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이재명 후보 중심으로 뭉쳐야"
"참여하든 안 하든 반드시 승리하도록 역할"
"앞으로 서너주가 마지막 기회...2007년 대선 참패 후 이런 유유자적 분위기 처음"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사진=연합뉴스
▲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 대책위원회 합류에 대해 "굳이 내가 꼭 나서야 하냐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양정철 전 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 비공개 간담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에 우리 당 의원들이 다 골고루 참여했고 용광로 선대위가 가동돼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금 이 시기에 의원모임 초청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부분에 대해선 "그것과 관계없이 의원들과 원래 잡혀있던 일정"이라며 "선대위 여러 곳에서 (합류) 요청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참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와 소통 중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자주 연락하고 있다"면서 "후보와는 나도 이런저런 필요하다 싶은 건의나 조언을 드리고, 후보도 답답한 게 있으면 내게 연락주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대위에 굳이 내가 참여하지 않아도 밖에서 조언, 자문하거나 알아서 힘이 돼드리고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꼭 내가 선대위에 참여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다"고 했다.

외곽에서라도 도울 의지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어려울수록 이재명 후보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면서 "내가 선대위에 참여하든 안 하든, 밖에 있든 후보를 중심으로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양 전 원장은 "내가 보기에는 (형식상) 그게 선대위 참여는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로 이해해달라"라고 덧붙였다.

이날 초청받은 모임 성격에 대해선 "비례대표, 인재영입된 의원들 모임과 삼삼오오 학습도 하고 공부해오다가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완화돼 모일 여건이 돼 오늘 자리가 마련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서너주가 마지막 시간...당 비상사태 선포해야, '해현경장'해야 이길까 말까"

"2007년 대선 참패 후 이렇게 유유자적 분위기 처음, 후보만 뛰는 희한한 선대위"

"천금같은 한달 인사안만 짜다가 허송했다"

한편, 양정철 전 원장은 자신의 선대위 참여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민주당의 대선 전략과 선대위에 대해 '후보만 죽어라 뛰는 희한한 선대위'라고 작심비판을 쏟아냈다.

양 전 원장은 “현재 우리 당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중요한 분수령"이라며 "앞으로 서너 주가 향후 석 달을 좌우한다. 그 석 달이 향후 5년을 좌우한다. 향후 서너주가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우리당 현실을 한마디로 얘기한다”며 이성복 시인의 시 '그 날'의 한 대목인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에 비유하며 민주당의 안이함을 비꼬았다.

양 전 원장은 "후보만 죽어라 뛰고 있다"며 “대선이 넉 달도 채 안남은 상황에서 이렇게 유유자적 여유있는 분위기는 우리가 참패한 2007년 대선때 보고 처음”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저쪽(국민의힘)과 너무 대비된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위기감이나 승리에 대한 절박함, 절실함이 안 느껴진다"며 "과거 한나라당이 천막 당사를 하던 마음으로, 후보가 당내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당 전체가 '해현경장(解弦更張·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조임)'해야 겨우 이길까 말까"라고 민주당 대선 상황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동료 의원들을 향해서 가감없는 쓴소리를 날렸다.

"의원들의 한가한 술자리도 많고, 누구는 외유 나갈 생각 하고, 아직도 지역을 죽기 살기로 뛰지 않는 분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면서 "책임 있는 자리를 맡은 분들이 벌써 마음속으로 다음 대선, 다음 대표나 원내대표, 광역 단체장 자리를 계산에 두고 일한다. 탄식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양 전 원장은 선대위 구성에 대해서 "희한한 구조다. 처음보는 체계"라며 "천금같은 한 달의 기간을 인사안만 짜다가 허송했다"고 매섭게 질타했다.

그는 "(선대위) 권한과 책임이 다 모호하다.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못갖춘 비효율적 체계"라며 "주특기와 전문성 중심의 전진배치가 아니라 철저한 선수 중심의 캠프 안배 끼워맞추기다"라고 선대위 문제를 짚었다.

양 전 원장은 "지금처럼 후보 개인기로만 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핵심 측근들과 선대위 핵심 멤버들이 악역을 자처하고, 심지어 몇 명은 정치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후보 중심으로 키를 틀어쥐고 중심을 잡아 컨트롤타워 역할을 안 하면 승리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다. 전열을 정비하고 비장하게 마음을 먹으면 우리 당이 저력이 있고 국회의원 170여명과 광역·기초 조직과 기반은 훨씬 탄탄하다"면서 "선대위 컨트롤 타워, 책임과 권한이 모호하다. 비효율적인 체제를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선대위 쇄신론'을 강조했다.

민주당 선거전략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후보 확정 후에는 과감한 중원 진출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데 우리 쪽 의제는 전혀 중도층 확보 전략이라 보기 어렵다"며 "두세 주 안에 이런 문제를 궤도수정하지 않으면 지금 지지율이 고착되기 쉽고 그러면 판을 뒤집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선 주요 의제로 코로나, 경제, 미래의 3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며 민주당이 효율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대선 이후 과제로 "단 5년만이라도 정치적 휴전을 하고 초당적 협력 실험을 해야 한다"며 "우리가 집권해도 통합형 협치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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