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창당 발기인 대회에 ‘친문 핵심’ 윤건영‧홍영표 참석
“여당 행사에 간 적 없던 윤건영 참석, 축사까지 먼저 요청”
이낙연계 김종민 의원 역시 참석
이재명과 앙금 있는 文, 김동연에 곁눈질하나

27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캠프 관계자는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김 전 부총리 창당 발기인 대회에 윤건영, 홍영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캠프 관계자는 '김 전 부총리가 수모를 당했으면서도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 (문 대통령을 공격하지 않았다)...'라며 말을 줄였다.  <사진=연합뉴스>
▲ 27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캠프 관계자는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김 전 부총리 창당 발기인 대회에 윤건영, 홍영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캠프 관계자는 "김 전 부총리가 수모를 당했으면서도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 (문 대통령을 공격하지 않았다)..."라며 말을 줄였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 복심’인 윤건영 의원과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 이낙연 캠프 핵심인 김종민 의원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창당 발기인대회에 함께 참석했다. 이에 ‘문심’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각종 해석이 분분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김동연 전 부총리의 신당 ‘새로운 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외 ‘플랜B’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캠프 관계자는 27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김 전 부총리 창당 발기인 대회에 윤건영,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참석했고, 특히 윤건영 의원의 경우 지금까지 여당 후보들 행사에 한 번도 가지 않다가 김 전 부총리 창당 행사에 왔고, 그전에 (윤 의원이) 축사도 하고 싶다고 요청을 해왔는데 이미 축사자가 너무 많다 보니 못하시게 됐다"고 해, 윤 의원이 매우 적극적이었음을 전했다. 

윤 의원은 창당 행사 끝날 무렵까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또 “창당 발기인 대회 때, (이낙연 캠프 소속이었던)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김 전 부총리를 굉장히 신뢰했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문 대통령과 김 전 부총리는 아예 관계가 없었는데, 문 대통령이 김 전 부총리에게 ‘대한민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달라’ ‘당신에게 모든 권한을 주겠다’면서 삼고초려하다시피 초대 부총리로 데려왔다”고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강조하며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김 전 부총리가 시장이 받아들이지 못해 어려워질 것이라며 혼자 반대했고 장하성‧김수현 정책실장 등 주요 관계자들과 부딪혔다”며 “윤석열과 최재형이 문재인을 엄청 공격했지만 (그러나) 김 전 부총리는 수모를 당했으면서도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문 대통령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했다.

관계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원래 독도를 방문하기로 예정돼 있었는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과 발언 논란’ 이후 일정을 바꿔 창당 행사에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25일 CBS 라디오에서 “윤건영 의원은 부총리 할 때 국정 상황실장을 하셨으니까 국정원 운영에 대해서 많은 논의를 했었고. 제가 부총리 그만두고도 계속 연락을 하는 사이”라며 “윤 의원 온 것 때문에 대통령과 연결 짓는 질문을 받았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윤 의원하고 여러 가지 얘기를 하면서 의견을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가 문 대통령과의 관련성을 부인하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송영길, 이재명 정권교체론’? 친문·이낙연.. 불편한 심기, 미묘한 기류

민주당 대선후보가 엄연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친문의 핵심들인 윤건영, 홍영표, 김종민 의원이 모두 공개적으로 제3지대인 김동연 신당창당 행사에 참석했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특히 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의원의 대선 관련 행보는 文心과 떼려야 뗄 수 없어 더더욱 그렇다. 

친문과 이낙연 진영의 이러한 행동 뒤에는 대장동 아킬레스건이 있는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차별화 전략’ ‘정권교체 전략’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불만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미묘한 기류와 무관치 않아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0일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이재명 정부’ ‘민주당 4기 정부’ ‘새로운 대한민국’을 강조하면서도 단 한번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장동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여러차례 말해왔다.

이후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지난 17일 “여든 야든 정권은 교체되는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새로운 정권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해 아예 ‘이재명 정권교체론’ ‘새로운 정권’을 공식화했다. 

송 대표는 명낙회동 당일인 24일에도 JTBC 뉴스룸에 출연 “문재인 정부를 계승하되 부족한 점을 보완·발전시키겠다는 취지”라며 "국민은 새로운 것을 바라지, (전 정부를) 단순 복제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정권교체론’에 무게를 두었다.

이에 청와대 전현직 비서관들의 불만이 드러났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의원은 송 대표의 '이재명 정권교체론'에 대해 지난 21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송 대표의 발언이 약간 나간 발언’이냐는 질문에 “생각의 정도에 따라 그럴수 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이해할 수 있다지만 분명한 것은 정권교체냐, 정권계승이냐 재창출이냐라는 문제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조금 해석의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또 지난 26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정권계승과 정권교체 중 어떤 것에 가깝나'는 질문에 "글쎄요. 그 발언 취지를 본인(송영길 대표)한테 물어보시죠"라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낙연 캠프에서도 불편함이 역력히 드러났다.

이낙연 캠프 정치개혁비전위원장인 김종민 의원 명낙회동 다음날인 지난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영길 대표의 ‘이재명 당선은 정권교체’라는 발언에 대해 “국민들 인심을 얻어보겠다 그런건데 국민들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면서 “그건 맞지 않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름으로 끌고 갈거냐, 문재인 정부 이름으로 이어갈거냐를 솔직하게 국민들한테 내놓아야지 교체라고 하면 사람들이 믿어주냐”며 “그러면 그만해야죠”라고 단호히 말했다.

정권교체론 뿐만이 아니다. 송 대표는 결선투표를 주장했던 이낙연 지지자들을 향해 ‘일베’라는 비난을 날리기도 했다. 명낙회동을 했지만 친문과 이낙연 캠프가 쉽사리 ‘원팀’이 되기에는 감정의 골이 너무 패었다.

김동연 창당 행사장을 찾은 홍영표, 김종민 의원은 설훈 의원과 함께 이낙연 캠프 강경파다. 경선 결과가 발표된 후, 가장 앞장서서 이의제기를 하며 결선투표를 주장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와 30분동안 차담만 나눈 뒤 선대위원장이 아닌 상임고문을 맡았다. 

장성민 “벌써부터 여권 심층부에서 ‘플랜B’ 준비... 이낙연, 김부겸”

이렇듯 여전히 갈등의 골이 패인 상황에서 문대통령 복심인 윤건영 의원,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 이낙연 캠프 핵심인 김종민 의원이 함께 김동연 창당대회에 참석한 자체가 여권 핵심부의 ‘플랜B'설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여권의 플랜B'설은 민주당이 아닌 당밖에서 나왔다. 

DJ적자로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나섰다가 현재 윤석열 캠프에 참여한 장성민 전 의원은 ‘여권 심층부의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장 전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 “벌써부터 여권심층부에서는 '플랜B'를 준비한다는 소리가 들려 온다. 이재명 후보가 탈락될 경우, 그를 대체할 새로운 후보를 말한다. 지금 여권핵심부에서 은밀하게 논의된 것으로 들려오는 얘기는 두 사람을 놓고 고심중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여권심층부는 "당과 당대표는 아님"이라고 해 청와대를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플랜B의 가동설이 나름 신빙성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며 “이낙연 전 총리와 김부겸 현 총리이다”고 이재명 후보 대체제를 언급했다.

그는 “지금 여당을 바라보는 야당의 관심 포인트는 두 가지”라며 “하나는 대장동 부패게이트의 몸통인 이재명이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검찰 수사로 그가 대장동 부패사건의 배임 공범이자 피의자로 결론나면 그를 대체할 새로운 대체후보는 과연 누구일까 하는 점이다”고 분석했다.

장 전 의원은 “이런 시점에 이낙연 전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자신의 지지자들을 위로할 명분으로 전국투어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왜 그는 갑자기 결선투표를 포기하고 원팀구성을 위한다는 목적하에 이 후보와 화해했을까?”라며 “어떤 형식이든지간에 그는 지금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다”고 이낙연 전 대표가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는 “그래서 전국 지지자들을 위로한다는 명분하에 새로운 항해에 나서는 것이다. 그는 이미 플랜B를 시작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 플랜B는 과연 이낙연일까? 이재명 후보가 사퇴하면 플랜B에 따라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의 최종후보가 될까? 여권심층부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플랜B의 내막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갈수록 여당의 내홍은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이런 속사정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어디까지 그 심층 내막을 알고 있을까?”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5일 장성민 전 의원은 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의 만남이 계획돼있다는 보도 이후,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후보와 만나주는 게 진심인지, 가장된 연출인지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며 “이 후보에게 불길한 일이 발생하면 문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충분히 배려를 했는데 어떻게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했을까라는 탈출구 마련 차원인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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