 쇄신이 성과가 있다고 보는가?

황장수 : 성과는 별로 없다고 본다. 송 대표가 의욕적으로 많은 문제 제기를 하고 있고, 기존의 대표와 비교하면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독자성이 좀 강화된 측면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민주당에 제기된 운동권 출신들의 사고나 정치적 한계,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는 보여주지 못하고 그냥 대표 자체의 개성만 조금 강해진 모습으로 가는데, 그 개성조차도 본인이 대권후보가 아니니까 큰 의미가 없다. 운동권 중심의 좌파적 방향이 수정되지 않고는 국민한테 다시 선택을 받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보는데, 그런 내부적인 문제에 대한 자성이나 성찰, 그리고 새로운 방향모색은 부족하고, 오히려 외부와의 싸움에 더 적극적으로 매몰되고 있다. 송영길 대표의 뚝심으로 보면 청와대나 기존의 민주당 내부 흐름에서 벗어나서 갈 수도 있는데, 그런 긍정적인 효과는 좀 둔화되고 있는 걸로 보인다.

김능구 : 말 많은 86 기득권 세대 중에서 당 대표는 사실상 송영길이 처음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 86세대들이 자기들의 마지막 정치적 운명을 걸어야 된다는 시각이 있는데, 그 대열에 앞장을 선 사람으로서 기대도 있는 것 같다.

차재원 : 송영길 대표는 자기 정치 인생에 있어서 당 대표가 최종 목표가 아니다. 당 대표를 잘해서 정권 재창출을 하고, 나름대로 다음 차차기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강단있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당내경선 연기에 대해서 사실 당내 역학관계를 본다면 연기쪽으로 기울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조국의 시간’ 책이 나왔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조국에 대한 사과를 강행한다든지, 종부세 같은 경우 상위 2% 대상 과세에 대한 상당한 비판이 있음에도 밀어붙여서 투표로 관철시켰다.

그런 걸 보면 상당히 강단이 있고 나름대로 초심을 밀고 나가는 측면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앞으로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과연 대표의 지도력이 먹혀들 것인가 문제다. 누가 당의 후보가 되더라도, 경선 과정을 통해서 그 후보가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받는 쪽으로 가는 긍정적인 역할, 뭔가 플러스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면 송영길 대표의 미래도 열리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대표 자체의 정치적인 생명을 재촉하는 결과도 될 수 있다. 송 대표도 이와 같은 자신의 정치운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마 밀리려고 하지 않을 거다. 이재명과 친문의 긴장 관계를 보는 것 이상으로, 송영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김능구 : 홍 소장님, 정당 지지도는 조사에 따라서 좀 다르던데. 송 대표 체제 이후 민주당의 추락세는 멈췄나?

홍형식 : 민주당의 추락세는 멈췄다고 볼 수 있는데, 사실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은 당내 변수보다도 당외 변수가 많이 작용했다. 정당 지지율이라는 건 상대 지지율이니까, 소위 이준석 현상과 이준석이 당 대표 되는 과정에 그런 경향이 있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386세대와 그 밑의 40대 X-세대 정치인들은 자기 조직의 대표는 배출해도 이른바 대중정치인은 배출하지 못했다. 그런데 386 세대가 처음으로 당대표를 맡았다. 그래서 송영길 대표가 당 대표를 어떻게 수행하느냐 하는 것이, 향후 386 세대와 X-세대가 대중정치로 진출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송 대표와 당 지지율을 연계해서 보면, 아직 정당 지지율로 당 대표를 평가하기에는 조금 이르고, 당 외부 변수가 너무 많이 작용하는데 반해 본인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측면에서, 현재 나타나는 지지율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단지 하나 분명한 것은, 송 대표가 맡고 나서 당청관계에서 민주당의 자율성이 좀 더 커진 것 같은데, 당이 책임을 갖고 의사결정하고 정국을 끌어가게 되면 거기에 대한 긍부정 평가는 좀 더 명확히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김능구 : 현 시점에서 민주당의 내년 대선을 전망하는데 이런 비유를 들은 적이 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에서 현재는 ‘다 죽겠다, 갈아보자’라는 것인데, 이와 같은 정치 심판론의 민심이 지난 재보선에 이어서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흔히 총선이 과거에 대한 회고 투표라면 대선은 미래에 대한 전망 투표라고 이야기하는데, 여전히 과거에 근거한 정권 심판론이 우세한, 그런 대선이 될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들을 하는 거다.

그러면 정부 여당에서는 정말 죽겠다는 위기감 속에서 정책이라든지 대선 준비를 해 나가야 되는데, 위기감은 다들 이야기하지만 위기감에 기반한 정책이나 대선 시스템은 아직 제대로 나오고있지 못하다. 그 이유가 권력 경쟁이라든지 계파 대결이란 부분으로 이야기될 수도 있고, 오히려 어찌 말하면 ‘위기감이 현재화되고 있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제가 최근 들은 바에 의하면, 전반적인 내년도 전망 조사에서 수도권의 지방선거도 7:3 정도로 야권이 우세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선과 지방선거, 그리고 곧 이어질 총선까지, 흔히 말하는 중앙권력, 입법권력, 지방권력이 완전히 뒤바뀌는 상황도 얼마든지 초래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은 현재의 대선 경선이나 정책 변환 등에 대해 총체적 위기에 대처하는 사즉생의 마인드로 추진해야 되는데, 아직까지 국민들에게는 그런 느낌이 크게 와닿지 않고 있다고 보인다. 이번 대선 내부경선 과정에서, 2002년도 국민경선을 통해 토요일마다 주말 드라마를 펼치면서 노무현 신화가 탄생했듯이, 그러한 정도의 변화를 만들지 못하면 아마도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은 어렵지 않겠는가 보는데, 그걸 해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정부 여당 본인들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다음은 국민의힘이다.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된 이후 당외 주자들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8월 중순 출발론을 언급했는데, 상당히 당 중심의 이야기이고 어떤 면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과 각을 세운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다.

차재원 : 이준석 입장에서는 사실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서 바로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가장 바람직했을 거다. 그런데 윤석열이 계속 뭔가 재고 거리를 두는 모습에서,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는 이준석 현상의 정치적인 힘을 빌어서 압박을 한 거고, 저는 이것이 어느 정도 먹히고 있다는 생각이다. 윤석열 총장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빠른 6월 29일에 정치도전 선언을 하고 대변인 체제를 갖추고 하는 부분들이, 사실 국민의힘과의 길항작용 속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된다.

어쨌든 이준석 현상 자체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당원들, 보수 지지층들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측면이 분명히 있다. 이준석 당 대표 체제를 통해서 분명하게 하고자 했던 것이 탄핵의 강을 건너야 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당이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갖춰야 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한 것 같다. 그리고 이걸 통해서 민주당에게 상당한 정치적 데미지를 줄 수 있다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러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부분들을 봤을 때 이준석 체제가 아직까지 완전히 안정화 되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여러 가지 여건 상으로는 상당히 좋은 국면으로 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당외 대권주자들과의 관계다. 앞으로 윤석열이든 최재형이든 김동연이든 당 밖의 유력주자들이 국민의힘에 들어올 것인가, 아니면 계속 밖에 있으면서 막판 야권 단일후보로 갈 것인가, 이 부분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정치적인 숙제가 될 거다. 당연히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빨리 들어오길 바라겠지만, 새로 정치를 시작하는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준석 당 대표 한 사람의 간판이 바뀌었다고 해서 저 당이 변했을까’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이상 들어가기 쉽지 않다. 국민의힘의 변화와 혁신, 이것을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노력이 더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김능구 : 국힘의 대선후보 경선이 4개월 전이니까 11월 9일이다. 보통 전당대회에서 1달 정도 걸리는데, 이준석 당 대표가 8월 중순 출발론을 이야기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황장수 : 이준석이 이번 경선 직전 여의도에서 김무성하고 같이 있는 게 목격 됐었다. 2015년인가 이준석과 음종환 술자리 얘기가 회자되었는데, 그 때도 김무성과의 관계가 화제였다. 이준석이 유승민, 김무성 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보면, 유승민과 김무성 입장에서 윤석열은 불편한 존재다. 이준석이 당 대표지만 일종의 수렴청정도 있을 수 있다고 보는데, 윤석열 중심으로 가게 되는 상황이 불편해서 최근에는 개헌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이준석의 최근 발언은 통제되지 않는 윤석열에게 압력을 가하는 일종의 시비고, 잽이라고 본다.

차재원 : 제가 알기로는 국민의힘 당헌 당규상 본 경선은 9월 중순부터 시작하지만 예비경선은 8월에 시작하게 돼 있다. 물론 중량급 대권주자를 예비경선부터 참여해서 컷오프 뛰라는 게 당사자 입장에서 마땅치 않겠지만, 이준석은 그런 걸 인정하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공정경쟁이니까, 타임테이블 상 일단 8월달에 예비경선을 시작하게 되니 그때 들어오라는 얘기다.

홍형식 : 이준석 대표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이 대표나 당내 인사들이 당 밖에 있는 인물들이 빨리 들어와주기 바라거나 안철수 국민의당과 빠른 합당을 기대한다면, 당에서 하나 결정해야되는 게 있다. 차기 대선의 내부경선 방식 문제인데, 만에 하나 100% 국민경선을 한다고 하면 그 사람들이 좀 더 쉽게 합류할 거다. 근데 당원 비율이 반영된다면 국민의힘 당 경선은 대단히 복잡해진다. 합류하려고 해도 당내 세력이 없는 사람이 당원을 공략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을 포함한 당 밖의 유력주자들이 빨리 들어오기 바란다면, 들어오라고만 할 게 아니고 경선 방식부터 결정을 해줘야 한다.

김능구 : 29일 국민들에게 윤석열 본인이 가는 길에 대해서 설명을 드린다니까 지켜보자. 특히 이준석 당 대표의 반응이 궁금하다. 기존 여의도 정치에 대해서 다수의 국민들이 불신하고 일종의 거부반응이 있다. 이 대표는 굉장히 솔직하게 자기 입장을 그대로 이야기하는데, 그 부분에서 신선하게 보이고 다른 정치인들과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솔직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서 그것도 한 번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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