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정치는 예능 아냐…4.7 보궐선거 승리 尹 덕분”
장제원 “‘이준석 리스크’, 현실화 하는 것 같아”
이준석 “당외주자 바짓가랑이 안 잡는다”
홍준표, 이준석 엄호…“정당 구성원이 사적 인연 앞세워선 안 돼”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과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과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조성우 인턴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친윤계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정면충돌하며 샅바 싸움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선을 넘었다”며 중진 의원들의 반발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 중진인 정진석 의원과 권성동 의원이 23일 오전 당 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에게 직접 윤 전 총장과 관련한 발언에 우려를 표했다. 

이날 정 의원은 이 대표에게 “정권교체를 위해선 우리가 대동단결해야 하고, 윤 전 총장을 자꾸 평가 절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좌진석-우성동’으로 불리며 대표적인 윤석열계로 꼽힌다.

앞서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에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위험하다”며 “윤 전 총장이 안철수 대표가 처음 정치에 참여했을 때와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다. 정치를 하려면 여의도 한복판에 있어야 하고 여의도를 회피하며 정치하는 분들은 대부분 성과가 안 좋다"”고 지적했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친윤계’ 정 의원은 23일 자신의 SNS에서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 힘이 승리한 요인 중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다”며 “그런데 (이 대표는) 지지율 30%의 윤 전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 11% 지지율 총합으로 무슨 흥행이 되겠다고 8월 경선버스를 반복해 말하는가.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다고 정치미숙에, 정치적 위기네 하면서 마치 평론가들처럼 말하기 바쁘다”고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날 권 의원 또한 페이스북에서 “당 대표는 후보들에 대한 평론가가 아니다”며 “그런데 요즘 당 대표의 발언을 보면 우려스럽다. 윤석열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의 운명을 짊어질 제1야당의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장진석 의원은 23일 이준석 대표를 직접 찾아 윤석열 전 총장 관련 발언에 우려를 표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장진석 의원은 23일 이준석 대표를 직접 찾아 윤석열 전 총장 관련 발언에 우려를 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지난 22일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위험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제1 야당 대표의 발언이 위험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장 의원은 “이것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치마저 끌어내리는 발언이다. 점점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 되는 것 같아 무척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중진들의 잇따른 비판 발언에도 이 대표는 “선 넘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며 “당외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와야 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하고 공정한 경선만을 이야기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은 이 대표를 보좌하며 중진 의원들의 행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같은 날 자신의 SNS에서 “이 대표 이전에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이렇게 국민적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는가”라고 반문하며 “당내 중진 의원님들 눈에는 이런 변화와 파격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시나 보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국민의힘이 있고 이 대표가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대선을 향해서 가는 길에 이런 변화보다 중요한 것이 있겠는가? 변화해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정권교체로 연결되지 않겠는가? 당 밖의 유력주자들이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 속에서 함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면 그 길이야말로 정권교체의 한배를 타게 되는 것이다”고 이 대표를 옹호했다.

홍준표 의원 또한 이날 SNS를 통해 “정당의 구성원이 사적 인연을 앞세워 공적 책무를 망각하는 것은 올바른 정당인의 자세가 아니다”며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선출된 당 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다소 미흡하더라도 모두 한마음으로 당 대표를 도와 정권 탈환에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친윤계 의원들의 행보를 비판했다.

이번 친윤계 의원들과 이 대표 간의 설전은 야권의 대선판을 누가 주도하느냐를 놓고 양쪽이 샅바 싸움을 벌인 모양새다. 이는 조기 입당으로 경선을 치르길 바라는 이 전 대표와 독보적인 존재감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윤 전 총장 측의 힘겨루기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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