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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구의 정국진단] ⑱ “승리 거머쥔 윤석열, 선대위 구성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지점은?”

내년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거, 여야의 대진표가 완성되었습니다. 지난 5일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당의 공식적인 대선후보로 확정했습니다. 이제 윤석열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4개월간의 치열한 대선 레이스를 시작합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독자 후보로,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결선투표까지 치르며 세 번째 대권도전에 나섰고, 새로운 물결 김동연 전 부총리도 준비 중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 본경선에서 최종합산 득표율 47.85%를 기록해서, 41.50%의 홍준표 후보를 6.35%p 차로 제쳤습니다. 막판까지 경선의 흥행을 주도한 홍준표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과반에 가까운 48.21%를 기록해 윤석열 후보를 10.27%p 앞섰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약 8만 3천표 뒤지며 분루를 삼켜야 했습니다. 최종합산 기준으로 유승민 후보는 7.47%, 원희룡 후보는 3.17%를 얻었습니다.

전당대회 당시 경쟁후보들의 공식적인 승복 발언이 이어졌고, 주말을 거치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윤석열은 컨벤션 효과를 누리는 모습입니다. 후보가 확정되면 당연한 현상이지만, 상대적으로 그 효과를 누리지 못한 이재명 후보와 비교되며, 얼마나 어느 정도로 지속될 것인지 주목하게 됩니다.

전당대회 직후 주말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밀어내는 지지율 상승을 보였습니다. 발표 당일부터 6일까지 조사한 KSOI에 따르면, 윤석열후보의 지지율이 10%p이상 상승하여 양자와 다자 대결 모두에서 지난 주 사실상 동률이었던 이재명 후보를 압도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줄곧 우위를 보이던 전화면접조사에서도 6일부터 7일 실시된 조사는 모두 윤석열 후보가 앞섰습니다. 한국경제가 입소스에 의뢰한 결과는 다자 및 양자 대결에서 각각 7.8%p, 7.6%p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한 조사 또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지난달 대비 5.9%p 상승하며 이재명 후보를 4%p 앞서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 결과인데, 후보 확정에 의한 효과가 분명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국민의힘 경선투표가 시작된 지난주부터 경선 효과 자체가 여론조사에 이미 반영되는 모습을 보여온 만큼, 오랜 기간 컨벤션 효과의 지속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특히 전당대회 열기가 가라앉으며 바로 두가지 문제가 수면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이라 조만간 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는 결선투표 결과에 내재된 문제입니다. 홍준표 후보는 선거 막판, 여론조사의 우위를 배경으로 ‘민심을 이기는 당심이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양 진영의 총력전이 불가피한 대선에서 중도 외연 확장이 승리의 열쇠라는 점을 감안하면, 홍 후보의 주장에도 충분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9월에 신규로 들어온 19만명 당원은 아직 그 실체를 보여준 적이 없기에, 홍 후보의 부상을 뒷받침하는 젊은 층이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 우세했고,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기승전尹’이라는 경선 판을 깰 수 있는 요소라고 분석한 바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원투표의 결과는 윤석열 후보의 압승이었습니다. 당의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지만 투표자의 67%가 60대 이상이라는 이야기가 있을만큼, 기존 보수정당의 당원투표 성향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선거 후 야권 관계자들을 통해 알려진 바는, 윤석열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이 ‘10만명 이상의 지지자를 불러왔다’고 했습니다. 조직력의 승리라는 건데, 윤석열을 지지하는 5개 이상의 외곽단체가 있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는 겁니다.

지난 월요일 홍준표 캠프의 해단식이 있었습니다. 2030 지지자들이 현장을 가득 메운 해단식에서 홍 의원은, ‘비리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며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특히 ‘100분의 1도 안되는 당심만으로 대선에 이기기 어렵다’고 경선 결과에 대한 강한 비판과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힘이 ‘보수정당 사상 유례가 없는 2030의 지지’를 지켜내기 쉽지 않을 듯하다는 점입니다. 전당대회 직후부터, 국민의힘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경선 결과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탈당 절차가 공유되기 시작했습니다. 2030들은 선거 결과에 대해 ‘노인의힘’ ‘구태의힘’ ‘도로한국당’이라 비판하며 탈당인증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주말을 거치며 나온 야권 중진들의 반응은 2030 이탈에 오히려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습니다. ‘역선택을 위해 입당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등장했는데, 윤석열 캠프가 주장해 온 ‘여론조사 역선택’의 연장선에 있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큰 이슈가 아니라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도 덧붙여졌습니다.

주말에 탈당한 사람이 40명이라는 김재원 최고위원 발언에도 불구하고, 2030의 상징이라고 할 이준석 대표는 ‘수도권만 주말에 1,800명이고 그중 75% 이상이 2030’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조롱과 역선택 주장으로 폄훼하면 돌아올 것은 역풍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조기 무마를 위한 외로운 노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준석과 ‘홍준표 바람’을 타고 국민의힘에 가입한 2030 책임당원은 4만 8천명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2030의 성격으로 판단해 보면, 홍준표가 2030을 끌고간 것이 아니라 ‘2030이 홍준표를 선택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당연히 선택한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면 다른 길로 갈 것입니다.

정치권이 2030에 주목하는 것은, 4050은 여권지지, 60대 이상은 야권지지로 세대별 성향이 거의 고정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2030세대가 사실상 중도와 스윙보터의 핵심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갤럽의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견 유보’ 비율 전체평균이 23%인데 비해, 30대는 27%로 평균보다 높았고, 20대는 무려 41% 였습니다.

‘공고한 민주당 지지층 2030’이란 공식은 4.7재보선 이후 사라졌습니다. 특정 정당 지지성향이 낮아 사실상 무당층으로 분류되는 2030이지만, 이슈에 민감할 뿐 아니라 투표 참여율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2030이 내년 3월9일 승부의 캐스팅보트로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국민의힘은 2019년 당대표 선거와 그 이후의 파장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오세훈 후보가 일반여론조사에서 50%이상 지지를 받았지만, 당심에서 현격한 격차를 보이며 황교안 대표가 당선되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집권기간 내내 민심과 결을 달리하는 행보로 비판받았고, 급기야 총선 참패의 책임까지 떠안아야 했습니다.

‘민심을 이긴 당심’으로 승리한 윤석열 후보가, 경선 직후 벌어진 홍준표 의원의 전선 이탈과 2030의 탈당이라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윤석열 후보 앞에 주어진 두 번째 이슈는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입니다. 당내 세력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면서 선대위 구성의 난항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이준석 당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의중을 전하며 ‘선대위 전면 재구성’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하이에나를 김종인 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했다’면서, ‘전현직 당대표가 우려하는 지점’이 있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위해 비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후보에게 비단주머니를 준비해 전달했다고 하는데, 결국 현재의 캠프를 해체하고 당에서 준비한대로 전문가 중심으로 재편하자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 내용 중에는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카드도 들어있는 듯 합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월요일 한 대담 프로에서 ‘일반여론조사에서 11%p 가까이 졌다’면서 ‘뭘 의미하는지 깨닫고 어떤 선대위로 가야할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윤후보로부터 ‘총괄선대위원장을 공식적으로 제의받은 적 없다’고 밝히면서 ‘공식 후보가 되기 전과 된 다음에 사람이 좀 변하는 성향이 있다’고 다소 묘한 뉘앙스를 남겼습니다.

이와 관련한 윤석열 후보의 첫 번째 공식적 조치는 캠프 선대위원장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입니다. 이에 앞서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과 관련하여 ‘진용을 넓히는 차원이지 사람을 내보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존 캠프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후보의 복심을 대신하는 권성동 비서실장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윤석열 캠프의 반응으로는 김 위원장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길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반면에 김종인 위원장이 그간 보여준 모습을 생각하면, 선대위 구성을 포함해서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최종 결정권, 즉 전권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까지는 선대위 구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주장과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인데, 이런 진행이라면 당무우선권을 쥔 윤석열 캠프 중심의 선대위 구성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누군가를 영입하고 공동대표를 세우겠지만, 결국 후보의 캐릭터와 경험대로 조직을 구성하고 끌고가는 모습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어제 이준석 대표는 SNS를 통해 ‘수백만장의 임명장을 뿌리려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캠프가 대선의 컨셉을 과거와 같은 조직선거로 가려고 한다고 우려하는 건데, 그 속에서 당의 변화를 상징하며 보수의 미래로 부상했던 이준석 당대표의 리더십은 지속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혁신의 외피’도 두르지 않은 국민의힘이 외연확장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 경우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또 어떻게 될까? 승자의 위치에 선 윤석열 캠프가 다시 한번 절실하게 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경제용어에 ‘승자의 저주’란 것이 있습니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출한 것이 본질적인 경쟁력 자체를 약화시켜, 정작 시장에서는 승리하지 못하고 도태되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윤석열 후보가 대선후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치른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그간의 경과나 경선 결과를 보면, 보수세력이 정권교체를 위해 반문재인 정서를 묶어내는 구심점으로 선택한 인물이 윤석열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탄핵 이후 거듭된 선거 참패로 ‘보수의 살 길은 혁신뿐’이라고 공유하던 정서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입으로만 외치는 공정과 정의를 국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공정과 정의가 시대정신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2030, 바로 미래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선 레이스를 시작하는 시점, 국민의힘이 다시금 2030을 외면하는 세력이 된 것은 아닌가 돌아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대선은 여야 양진영의 총력전이고 최종 결과는 언제나 5% 미만의 승부였습니다. 윤석열 후보 선출 이후 단기적인 여론 동향을 대세라고 읽는 착오를 범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윤석열 캠프의 자신감이 국민의 합리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할 것인지,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 구성보다 선행해야 할 고민의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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