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외 정치세력 함께 통합정부 만들자”
안철수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실행하면 되지 않나”
심상정 “선거와 연계하려는 생각이라면 진정성 없는 것”
김동연 “민주당이 무력화시켰던 것…문제는 진정성과 실천”
진중권 “너무 늦었다…두 후보간 싸움에 개입 않을 것”
조원진 “진정 국민통합 하려면 박근혜에 사과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역 마루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역 마루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통합정부’를 내세우며 '反윤석열 연대'를 안철수, 심상정, 김동연, 조원진 후보 등 여러 대선후보들에게 제안했으나, 선거를 13일 앞둔 시점상 진정성이 없는 선거용 전략이란 비판만 받으면서 후보들에게 화답을 얻지 못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발표하며 다른 정당들에게 이를 함께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처럼 마초적이며 난폭해 정치보복이나 공언하고 있는 분을 제외한 모든 정치 세력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력하자"면서 "통합정부·국민내각 구상 등 정치개혁 공통 공약에 대한 합의라도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제안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와 직접 전화를 받았다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모두 거절 의사를 밝혔다.

안철수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실행하면 되지 않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송 대표가 ‘통합정치 개혁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저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선거제 개혁 추진을 발표하면서 안 후보가 평소 말하던 정치교체와 생각이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는 질문에는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그렇게 실행을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안 후보는 선거 막바지 거대 양당으로 표가 집결되는 현상에 대해 “저는 국민들의 판단을 믿는다”며 “국민들께서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해있고 거대 양당 간의 권력교대와 적폐교대가 계속 이뤄지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심상정 “민주당 정치개혁? 선거용, 선거제도 개혁 민주당이 원점으로 되돌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2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거(정치개혁)를 선거용으로 어떤 퍼포먼스로 하실 생각은 하지 말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그 정치개혁 방안은 김대중 대통령 이전부터 늘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이었다"며 "그런데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 말만 하고 안 한 것이다. 지난 20대 국회 때 촛불개혁의 열망을 담아서 선거제도 개혁, 애써서 만들었지만 결국 원점으로 되돌렸다"고 꼬집었다.

또 "우리는 늘 앞에서 끌라면 끌고 뒤에서 밀라면 밀고 해 왔고 이미 또 법안도 다 내놨다"며 "이번에는 이걸 대통령 선거의 유불리하고 연계하지 말고 민주당이 정체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책임 있게 실천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심 후보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전태일 유세단'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와 연계해서 또 선거에 좀 유리한 고지를 점해보자 이런 생각이라면 정말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선거전략만 고민하는 ‘양치기 소년’ 아닌지 의문”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송 대표가 발표한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안'은 저와 새로운물결이 줄기차게 제안하고 주장한 내용 거의 그대로"라며 "대선을 목전에 두고 이런 내용을 발표하는 것은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문제는 진정성과 실천에 있다"면서 "송 대표가 오늘 말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앞장서서 무력화시킨 바 있다. 서울·부산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보낼 때는 개혁 성과라고 자랑하던 당헌당규까지 고쳤다. 바로 1년 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도 선거 전략만 고민하는 ‘양치기 소년’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정치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진정성 있는 실천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이재명 사과 전화에 ‘늦었다’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 답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4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 후보로부터 ‘죄송하게 됐다. 여러분 같은 분들을 우리 품에서 떠나게 했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늦었다”며 “무엇 때문에 전화했는지는 알겠다. 지금은 저는 누구도 지지하지 않으니까 안심하시라고. 저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고 두 분(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의 싸움에는 제가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했다.

조원진 “박근혜에 ‘막말’ 사과하면, 동의는 안 해도 이해는 하겠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박근혜 탄핵'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후보에게도 24일 밤 전화를 걸어 연대를 제안했다.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이날 "이 후보는 조 후보에게 '극단적 대결의 정치를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 이를 위해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교체가 돼야 한다. 그러한 정치 개혁에는 함께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국민통합정부가 힘들면 대신 정책 연대라도 하자"을 제안했지만 조 후보는 이를 거절하고 대신 정책토론을 역제안을 하고 이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했던 막말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조 후보는 25일 경기도 성남 미금역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6년 12월 6일 자신의 페북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인간이길 포기한 대통령', '(세월호 사건 당시) 90분간 머리를 올렸다, 청와대를 나와서는 순간 체포해 법정최고형을 선고한 후 남은 평생을 감옥에서 반성하며 보내게 해야 한다'라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와서 국민통합을 한다는 이재명의 말은 그야말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진정으로 이재명 후보가 국민통합을 하겠다고 하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증오의 말, 저주의 말, 악마의 거짓말들에 대해 무릎 끓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재명 후보가 사과한다면 국민통합 메시지에 대해서 동의는 안하겠지만 큰 틀에서 정치적 의미에 대해서 이해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태 “李, 민주당 내 대연정 깡그리 무시...선거표위해 연기까지, 권력의 무서움”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본래의 가치를 잃고 선거용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며 비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민주당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는 조원진 후보에게까지 '연대의 전화'를 한 이 후보를 겨냥 “선거를 앞두고 표를 위해 연기까지 하는 모습에 권력의 무서움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 내 대연정 주장을 깡그리 무시했던 분이 이재명 성남시장이었다. 청산대상과 함께할 수 없다며 자극적인 언행을 일삼았다”고 짚었다.

그는 “지금은 본래의 가치를 잃고 한없이 망가진 더불어민주당이지만, 민주당이 혁신해야 민주주의가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질서 있게 퇴진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돕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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