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특혜 시비를 제기하며 ‘대장동 게이트’로 명명한 후 국정조사와 특검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게이트 진상조사 TF' 첫 회의에서  “이 지사의 대장동 택지 개발 관련 사업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데, 이 지사에게 ‘화천대유는 누구 것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고 밝혔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지난 2014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추진된 것으로 약 1조1500억원 규모의 공영개발 사업이다. 이 공공개발로 얻은 이익이 민간 신생업체인 화천대유로 돌아갔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김 원내대표는 화천대유와 이 지사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수사당국에 이 같은 의혹을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규명할 것이며, 결과에 따라서 국정조사 또는 특별검사에 의한 정밀수사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지분에 비해 배당금 많아…‘짜고 친 고스톱’ 심사”

김 원내대표는 화천대유가 보유 지분이 적은데도 배당금이 크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했던 대장동 개발 사업의 시행사인 ‘성남의뜰’ 전체 지분의 50%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최근 3년 동안 1830억원을 배당받았다고 한다”며 “그런데 그에 비해 훨씬 적은 지분인 1%밖에 보유하지 않은 화천대유, 6%밖에 보유하지 않은 SK증권은 같은 기간 각각 577억원과 3460억원을 배당받았는데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또 졸속으로 심사가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그는 “대장동 사업 계획서 접수 때부터 선정 업체 발표까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지 하루 만에 심사가 완료 그 업체로 결정됐다는 언론보도를 봤다”며 “사실이라면 짜고 친 고스톱이다. 1조원대 사업을 어떻게 그렇게 졸속으로 심사하겠냐”고 반문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화천대유라는 이름이 독특하다"며 "화천대유 자회사는 천화동인"이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게 다 주역 64괘 중 하나인데, 왜 이런 이름을 쓰는지 궁금하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에서 대동세상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마치 이 회사들 이름에서 한 자씩 따온 건 아닌지, 그렇게 보인다"고 말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초고속 사업자 선정, 11만%의 기적적인 수익률, 10여개의 화천대유 관계사 설립 등 어느 하나 정상적인 것이 없다”며 “이 지사 설명대로 모든 절차가 적법했다면 이 기적 같은 일들이 모두 우연이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허 대변인은 “이 지사는 어제 수사에 100% 동의한다고 말했다. 당사자가 동의한 만큼 수사 당국은 총력을 다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TF 팀장으로 이헌승 국회 국토교통위 위원장을 임명했다. TF는 국토위원회 정무위원회 행전안전위원회 소속 의원이 주축이 돼 구성된다. TF는 이날 오후 1시20분부터 경기 성남시 대장동 현장을 방문했다.

김기현 “개발이익의 민간 유출” 원희룡 “진상규명 위한 국정조사 요구”

김 원내대표는 16일 오후 국회 당 긴급 현안보고를 소집해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에 대해 ‘개발 이익의 공공 환수’라고 내세워왔으나 실상은 ‘개발 이익의 민간 유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발이익 공공환수를 그동안 이 지사가 한결같이 내세웠고 가장 모델 케이스가 대장동 개발이라고 자기가 얘기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라 개발이익의 민간 유출, 공익의 사익화가 현실적 구조로 나타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 사실 확인 과정에서도 엄청난 특혜와 비리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냄새가 많이 난다"며 "도대체 이 배당금이 누구에게 돌아갔으며 화천대유가 누구 것인지 한번 꼼꼼이 따져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대통령 후보는 작은 의혹일지라도 국민 앞에 확실하게 검증받아야 한다”며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원 전 지사는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은 부동산 관련 의혹이기도 하고, 막대한 수익이 발생한 만큼 사업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특혜는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성남시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는 적극적인 협조를 하지 않고 있어 국민적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이미 수사했고 문제없다” 송영길 “이 지사 해명 존중한다”

이재명 캠프 총괄 특보단장인 정 의원은 16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여러 차례 문제가 되고 의혹 제기가 됐었기 때문에, 이재명 지사라든가 성남시, 또 이재명 캠프 입장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며 "이 지사라든가 성남시 부정행위는 전혀 관계없이 민간 회사의 이익이 났다는 것만 갖고 이렇게 의혹 제기하는 것은 굉장히 정략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앞 이 지사는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은 민간개발 특혜 사업을 막고 5503억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며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환수사업인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억측과 곡해, 왜곡보도, 네거티브를 넘어선 마타도어가 난무한다"고 반박했다．

15일에는 경기도의회 본회의 추경예산안 의결과 관련, 인사말에서 "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데, 제가 알기로는 이미 수사 몇 번 했다. 했는데 또 요구를 하면 100% 찬성한다"고 대응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묻는 질문에 "이 지사가 엊그제 기자회견으로 해명했다. 그것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알다시피 이 지사가 박근혜·이명박 정권 하에서 얼마나 많은 핍박을 받았느냐"며 "엄청난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박근혜정부 때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국감 증인 출석 요구” 민주당 “한 명도 못 받는다”

국민의힘은 10월 국정감사에 ‘대장동 의혹’ 관련한 인사들을 증인으로 부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단 한 명도 못 받는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여야 정무위원회 간사는 국감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를 두고 협의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와 김석배 관리 이사, 이성문 대표, 고재환 ‘성남의 뜰’ 대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윤정수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이한성 천화동인 1호 이사 등 13명에 대한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당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증인은 단 한 명도 합의해줄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