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게이트 뇌물 2억원 혐의···유서 남긴 채 극단적 선택
유한기, "시장님 명"이라면서 황무성 전 성남 도개공 사장 사퇴 압박
이준석 "설계자 1번 플레이어를 두고 주변만 탈탈 터니 이렇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대장동 게이트 관련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66)이 1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즉답을 피했고, 대장동 윗선수사는 차질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기 직전인 2015년 2월6일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에게 "시장님 명이다"라며 사퇴를 압박한 녹취록 당사자다. 황무성 전 사장이 사퇴 후 대장동 개발에 대한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삭제돼,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게이트' 윗선 수사 규명에 핵심 인물로 지적됐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유 전 본부장이 추락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된 장소는 자택 인근으로,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10분께 그가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내용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수색 작업을 벌였다.
가족들은 유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실종신고 약 2시간 전인 오전 2시께 그가 자택인 아파트 단지를 도보로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휴대전화를 갖고 나가지 않아 위치추적은 어려웠다.
앞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전날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8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48)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의혹을 계속 부인해온 그는 오는 14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기로 돼 있었다.
◇ 이재명, 유한기 사망에 즉답 피해···이준석 "설계자 1번 플레이어 두고 주면만 터니 이렇게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0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본부장 사망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이날 김관영·채이배 전 의원의 민주당 입당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유 전 본부장 관련 질문에 시종일관 침묵을 지켰다.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했지만 이재명 후보는 차량에 탑승해 바로 당사를 떠났다.
이소영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입장정리가 안 됐다기보다 속보를 보고 알아서 경위나 사실을 모른다"며 "오후에 알아보고 말씀드리겠다. 경주에서 첫 일정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있다. 그때 백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경북을 방문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설계자 1번 플레이어를 두고 주변만 탈탈 터니 이런 거 아니겠나"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옵티머스 의혹 때도 모 대선주자의 최측근이 수사가 시작되자 돌아가신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이번 대장동 의혹 때도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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