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도부 없는 기습입당으로 '이준석 패싱' 불붙여
野 유력 후보 4인... 연이은 당 행사 불참 '리더십 리스크'로 확대
당내에서 불협화음 터져 나와... 경선 버스 삐걱 
진중권 "이준석, 자기가 중심에 있고 싶어 해" 

[폴리뉴스 홍수현 기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기습 입당으로 불붙은 '이준석 패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 대표가 함께한 봉사활동에 유력 대선 주자 4인(윤석열, 최재형, 홍준표, 유승민)이 모두 불참한 데다 첫 경선후보 전체회의마저 모두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준석 후보의 리더십 마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로 불붙은 '이준석 패싱'... "이준석과 잘 소통 중" 

폴리뉴스는 6일 윤석열 예비후보 측에 '이준석 패싱'이라는 표현이 윤 후보의 기습입당으로부터 널리 쓰이기 시작했는데 이로 인한 부담감은 없는지 물었다. 이에 윤 예비후보 측은 "이 대표와 잘 소통 중이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또 향후 당대표 및 당의 일정과 조율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다른 13분의 후보와 함께 가겠다"고 말해 이준석 패싱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최재형 캠프는 공식 일정 불참에 대해 최 후보가 직접 이 대표에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는 이날 SNS를 통해 행사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저와 몇몇 후보의 행사 불참에 대해 언론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말씀을 들었다"며 "오래 전부터 준비한 지방 일정 때문에 당 행사에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어 "이유 불문하고 송구스럽다"라며 "향후 대선 후보로서 당 지도부와 밀접히 협력해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고 이준석 대표 등에게 손을 내밀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사진=연합뉴스>


◆ 당내 갈등 불거져... 이준석 리더십 흔들

패싱론이 불거지며 리스크로까지 확대되자 당내에서 먼저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후보에서 당대표로, 후보끼리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고 있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는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후보와 밀당에서 우위를 점하려다가 '계파싸움'이라는, 판도라 상자를 열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원 후보는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어제 경선예비후보 회의 때 이준석 대표가 '참석 안 하는 건 의아하다. 국민들이 판단할 거다'라고 했는데 이건 ' 두고 보자'는 느낌이었다"면서 "짚어야 될 것은 이런 일이 벌어진 건 당도 오버를 했고 불참한 후보들은 오만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안상수 후보는 전날 열린 국민의힘 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전체회의에서 "후보들이 당을 개무시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면서 원외에서 6~70명, 원내에서 4~50명 연판장을 돌리고 그러더라. 이게 패거리 정치 아니냐"며 당대표,원내대표가 없을 때 입당한 윤 예비후보를 직격했다. 이날 윤 후보, 최 후보, 홍준표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고 박진 후보는 코로나19 자가격리로 함께하지 못했다.

하태경 후보도 "모든 후보들이 선당후사(개인보다 당을 먼저 위함)를 해주시길 원하고 특히 새로 입당한 두 분은 공식 레이스를 시작하자마자 밖으로 돌고 계시다"며 "각자 개인플레이를 하실거면 입당은 왜 하셨느냐"고 꼬집었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이미 휴가라고 공개하고 지방에 내려와 쉬고 있는데, 당대표(가 참석한) 행사에 불참했다고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다분히 고의성이 있다"며 "다른 분의 불참도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으로 당내 갈등을 부추기지 말길 바란다"고 밝혔다. 

◆ 진중권 "이준석, 자기가 중심에 있고 싶어해" 

리더십 논란은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까지 확장됐다. 이 대표는 6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같은당 정진석 의원(5선,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과 SNS에서 설전을 벌였다. 

발단은 전날 저녁 진 전 교수의 발언이었다. 진 전 교수는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최근 '이준석 패싱' 논란이 불거진 이 대표를 향해 "리더십을 가져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대표는) 주도권을 쥐고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지금 보여주고 싶은 것 같아 이처럼 불필요한 갈등을 낳았다”며 “후보를 중심에 세우고 대표가 옆에 있어 줘야 하는데 이 대표의 스타일은 자기가 중심에 있고 옆에 후보들을 데리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가 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6일 SNS에 진 전 교수의 비판이 담긴 보도를 공유하면서 "남들이 9월 말 경선 출발론 이야기하고 그럴 때, 혼자 8월 경선 출발론 이야기하면서 경선 일정 당기고 후보들이 빨리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려고 했던 사람이 누군데 적반하장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작 후보들이 주목받지 못하면 '대표는 후보 안 띄우고 뭐 하냐' 할 분들이 지금 와서는 '대표만 보이고 후보들이 안 보인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자기가 잘 클 수 있는 곳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대표적인 당내 친윤(친윤석열) 그룹으로 분류되는 정 의원이 후보들의 일정보다 당 행사 동참을 압박하는 지도부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정 의원은 "우리 당 대선후보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들이다. 당 지도부가 아니다"며 "우리 후보들은 푸른 등을 반짝이며 바다를 헤엄치는 고등어처럼 싱싱하게 삶의 현장으로 뛰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달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달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당과 합당 갈등... 리더십 논란의 절정 

국민의당은 '합당'에 대해 이준석 대표의 독단적인 태도,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거듭 비판하며 급기야 '일본군 논란'까지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경선버스 8월 정시출발론'을 내세우며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행할 뿐이다" "버스회사에 승객 많으면 좋지만, 꼭 요란한 승객을 태우고 가야 하냐" 고 연일 합당 선택을 압박하고 있고, 자신의 휴가기간(9일~13일)이라며 "국민의당 합당 기한을 8월2일~8일까지"로 못박으면서 국민의당과 '휴가 논쟁'까지 벌였다. 또한 합당 가부를 밝히라는 이대표의 압박에 안 대표가 일본군 발언에 빚대어 '예스까노까'라고 비꼬자 이 대표는 '일본군 전범이냐'고 양측의 감정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6일 KBS라디오에 출연 "이 대표가 말하는 8월 말에 '경선 버스' 일정이라는 것이 무슨 헌법 사항도 아니다"라며 "그것은 국민의힘의 자체적인 정치 일정"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합당에 대해 '예스(Yes)냐, 노(No)냐'라고 묻는 것은 보통 형사재판 법정에서 검사가 피고인한테 심문할 때나 하는 것"이라며 "정권 교체의 동반자한테 이것이 과연 올바른 태도인지에 대해 이 대표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상대방을 무시하고 압박하는 일방통행식 태도는 지양했으면 좋겠다"며 "서로 이거 아니면 죽어도 안 된다는 안을 들고나오면 협상이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8월 말부터 당내 경선을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행할 뿐"이라고 국민의당에 최후통첩을 보냈으나, 이 대표가 제시했던 '협상시한'은 다가왔지만 사실상 평행선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은 감정싸움만 격해지다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30대 당대표 이준석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대통합'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국민의힘을 '야권대통합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대선주자들이나 합당 과정에서 보인 'YES냐 NO냐'의 양자택일형 압박 정치로 일관한 '이준석 리더십'은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이 부족해 당안팎의 갈등을 키우며 범야권통합을 좌초시키는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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