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11월 23일 ‘D-100일, 20대 대선의 흐름을 진단한다’란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이재명의 민주당’을 표명하면서 당과 선대위의 전면 쇄신을 내걸었는데, 아직까지 그 모습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원팀 매머드 선대위는 사실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이었는데,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고 한다.

황장수 : 민주당의 잘못이라고 홍위병 식으로 당의 의원들을 몰아가기 전에, 저는 이 사태의 본질이 이재명 후보한테서 비롯된 거라고 본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아니었으면 지금 민주당이 비슷하거나 이기고 있는 상황으로 충분히 전개될 수 있다. 문 정권의 최대 실패 요인이 부동산 폭등이라고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나온다. 그런데 대장동을 포함한 성남시의 네군데 개발사업에서 비싼 가격으로 분양되고 소수업자가 폭리를 취하는데 여기에 성남시장이었던 대선 후보가 개입되었다는 거다. 이재명 후보가 직접 관련이 됐든, 인허가권의 문제이든, 국민의 시각에 행정적이거나 도덕적이거나 법적인 측면 어느 것이든 벗어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지금 특검을 받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어차피 지금 한다고 해도 서로 간에 협의하고 조정하면서 시간이 가면 이번 대선 전에 자기가 특검의 조사를 받으러 갈 일이 없다는 걸 다 염두에 두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는 사실 윤석열 후보가 선거운동하는 방법이나 기득권 지향적인 습성을 보이는 부분들이 매우 마음에 안 들지만, 이재명이 저런 식으로 하는 한, 차이는 좀 줄어들겠지만 역전을 시킬 수 있겠는가 의문이다. 이재명의 자세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인데,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에 의뢰한 조사결과가 오늘 오후에 발표되었는데 윤석열 후보가 8.15%p가 앞서는 걸로 나왔다.

김능구 : 차 교수님은 이재명의 민주당, 당과 선대위 전면쇄신을 어떻게 보고 있나?

차재원 : 일단 그렇게 변화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한 것 같다. 선대위의 몸집을 줄이고, 기민하게,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조직을 슬림화 시키는 부분은 잘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과연 선대위만의 잘못이었을까?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앞서 황 소장 말씀하신 것처럼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구심들이 일반 유권자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내부에서도 작동했던 게 분명하다. 경선 후유증이 외형적으로는 다 불식된 것처럼, 전체의 큰 선대위로 꾸려지면서 다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계속 타고 있었다. 그렇다면 저는 이재명 후보가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특검을 좀 더 빨리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결국 벼랑 끝에 몰리니까 마지 못해서 한 것 아니냐, 대선기간 중에 특검 자체가 제대로 된 칼날을 휘두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는 상황에서 된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인 거다.

또 하나 제가 생각했을 때 이재명 후보 본인의 문제도 상당히 있다. 예를 들면 재난지원금 같은 경우 사실 당정, 더 나아가서 당청 간의 합의나 물밑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가 먼저 던진 것이고, 그걸 당이 수습을 하는데 그 과정에 세수를 늘려야겠다거나 하는 또 다른 무리수를 두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우려를 자아냈던 게 사실인데, 이런 식으로 아주 굵직한 문제들에 대해서 후보가 던지고 철회한 것이 단 한번에 그친 게 아니다. 식당 총량제 같은 경우도 문제가 됐었다. 식당 자영업자들이 어려우니까 식당 총량제를 얘기했다가 나중에 말을 바꿨는데, 후보의 안정감 그리고 후보 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스스로 훼손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부동산 개발에 대한 이익을 환원하겠다고 하면서 환원된 부동산 이익을 가상자산을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나눠주겠다고 했는데, 이것도 문제 발언 중에 하나다. 가상자산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경제적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인데, 만약 가상자산을 만들고 그 가상자산이 일종의 통화로 취급될 경우에는, ‘통화정책에 대한 것 또한 대통령이 다 하나?’ 소위 ‘행정 독재 아닐까?’ 이런 이야기까지 비화될 수 있는 빌미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거다. 그런 부분들에 이재명 후보가 좀 더 신중하게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

제 생각에 민주당 차원의 또 하나 문제는 당 지도부가 사실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송영길 대표 같은 경우 본인이 계속 전면에 나서서 후보보다 먼저 부각되는 측면이 많았다. 이준석 대표와 양당 토론 배틀을 계속하면서 본인이 뉴스의 초점에 서려고 하는 모습, 그러다 보니까 의욕이 과열되면서 윤석열 후보의 돌 사진 같은 경우에는 하나의 큰 설화를 빚었다. 단순하게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거기에 엔화라는 걸 갖고 나오면서 소위 일본 프레임을 갖고 국내정치에 이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들,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작용하면서 상당히 힘들어진 상황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선대위만 슬림화 시킨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는 거다. 슬림화와 함께 이재명 후보 스스로 언행의 신중성을 지키고, 그리고 당 지도부가 뭔가 좀 합일된 모습들을 보여야만, 저는 선대위의 변신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형식 : 일단 선대위를 재검토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전통적으로 보면 거대한 성체를 쌓고 진지전을 하는 것이 보수의 선거전략이었고, 민주당은 몸을 가볍게 해서 공격하는 유격전의 성격이 강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비주류인 상황에서 후보가 되다 보니 모든 세력을 감싸안을 필요가 있어서 선대위 체제로 거대한 성을 쌓았던 측면이 있다. 제가 볼 때 그것이 문제가 있다는 걸 빨리 인지하고 변화를 주겠다고 한 판단은 맞다고 보는 거다.

그러면 이제 후보 중심으로 대응하고 나가야 될 텐데, 차 교수님이 지적을 잘 했듯이 후보의 화법에 문제가 있다. 탄핵과 코로나 이후, 정치의식이나 가치관, 담론과 화법 등이 많이 달라져 있는데, 이재명 후보의 화법은 탄핵 이전, 코로나 이전의 컨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대장동 사건 같은 경우, 본인은 거기에 대해서 직접적 책임은 없고 정책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하고, 환수를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공적으로 사용했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건 사실 국민들을 굉장히 분노하게 만드는 거다. 부동산 가격이 현 정부 들어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는데, 공적환수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건 달리 이야기하면 대장동에서 정책적으로 아파트를 더 싸게 구매자들한테 공급할 여지가 있었다는 걸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거다. 결과적으로 국민들 입장에서는 공적환수를 할 것이 아니고 아파트 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싸게 공급하는 정책적 배려를 해줬어야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또한 아파트 사는 사람한테 공적이익 환수한다면서 그만큼 높은 가격을 매길 수 있는 권한이 있었냐는 것이고, 공적환수를 해서 어떤 용도로 쓰는지에 대해서는 합의가 있었냐는 물음이다. 부동산에 분노하는 사람들의 정서는 그러한데, 그런 정서는 전혀 생각도 안 하고 ‘나는 이익을 환수해서 공적으로 썼으니 문제 없다’는 식으로 접근하니까 대장동 문제가 진정이 안 되는 거다. 이재명 후보도 탄핵과 코로나 이후 바뀌어 있는 정서에 비추어, 그러한 국민들의 요구를 인지하고 반영해줄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김능구 : 이재명 후보가 이제 재난지원금을 철회했고, 대장동에 대해 사과하고 특검을 수용했는데, 사실 국민여론에서는 이재명 후보와는 다른 주장이 더 우세했다. 특검 같은 경우도 60%이상이 수용해야 된다고 나왔고, 대장동 이슈도 그랬다. 재난지원금은 기재부 국정조사까지 해야 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세수가 그걸 할 수 있는 게 아닌 걸로 판명나서 철회했는데, 자기들은 기민하게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야당에서 공격하는 것 중에 중요한 것이 거짓말 한다는 거, 말 바꾸기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가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이다. 이러다 보니까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 못지 않게, 어떤 경우는 윤석열 후보보다도 비호감도가 더 높게 나오고 있다. 거의 60%대 중반, 윤석열 후보는 60% 가까이. 이러다 보니까 정말 ‘최선이 아니고 차악을 선택해야 되나’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제가 보기에 지난주 주말을 넘기면서 여러 군데서 그런 이야기들이 들어간 것 같다. 이대로는 안 된다, 여기에서 굳어지면 끝난다. 그래서 뭔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로 이재명 후보가 표현하기를 ‘당이 고인 물이고, 게으른 기득권이 되었다’는 건데, 어떻게 보면 이건 진짜 심한 이야기다. 고인 물이고, 그냥 기득권도 아니고 게으른 기득권이 됐다. 방향키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정도 같으면 현재 당 지도부는 당연히 총사퇴해야 된다. 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 입장을 그래도 가장 존중해준 게 현 지도부다. 아까 황 소장님이 홍위병 식으로 몰고가고 있다고 했지만, 과연 이 상황을 이재명 후보의 권위와 리더십으로 제대로 끌고 나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인데, 저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보면 제 3차 선거인단의 투표결과의 원인은 지금도 모르겠다고 하는데, 그러면서도 대체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음모가 있었다는 거다. 예를 들어 그 당시 여론조사 다수와 비교했을 때 어떤 세력이 들어가서 움직이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데, 저는 이 문제에 역선택이 조금은 있었을 거라고 보지만, 대장동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나타났던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갔어야 됐지 않나 생각을 한다. 아직까지 초반전이지만 결국 초반 한 달 간은 아무 것도 안 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역컨벤션 효과라는 평가다.

이번 주말 정도가 되면 발표하게 될 거다. 그런데 선대위가 어떻게 구성되고 당은 또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과연 현재 선대위 구성에 이재명 후보와 후보 측은 자유로운가 하면 그렇지 않다. 언론보도에 다 나왔듯이, 조정식 의원과 사무총장 윤관석 의원이 함께 핵심적으로 선대위를 구성했다. 조정식은 우원식 의원과 함께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당에게만 문제제기를 할 게 아니라, 선대위 자체에서도 자기 반성과 자기 사과가 선행됐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거다. 또한 대선 본선의 선대위에는 국민적 신뢰가 있는 외부 인사들이 들어가는 게 기본이라고 할텐데, 이재명 측에 그 명단이 없었다고 한다. 당에서도 신망있는 외부인사 영입을 실패했고, 결국 어느 쪽도 그걸 못 만들어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그런 건 싹 다 빼고 당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만 하게 되니까 다들 의아하게 생각하는 거다. 저는 민주당 선대위가 이렇게 가면, 효과적인 원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홍위병이 앞에 쭉 나오고 뒤에 있는 사람들은 지켜보는, 그야말로 우려되는 상황으로 갈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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