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박지원 게이트' 주장... 공수처에 박지원 고발  
조성은 "박지원, 尹과 친분 있어 상의조차 안 해" 
김기현 "'박지원-조성은 커넥션이 핵심 키... 박지원 게이트에 강한 의심"
이준석 "尹 입건될 상황 아냐"
민주당, 대선 정국 대야(對野) 투쟁 총공세 '검·당(檢-黨) 유착'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홍수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측근을 통해 야당에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일명 '고발사주' 의혹이 국민의힘을 관통하고 있다. 특히 이제는 '박지원 게이트'로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국민의힘을 넘어 대선 정국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윤석열 후보 공수처 입건과 김웅의원실 압수수색까지 휘몰아치고 있는 국민의힘이 초비상이다. 국민의힘은 '박지원 게이트'라고 역공이 수위를 최고로 높이고 있다. 

스스로 제보자라고 밝힌 조성은씨의 제보로 시작된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은 ▲ 9월2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 기사화 ▲ 9월3일 조성은씨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에 공익신고 ▲ 9월3일 박범계 법무장관의 '진상조사 필요' 입장 표명 ▲ 9월8일 윤석열 전 총장, 김웅의원 기자회견 ▲ 9월9일 제보자 조성은씨 JTBC 인터뷰 녹화 ▲ 9월10일 공수처 김웅의원실 압수수색, 윤석열 전 총장·손준성 검사 공수처 입건 및 조성은씨 제보자 인터뷰 공개(조선, JTBC) ▲ 9월11일 윤석열, 국민의힘 '박지원 배후설' 의혹 제기, 김진욱 공수처장 등 검찰 고발 ▲ 9월12일 국민의힘, 윤석열 캠프 '박지원 게이트' 제기. '박지원 고발' 입장(13일) 등 지난 10일동안 시시각각으로 사태가 급변하고 있다. 

공수처가 김웅의원실 압수수색과 윤석열 전 총장, 손준성 입건을 빠르게 진행하자, 국민의힘은 '야당탄압'이라며 공수처장을 '절차 불법'으로 검찰에 맞고발했다. 

더 나아가 윤 전 총장은 물론 국민의힘은 '여권의 정치공작' '박지원 게이트'라며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의심하며 공수처의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하고 박지원 원장을 고발하겠다고 반격에 나섰다. 

한편, 민주당은 '야권 1위'였던 윤석열 후보가 연루된 이번 사태가 국민의힘 대선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며, '검-언 유착'이 아닌 '검-당(檢-黨) 유착'이라고 규정하며 맹폭을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2 검찰개혁'을 밀어부칠 태세다. 

◆ 윤석열 '박지원 게이트' 명명... 공수처에 '조성은 만남' 박지원 고발

12일 윤 전 총장 캠프 총괄실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13일 박지원 원장을 '국정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캠프 장제원 총괄실장은 고발 사주 의혹 제기 과정의 일지를 공개하며 지난 7월 21일 조성은씨가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 측에 고발사주 의혹을 제보했고, 9월 2일 뉴스버스가 기사화를 하기 전인 지난 8월 11일 박지원 원장과 조성은씨가 식사를 한 것이 이번 사건의 '커넥션'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지원 게이트"라고 명명하고 "박지원 현직 국정원장이 야당의 유력주자를 제거하기 위해 대선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졌다. 이것은 국정농단이자 국기문란행위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최악의 사건"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윤석열 죽이기’는 잘 짜놓은 각본처럼 일사천리로 전광석화처럼 진행되었다"며 "박지원 현직 국정원장이 야당의 유력주자를 제거하기 위해 대선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졌다. 망령같은 국정원의 대선개입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장 의원은 "'윤석열 죽이기' 정치공작 선봉에 서있는 뉴스매체에 제보를 한 사람과 국정원장의 만남이 과연 일반적인 만남이겠냐"라며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심히 우려된다는 얘기가 정치권에 팽배했다.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보자 조 씨는 박 원장의 사실상 '정치적 수양딸'과 다름없다"며 "평소 친분을 운운하며 '별일 아니다'라는 식으로 빠져나가려는 박 원장 특유의 노회함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에 강력히 촉구한다. 윤석열 후보에게 했듯이 국민적 의혹이 매우 큰 국정원장 선거개입 의혹사건인 ‘박지원 게이트’에 대해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촉구했다

이어 "‘박지원 게이트’를 넘어 ‘문재인 정권 게이트’로 들불처럼 번질 것임을 경고한다"면서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은 박지원 원장과 그의 ‘정치적 수양딸’인 조성은씨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선거에서 유력 야당주자를 제거하고자 꾸민 정치공작 사건으로 밖에 볼 수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총장도 이날 청년토크 콘서트 참석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지원-조성은'의 8월11일 만남에 대해 "제가 보기에는 좀 정상적이 아니다. 잘 이해가 안된다"며 "누가 보더라도 공작일 수밖에 없다. 내가 안 했기 때문에 나는 공작이라고 판단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11일 윤 전 총장 측은 제보자인 조성은 씨가 최근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난 것에 대해 "소위 제보자 조성은씨가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의 악의적 허위 보도가 이뤄지기 전 박 원장을 만났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번 공작에 박 원장도 관련 있다면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올 '박지원 게이트'가 될 것"이라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같은 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고발을 사주한다는 그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는 프레임으로 상식에 입각해 판단을 해 달라"며 고발사주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그는 "작년 1월은 조국 사건과 울산 사건에 따른 보복 인사로 자신의 수족이 다 잘려나갔고 여당에서는 야당과 한 편이 돼 궁지에 몰아놓았다고 생각할 때인데 제 가족 관련된 사건이나 지방으로 쫓겨간 그 검사와 관련된 사건을 야당에서 고발을 해 주게 되면 어떻게 해석이 되겠느냐"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이면 인사보다 원칙대로 일을 하겠지만, 공무원은 자기 인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인사권을 쥐고 있는데 고발을 한다고 해서 수사를 하기나 하나?제가 수사를 하라고 해도 안한다"고 항변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을 둘러 싼 당내 공방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사안이 드러난 뒤 여당의 주장에 올라타는 거는 그럴 수 있다고 치는데 시작하자마자 벌떼처럼 올라타 그러는 것은 기가 찰 노릇이다. 아무리 경선을 통해서 경쟁을 한다고 해도 어떻게 저쪽에서 총을 한 방 날리니까 바로 올라타가지고 그렇게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 국민의힘 "'박지원 게이트' 제기...정치공작 망령인 '대형 게이트' 가능성 농후하다"

12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지원 게이트;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0
▲ 12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지원 게이트;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0

한편, 윤석열 캠프만이 아닌 국민의힘도 '박지원 게이트'에 가세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지원-조성은 관계에 대해 "매우 내밀한 대화를 주고받은 관계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 매우 특수한 사이인 걸 알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박지원-조성은 커넥션이 핵심 키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보자라고 하는 조성은이 왜 그 제보 후에 언론보도 이전에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났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박지원-조성은 사이의 커넥션'이 '박지원 게이트'라고 불릴 수 있는 사건이 불거진 배경이라는 강한 의심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권이 관권을 동원한 선거공작, 정치공작의 망령을 다시 되살리고 있다"며 "'제보자라는 조성은씨가 '공수처는 공익신고자 절차 다 준비해뒀으니 빨리 협조해달라'고 말한 것은 제보자와 공수처가 서로 짜고치는 고스톱을 하기 위해서 한 배를 타고 무언가 음모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심증을 강하게 가진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어 "조성은씨가 구겆ㅇ원에 출입하면서 박지원 원장과 만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조서은 씨가 국정원에 출입한 것이 확인되면 이것은 조씨가 정치공작의 행동대원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 사건은 정치공작, 선거공작 망령인 대형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도 주장했다.

◆ 조성은 "尹 회견에 자료제공 결심" ... '박지원 배후설' 반박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가 10일 JTBC에 출연, '내가 제보자다'고 공개했다. 이 인터뷰는 9일 녹화되었다고 JTBC츳은 밝혔다. ( ⓒ 사진 / JTBC인터뷰 캡쳐)
▲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가 10일 JTBC에 출연, "내가 제보자다"고 공개했다. 이 인터뷰는 9일 녹화되었다고 JTBC츳은 밝혔다. ( ⓒ 사진 / JTBC인터뷰 캡쳐)

윤 전 총장의 여권인사 '고발사주' 의혹을 공익제보한 조성은 씨는 윤 전 총장 측에서 주장하는 '박지원 배후설' 등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 씨는 12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친한 기자들에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직접 연락해 공익신고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오수 검찰총장은 조국 전 장관때 차관을 했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소속이라 정치적으로 해석 안 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조 씨는 국민권익위가 아닌 대검에 공익 신고를 한 이유에 대해서 "해당 수사기관이 직접 인지하지 않고 제3의 기관들에서 떠돌아다니길 원치 않는다"며 "(대검 감찰부에) 자료들의 원본 제출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검에 공익 신고를 마친 뒤 공수처에도 자료를 제출한 이유에 관해 "윤 전 총장의 위협·위압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누가 대검에서 저런 걸 공익신고로 인정해줬느냐' 식의 위협·위압적인 태도와 마치 대검찰청에 영향을 끼치기 위한 이해할 수 없는 기자회견을 보고 난 후 대검 감찰부 외에 수사기관에 객관적 자료 제공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조 씨는 윤 전 총장 측에서 제기하는 박 원장 배후설에 대해 "자꾸 '젊은(경험 없고 미숙한)' '(어쩌저쩌한) 여성'의 이미지로 제가 '감히' 판단하고 결정할 수 없다는 식으로 이 사건이 '어떻게 저게 대검 감찰부장을 만나고 이런 일을 혼자 하나, 뒤에 누가 있다'고 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2014년 부터 선거에는 공보기획부터 2015~2016 국회의원총선거 공천심사위원, 탄핵 당시 비상대책위원(최고위원), 2017 대선 경선룰을 정하고, 대선 종합상황부실장과 이후 각 선거마다 책임과 결정이 있는 역할을 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스스로 공익 제보를 할 만한 정무적 판단은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박 원장님은 법사위를 오래 하셔서 윤 전 총장과도 친분이 있으신 것으로 알아 그 어떤 상의를 할 대상으로 고려하지도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부터 ‘조작 타령’ ‘추미애 타령’ ‘박지원 타령’ 등등으로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하려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다"며 "본질 왜곡을 위해 음해와 모욕, 명예훼손을 가한다면 수사기관에 적극적인 추가 증거 제출을 하겠다"고 밝혔다.

◆ 이준석 "尹 입건될 상황 아냐... 공수처 잘 다룰지 의문"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을 입건한 데 대해 "언론에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전혀 피의자로 입건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12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공수처가 신설조직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고 있는 거 같다"며 "아주 어렵고 민감한 수사를 공수처가 잘 다룰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공수처는) 수사 경험이 일천한 조직인데 신생조직이고 수사경험이 적은 분들이 있어서 여러 우려가 있는 게 아니겠느냐"며 "고기를 발골해도 잘하는 분이 해야 수육이 나오는데 아무 데나 뭉텅 자르면 고기가 망가진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전 총장과 김웅 의원이 결백하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후보에 대해 당이 보증을 서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후보도 당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수사절차 등에서 부당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하고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입장에선 (후보문제와) 완전히 분리해서 대응할 것"이라며 "다만 야당이기 때문에 야당 탄압이 있다면 그 부분을 방어해야한다. 그걸 명확하게 분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과 그의 측근인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두 사람에게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가지다. 

◆ 공수처 압수수색 거부한 국민의힘… 검찰에 공수처장 고발

국민의힘은 11일 김진욱 공수처장 등 공수처 소속 검사, 수사관 등 총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 ⓒ 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11일 김진욱 공수처장 등 공수처 소속 검사, 수사관 등 총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 ⓒ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전날인 11일 서울남부지검에 김진욱 공수처장과 검사 1명, 수사관 5명 등 총 7명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불법 압수수색 등 2가지다. 

당 측은 참고인 신분인 김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어제 이뤄진 압수수색 과정에서 우선 적법한 영장 제시 없이 이뤄졌고, 압수수색의 범위를 벗어나 보좌관의 PC와 보좌진들에 대한 수색 등이 이뤄졌다"며 "범죄사실과 관련 없는 키워드를 공수처에서 입력해, 관련 정보를 추출하려다가 중단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에 공수처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을 고발했던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이하 사세행)도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웅·전주혜 의원과 성명불상의 보좌진·당직자 다수를 형법상 특수공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사세행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은 법원에서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의한 정당한 공무집행을 다중의 위력을 사용해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수처는 전날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 의원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주거지와 대구고검, 국회 사무실 등 5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김웅 의원실의 경우 압수수색이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김웅 의원과 국민의힘 측 반발에 따라 압수수색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12일 압수수색을 재차 시도할 것이라 밝혔다. 

◆대선주자 온도차...유승민, 원희룡, 장성민 "국정원장 정치공작 의심...박지원, 문재인 주구가 됬나" 

홍준표 "당이 말려들어선 안돼. 후보 개인 문제"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파문에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 ⓒ 사진 국민의힘 비전발표회/연합)
▲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파문에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 ⓒ 사진 국민의힘 비전발표회/연합)

'고발사주'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만남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비롯 대선주자들인 유승민, 원희룡, 장성민 후보들은 '박지원 국정원장'의 정치공작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는 반면, 홍준표 후보는 '개인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웅 의원 압수수색은) 명백한 야당탄압이자, 대선판을 뒤엎겠다는 음모와 모략이 차고 넘치는 정치공작이 아닐 수 없다"며 "지난 2018년 당시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을 온몸으로 겪은 저로서는, 이번 사건도 누군가에 의해 짜여진 각본에 따라 진행되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원장이 개입해 제2의 김대업식 정치공작을 벌이려 한 것은 아닌지, 차고 넘치는 의심 정황이 아닐 수 없다"며 "(조성은 씨는) 최근까지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원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는 등 박 원장과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수족과도 같은 관계"라고 '박지원 배후설'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해 뚜렷한 혐의도, 정황도 불투명한 상태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공수처가 수사를 벌인만큼, 그런 식이면 공수처는 박 원장과 조 씨의 이 수상쩍은 만남도 즉각 함께 수사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현직 국정원장이 등장하여 또 다른 의혹을 키우고 있다"라며 "국내 정치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법에 규정된 국정원의 장이 개입했다면 명백한 불법으로 응당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공수처의 수사를 촉구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대선을 앞둔 시점에 국정원장이 정치개입을 넘어 정치공작 공모 의심을 받을 행동을 자초했다"라며 "국정원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경악할 일"이라며 박 원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DJ의 적자로 불리는 장성민 전 의원 역시 DJ 비서실장 출신 박지원 국정원장을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 철학을 버린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혐오한 일 가운데 하나가 중앙정보부(현 국정원 전신)의 정치공작이었다"며 "국정원이 다시 간첩 잡는 공작은 안 하고 야당 때려잡는 정치공작에 나섰는가? 박 원장은 인간의 탈을 쓰고 문재인 주구가 된건가? 대명천지에 국정원장이 그렇게 할 일이 없는가?”라고 작심 비판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후보 개인의 문제에 당이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후보자 개인이야 훌쩍 떠나 버리면 그만이지만 당은 중차대한 대선을 치러야 한다"라며 거리를 뒀다. 

그는 “김웅 의원만 알지 당은 그 고발장 내용이 검찰에서 보낸 것인지 알 수가 없었을 건데, 당사자들이 자꾸 변명하고 기억 없다고 회피하는 바람에 일이 커지고 있고 당도 말려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혹의 당사자들은 팩트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고 당을 끌고 들어가지 마시기 바란다"면서 "정치공작은 거짓의 사실을 두고 하는 것이 공작이고, 팩트가 있다면 그 경위가 어찌 됐든 간에 그건 공작이 아니고 범죄다. 당은 소도(蘇塗)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지금부터라도 당을 생각한다면 스스로 헤쳐나가라. 그게 사나이 대장부다. 그 문제는 윤석열, 손준성, 김웅의 개인 문제이지 우리 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함께 노력하는 동지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해보겠다"라며 다소 원론적인 반응을 내놨다.

◆ 더불어민주당, '검-당 유착' 대野 투쟁 총공세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을 '검·당(檢-黨) 유착'이라고 규정하며 맹폭을 가하며 야권 대선주자 향배에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12일 오전 서면브리핑에서 "스스로 밝힐 수 있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밝히지 않으면서 '철저히 조사해 밝혀달라'는 태도로 일관하던 분들이 이제 와서 수사로 밝히려는 시도에 대해 '기습남침'이니 '괴물 공수처'니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 모습이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정치검찰의 고발사주 과정에 전혀 관여한 바 없는 국정원장까지 끌어들여 황당한 물타기까지 시도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초기에 국민의힘 측에서 '단순 전달', '미수에 그친 사건'으로 축소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장 등 핵심 당직자까지 연루돼 실제 고발이 이뤄진 사건임이 드러났으며 사건에 대한 축소와 물타기 노력은 대부분 새로 등장한 증거와 진술에 의해 무력화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 캠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의 본질은 검찰과 야당 사이의 음습한 결탁의 증거물인 고발장 원본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고발장이 국민의힘 쪽으로 전달되고 실제로 복사되듯이 작성됐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초의 고발장 원본을 누가 작성했고 그 원본이 어떤 경로를 통해 국민의힘 쪽으로 흘러갔는가를 밝히면 되는 일"이라며 "그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있으면 누구나 조사받아야 하고 혐의가 입증되면 처벌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0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과 야당의 고발 사주 공작 의혹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불신이 임계점에 이르고 있다"며 "의혹의 핵심인 윤석열은 오만방자한 언행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 전두환의 골목 성명을 지켜보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힘은 최강욱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담당 변호사에게 전달한 사실까지 드러났는데 국민의힘이 이미 공범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라며 "그런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를 통해 분명한 입장 밝히는 것이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국민에 대한 자세"라고 밝혔다.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10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은 민주국가에서는 상상조차 어려운 매우 엄중한 사건"이라며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국민의힘 당시 지도부도 해당 내용에 간여한 공범"이라고 했다.

이어 "의혹의 전선이 윤 전 총장 개인을 넘어 국민의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은 이 사건을 여권의 정치공작이라 물타기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고발 사주 의혹은 제2의 국정농단 사태"라며 "최순실 국정농단처럼 특검과 국정조사로 진실을 밝히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지금 국회가 할 일은 특검과 국정조사 추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검찰과 국민의힘의 유착관계 정황이 드러났다"며 "윤 전 총장과 가까운 국민의힘 검사 출신 국회의원들의 개입 정황도 뚜렷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공식 계통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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