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윤석열?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따르겠다" 연대 가능성 시사
지지자 "보수분열 있지만 윤석열은 싫다··다만 박 대통령 뜻에 따를 것"
1000개가 넘는 140m의 화환 행렬···지지자들은 환희와 증오 감정 뒤섞여

'5, 4, 3, 2 , 1. 펑! 박근혜 대통령님, 보고 싶습니다.' 0시가 되자 폭죽을 터트리는 지지자들. 사진=이우호 기자
▲ "5, 4, 3, 2 , 1. 펑! 박근혜 대통령님, 보고 싶습니다." 0시가 되자 폭죽을 터트리는 지지자들. 사진=이우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단 앞에 운집한 모습. 사진=이우호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단 앞에 운집한 모습. 사진=이우호 기자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여러분,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 곧 영어의 몸에서 풀려나십니다. 카운트 다운을 세주십시오."

30일 밤 11시 59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석방되기 1분 전은 심야 축제 분위기였다. 지지자들은 서울 강남성심병원 앞에서 폭죽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어느 지지자는 감동에 겨워 울먹이기도 했다.

"5, 4, 3, 2 , 1. 펑! 박근혜 대통령님, 보고 싶습니다. 자유의 몸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0시 석방됐다. 탄핵 이후 수감된 지 4년 9개월 만이다. 입원 치료 중인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축하하기 위해 지지자들은 병원 인근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영하 5℃의 밤 날씨에 친박근혜 정당인 우리공화당 측은 지지자들을 위해 따듯한 커피를 마련하고, 연단을 마련해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연단에 서서 연설을 하는 우리공화당 관계자들. 사진=이우호 기자
▲ 연단에 서서 연설을 하는 우리공화당 관계자들. 사진=이우호 기자

전날 30분부터 집결해 연설한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내곡동 뺏은 좌파권력과 형집행정지를 행한 윤석열·박영수 특검을 몰아내야 한다"고 적개심을 나타냈다. 

그러자 지지자들은 "박근혜! 박근혜! 우리 대통령 박근혜!"를 외치며 화답했다.

다만 기자가 개인적으로 조원진 대표에게 '윤석열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 하고, 보수통합을 말하는 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조 대표는 "우리는 공당인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에 따르겠다"면서 연대 가능성도 내비쳤다.

다만 조원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진실한 사과도 선행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1000개가 넘는 140m의 화환 행렬···지지자들은 환희와 증오 감정 뒤섞여

옆으로 길게 늘어선 화환 행렬. 사진=이우호 기자
▲ 옆으로 길게 늘어선 화환 행렬. 사진=이우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이우호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이우호 기자

병원 앞 인도에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축하하고 쾌유를 기원하는 화환이 줄을 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140m 정도의 길이였다. 우리공화당 측에 따르면 1000여 개가 병원 인근에 도착했다.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쾌유 기원' 성탄 트리를 만들어 같이 사진을 찍으며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 "우리 박 대통령 정말 그립습니다~"하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다만 경찰이 플래카드 드는 것을 도와주려 해도 다가오지 말라며 경계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 사면을 하고, 윤석열 후보가 정권교체 대항마라는 점에 대해서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박흥렬 씨(좌)와 김 모씨(70대, 서울)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이우호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박흥렬 씨(좌)와 김 모씨(70대, 서울)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이우호 기자

박흥렬(55세)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해준 상황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를 말아먹고 청년들에 고통을 준 사람이다"라면서 "박 전 대통령이 많이 아프니까 석방한 거다"라고 밝혔다.

박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유의 몸이 되면 정치를 하실 것이고 그 뜻에 따른다"면서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윤석열 후보를 만날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지자 김 모 씨(70대, 서울)도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해준 의미에 대해 "본인이 살려고 석방했지. 박근혜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죽으면 본인도 죽는 거다"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보수 분열을 노리고 석방해준 면도 있다. 그렇다 해도 윤석열은 문재인 아바타다. 그런 사람 찍을 순 없다"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적개심도 나타냈다.

우리공화당 봉사자 권 모 씨(60대 초반)도 "솔직히 말하면 박 전 대통령이 윤석열을 안 만났으면 좋겠다"면서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박 전 대통령의 뜻에 따를 것이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편 건강이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통령은 2월 2일까지는 병원 생활을 이어갈 전망이며 이날 별다른 메시지는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아마 보수통합의 메시지를 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며 조심스레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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