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숲 해설사’가 되면 그것도 좋겠다”, 퇴임 후 정치보복에 대한 경계감 담아 
“文의 마지막 매듭, ‘종전선언’과 불행한 역사 마감의 ‘대사면’” 李·朴사면 조심스럽게 거론
부동산정책에는 “아프고 또 아프다, 정치의 책임은 무겁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출처=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페이스북]
▲ [출처=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페이스북]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7일 문재인 정부 공과를 자신의 시각에서 조명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면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서민의 삶을 당신은 꼭 살아가시길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 아울러 남은 국정과제로 ‘종전선언’과 함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퇴임을 반 년 정도 앞두고 있는 문 대통령의 퇴임 후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문재인에게 위로는 자연과 동물이다. ‘숲 해설사’가 되시면 그것도 좋겠다”고 얘기했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퇴임 후 이명박 정부 검찰수사에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것과는 달리 평화롭게 일상 삶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 대해 “문재인의 단어는 숙명이다. 그의 능력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애써 권력을 쥐려는 사람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보내고 운명이 그렇게 된 것”이라며 “문재인은 그래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죽어라 일을 한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몸을 혹사한다. 옆에서 보기 안쓰럽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얘기했다.

특히 임 전 실장은 문 대통령의 남은 국정과제와 관련해 “매듭을 생각하게 된다”며 “피난민의 아들이 쓰는 종전선언, 불행한 역사를 마감하자는 대사면...”이라는 말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이어 “무엇이 가슴 속에 남았든 얼마 남지 않은 동안에도 대통령은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정국과 관련해서는 “정권교체도 정권재창출도 적절치 않은 표어다. 정권심판이라는 구호는 부당하고 불편하다”며 “새로 들어 설 정부는 반사체로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담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새로운 신임을 받아야 한다”고 정권교체와 심판을 내세우는 야권에 대한 불편한 심경과 함께 여권의 차별화 행보에도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애쓰는 대통령에게 ‘수고한다 고맙다’ 해 줄 수는 없는 것인가. 거친 것들이 난무하는 강호에도 서로를 존중하는 의리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며 문 대통령을 향한 야권의 공격에 대한 섭섭함도 내비쳤다.

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년 반 동안의 행적과 관련해 “많은 일이 그렇듯 설렘으로 시작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탄핵 대선으로 인수위 없이 선거일 다음 날 정권이 출범한 이례적인 상황을 먼저 짚고 “탄핵받은 정부의 국무위원과 두 달이 넘게 동거하며 초기 국정의 틀을 잡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고 정권 출범 당시의 어려운 상황을 술회했다.

다음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에 대해 “격화된 국내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기 정체성을 ‘애국과 보훈’으로 설정하고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합을 강조하며 국가 기념일을 의미있게 챙겨나갔고 국가유공자들에게 예우를 다하려 공을 들였다”며 ‘애국과 보훈’을 핵심가치로 삼았다고 했다.

또 외교정책 수행에 대해서는 “악화된 외교 환경을 개선하고 외교적 지평을 새로 확장하는 일에 역점을 뒀다”며 한미, 한중관계 개선 노력을 언급하고 한일관계에는 “잘못된 위안부 합의를 바로잡고 일본과의 관계를 실용적으로 개선하는 이른바 투트랙 한일관계는 상대와 손발이 맞지가 않았다”고 어려움도 토로했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정책 추진과 관련해 “하노이에서 멈취 선 남북평화열차는 못내 아쉽다”며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북미관계의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성과를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그 차별성이 있다”고 북미관계 진전에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이를 두고 “한미관계에 몇 배의 공을 들인 이유다. 냉엄한 국제현실에서 미국의 인내와 동의 없이는 한반도에서 시대사적 전환을 이루는 일이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에 바탕한 노력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기후외교에 대해서도 “기후위기 행동플랜은 문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밀어붙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책임있고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 얼마간의 산업적 고통이 수반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관련해서도 “문재인 정부는 위기관리 정부의 성격이 뚜렷해졌다. 코로나 위기 동안 대한민국이 이룬 성과는 눈이 부시다”고 평가했고 산업정책에서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해선 “아프고 또 아프다”며 “글로벌 환경이 그렇다고 하는 건 지식인의 변명이다. 정치의 책임은 그 만큼 무겁다.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데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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