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연설문 전문 "2030세대, 현 정부에 실망해 한번쯤 표 몰아줄수 있어"
“역선택 걱정 안 해도 된다…당심‒민심 크게 괴리되지 않을 것”
尹 의혹에 "당무감사 통해 파악하도록 할 것"
“당내 면역력 키우기 위해 검증단 만들고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일 관훈토론회에서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는 각오가 있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가 이제 6개월 정도 남았다'며 “정권을 가져와야 하는 제1야당의 대표라는 무거운 직위가 어깨를 짓누른다”고 했다. ( ⓒ 폴리뉴스/김유경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일 관훈토론회에서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는 각오가 있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가 이제 6개월 정도 남았다"며 “정권을 가져와야 하는 제1야당의 대표라는 무거운 직위가 어깨를 짓누른다”고 했다. ( ⓒ 폴리뉴스/김유경 기자)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경선룰에 대해 “정홍원 총리(선거관리위원장)께 여러 경로로 의견을 주고 계시다”면서 “정 총리께서 그런 것에 흔들리실 분이 아니다. 다만 과도하게 선관위에 압박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경선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역선택 문제에 대해서는 “대선주자들께서도 유불리라는 것을 많이 고민하시겠지만, 일반적인 선거에서 당심과 민심이 크게 괴리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우리 당원들도 아주 훈련된 유권자라 정치이슈에 민감할 뿐 일반 국민이고, 지지층 확장 노력으로 인해 이제는 소금물 농도가 많이 낮춰졌다. 그런 부분에 있어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선 승리하려면 `파부침주`(破釜沈舟) 각오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는 각오가 있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가 이제 6개월 정도 남았다. 6개월 뒤 5년간의 대한민국의 방향이 결정된다”면서 “정권을 가져와야 하는 제1야당의 대표라는 무거운 직위가 어깨를 짓누른다”고 했다.

그는 “총선이 3년 남아 있는 시점에서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지적을 받으니 많이 위축이 됐다”면서도 “하지만 다시 제 길이 옳다고 생각하고 가보려고 한다. 나이가 젊어서 주목받는 대표가 아닌, 여의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던 한 도전자의 길로 가보고자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윤석열에 대해 “의혹 사실관계 파악해야…멧집 센 인물”

윤석열 검찰총장 재직 시절 검찰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범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당무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웅 의원이 문건을 이첩받았는지 등을 불확실하게 답변하고 있다”며 “당무감사 통해 파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아직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 단언은 어렵다”면서도 “당연히 이 사건이 실제로 우리 당 후보 개입 있었다면 심각한 문제라 판단하는 것엔 동의한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에 당이 적극 협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혹독한 검증 공세를 통과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제가 평가하자면 윤 후보 같은 경우에는 검찰공무원으로 있을 때부터 다양한 공격과 검증, 네거티브를 방어해내는 과정에서 성장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당 지도부나 당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보다 속된 말로 지금까지 굉장히 멧집이 센 인물로서 면모를 많이 보여준 후보 같은 경우 자체 대응력이 상당히 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와 직접적 소통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며 “후보 등록 전 언론에 공개됐던 만남도 있고 비공개 만남도 있다. 그때마다 생각이 일치하는 점도 있고 말이 통한다는 인식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는 “경선 과정이 치열해지고 흥행을 하면 대중성을 확보할 것"이라 했다.

유승민 의원과 관계에 대해서는 “유 의원과 대소사에 대해 상의하는 관계면 전당대회 출마 정도 상의해야 하지 않나. 그것조차 상의하지 않았던 그런 관계이다. 일부러 거리두기를 하신다든가 가깝게 지낸다든가 그런 건 아니다. 서로의 정치적 진로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언을 잘 안 한다”며 일각에서 ‘유승민 사람’으로 분류되는 것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선을 완주했던 경험이 있는 후보이자, 정치 철학이 공개돼있는 점이 장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거 공작‧네거티브에 당내 면역력 키울 검증단 만들 것”

이 대표는 선거 공세 대응 방침도 밝혔다. 그는 “선거에 대한 불합리한 공작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문재인 정부 들어 더러 있었다”며 “김기현 원내대표에 대한 지방선거에서 공작에 가까운 울산시장 선거 개입 같은 경우 이미 재판이 끝나서 국민들에게 선거를 소상히 밝혀야 하는 시점에도 불구하고 지지부부진한데 어떤 이유인지 묻고 싶다”며 “잘 아시는 것처럼 ‘드루킹 사건’이라고 하는 것은 문 정부 정통성에 상당한 흠집을 낼 정도로 위험한 여론조작 양태”라고 했다. 

이외에도 오세훈 ‘생태탕’ 의혹 등을 들며 “어떻게 선거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믿기지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상대 네거티브 허위사실에 근거 한 공격들이 예상되는 지점에 대해 당내 면역력 키우기 위해 검증단 만들고자 한다. 후보들을 사전에 검증하고 외부 공격에서 보호를 진행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고민이 많다 보니 침대에 누우면 큰 전투를 앞둔 고대의 장수들에 빙의해서 망상하곤 한다”고 했다. 이어 “가우가멜라 전투를 앞둔 알렉산더, 자마 전투를 앞둔 스키피오 등 두루 거쳐 망상한 뒤 해하 전투를 앞둔 항우에까지 생각이 닿는다”고 했다.

정치인 ‘이준석’의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자기 정치’를 하려 한다고 그러는데 제가 다음에 나갈 선거는 3년 뒤에 있다. 그때의 일을 먼저 준비하고 그러진 않는다”고 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특정한 역할이 저에게 주어질 수 있다면 외치에 있어서 공부를 많이 하고 싶다. 외교 문제에 있어서도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 경제적 위상이나 국격과 같은 선을 지킬 수 있는 외교, 이런 것들을 한번 해보고 싶다”며 답변을 마쳤다.

[다음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기조연설 전문이다.]

역사와 전통의 관훈클럽에 초대되어 영광입니다. 이기홍 총무님 이하 모든 임원님께 감사합니다. 저에게는 이 모든 것이 처음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이제 6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6개월 뒤 5년간의 대한민국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정권을 가져와야 하는 제1야당의 대표라는 무거운 직위가 어깨를 짓누릅니다.

고민이 많다 보니 침대에 누우면 큰 전투를 앞둔 고대의 장수들에 빙의해서 망상하곤 합니다. 가우가멜라 전투를 앞둔 알렉산더, 자마 전투를 앞둔 스키피오 등 두루 거쳐 망상한 뒤 해하 전투를 앞둔 항우에까지 생각이 닿습니다. 요즘은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총선이 3년 남아있는 시점에서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지적을 받으니 많이 위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제 길이 옳다고 생각하고 가보려고 합니다. 나이가 젊어서 주목받는 대표가 아닌, 여의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던 한 도전자의 길로 가보고자 합니다.

2030세대가 현 정부의 실정에 실망해 한 번쯤은 정치에 관심을 두고 표를 몰아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관심을 지속하려면 정치권은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야 하고 관습을 강요하지 않아야 합니다. 젊은 세대는 우리 사회가 계급장을 떼고 더는 위아래를 나누지 않는 문화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도발적인 제안은 한편으로는 36살인 제가 앞으로 저보다 어리고 유능한 20대와도 논쟁적으로 맞설 용기가 있는가와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임하겠습니다.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고,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던 시절이 기억나십니까? 여의도 정치도 개성이 드러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제 제가 지향하는 국민의힘의 언어는 참여, 공유, 개방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관습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관습을 깨고도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기에 전당대회에서 이기는 것에 더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후원금이 들어오면 다 써서 소진해야 한다는 관성에서 벗어났습니다. 정치권의 고비용 저효율 방식 선거에 대한 거부였습니다.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 한통 보내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도 했다는 SNS를 기반으로 한 직접소통이 큰 선거에서도 통하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캠프를 늘리고 임명장을 남발해 조직선거를 하는 것이 전국단위 선거에서 실제로 큰 영향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국민의힘의 당원과 지지자들은 변화의 선두에 서서 익숙함을 넘어 새로움을 선택했습니다. 이 연속된 실험이 지금까지는 유쾌한 반란으로 치부되었지만, 앞으로 이러한 도전정신과 패기가 국민의힘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우리는 유세차라는 고리타분한 선거운동의 수단을 젊은 세대의 언어로 새롭게 써내려갔습니다. 군중을 내려다보면서 중견 정치인들이 이야기하는 권위적인 공간을 용기있는 젊은 세대가 자유롭게 올라가 권력에 대해 성토를 하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항상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절대 제가 마지막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대선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그 이상의 파격을 준비하겠습니다.

거록전투에서의 항우처럼 파부침주를 대선의 키워드로 삼아보겠습니다. 조직선거나 통합론만으로는 안됩니다.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는 각오가 있어야 이길 수 있습니다. 개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서 한 치라도 더 중간지역을 공략해서 승리해 보이겠습니다.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세대가 원하는 변화가 녹아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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