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재건축조합 '현대산업개발, 떠나달라'
올해 진행 예정 대형 프로젝트…'순항'할까

정몽규 HDC그룹 회장(맨 앞)이 17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광주 서구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정 회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상준 기자>
▲ 정몽규 HDC그룹 회장(맨 앞)이 17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광주 서구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정 회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상준 기자>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광주 서구 아파트 붕괴 사고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재건축단지 조합들 사이에서는 이미 '탈(脫)현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맡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제대로 진행될 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광주 서구 아파트 붕괴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서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책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발생한 붕괴 사고로 전국 곳곳에서는 이미 '탈 현산'에 나서는 단지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5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한 경기 안양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의 단지 곳곳에는 '보증금을 돌려줄테니 제발 떠나주세요!'라는 현수막이 걸리며 현대산업개발의 입찰 참여를 반대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2일 부산시민공원 촉진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에 '광주 신축 현장 붕괴에 따른 촉진3구역 조치계획 제출'관련 공문을 통해 "안전 관련 대형 사고들에 대해 조합원들이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고, 조합에 항의성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실시공으로 인한 안전불감증의 기업 이미지로 브랜드 가치 훼손은 물론이고, 촉진3구역 자체의 이미지 훼손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항의했다.

이같은 '탈현산' 움직임에 대한 우려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에 참여,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에도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잠실 마이스(MICE)복합 조성 사업이다. 이는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부지에 전시·컨벤션, 야구장 등 스포츠·문화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2조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행 예정인 개발 프로젝트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일대를 개발해 아파트 1920가구와 오피스텔 132실 등을 조성하는 광운대 역세권 사업, 인천 청라국제도시 25만㎡용지를 개발해 종합병원 등을 조성하는 내용의 청라의료 복합타운 개발사업과 서울 공릉 역세권, 용산철도병원 용지개발 등 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폴리뉴스>의 현장 질의에서 "가능성은 있다고 보지만, 가능성을 얘기하려면 계약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서 안에 파트너십을 맺은 회사가 '중대한 하자'가 있을 경우에만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을 것이며, 이런 부분을 살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는 그렇게 되지 않게끔 신뢰 회복에 나설 것 "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사업시행자가 요청하고 주무관청이 인정할 경우 출자자 변경이 가능하다"면서도 "서울시가 출자자를 바꾸도록 요구할 수 있는지는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