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하려 했지만 급하게 할 일 아니었다"
"광주·호남시민 설득하는 시간 부족…평생의 한"
[폴리뉴스 권새나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27일 옛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대해 "제 생각이 짧았다"며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투표용지 인쇄(28일) 전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가 사실상 완전 결렬된 상황에서 과거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한 반성문으로 호남 구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호남에서 민주당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국민의당은 지역구에서만 25석, 비례대표로 13석을 얻어 총 38석을 얻었다. 이듬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끄는 바른정당과 통합, '바른미래당'으로 출범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했고, 바른정당은 영남권 인사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에 당시 양당의 합당은 파격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바른미래당은 다시 쪼개졌고, 안철수 후보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지역구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로만 후보를 냈지만, 단 3석을 얻는데 그쳤다.
단일화 결렬 재확인 직후 광주에서 안 후보의 '바른정당과 통합 실패'' 발언은 '국민의힘과 통합(단일화) 거부' 근거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광주 충장로거리 유세에서 "제가 광주에 올 때마다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2016년에 광주에서 38석의 엄청난 정당인 국민의당을 만들어주셨다. '3김(金)' 이래 4번째로 큰 정당"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광주가 만들어주신 이 국민의당을 저는 어떤 방법을 써도 살리고 싶었다. 문제는 우리나라 선거제도가 3당이 존재하기 힘든 제도다. 그래서 제가 고민하다 결심한 게 3당 존재를 키워야겠다는 것이고, 저는 시대정신이 국민통합이라 봤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저는 광주 시민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시대정신인 국민통합을 광주가 먼저 시작하는 거라 생각했다. 그걸 하기 위해 제가 제일 처음 한 것이 호남에 뿌리를 둔 38석의 국민의당과 영남에 뿌리를 뒀던 20석 정도 되는 작은 바른정당의 통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유는 단순했다. 박해당했던 광주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영남에 손을 내밀면, 우리나라 최초로 국민통합을 광주가 이루는 거라 생각했다"며 "그것이 제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합해서 바른미래당을 만든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정말 제가 여기서 사죄드린다. 제 생각이 짧았다"며 "그것은 급하게 할 일이 아니었다. 광주시민 한분 한분 찾아뵈면서 제가 왜 그 일을 하는지 설득시키는 일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그때 잘못 생각한 게 한 가지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정당 통합은 빨리하지 않으면 실패하고, 여러 방해가 나타나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빨리 이 일을 하는 게 역사에 광주가 남는 일이라 생각했고, 결과적으로는 광주시민, 호남에 계신 분들께 시간을 드려 제 진정한 진심을, 의도를 설득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게 제 평생의 한이다"라고 했다.
그는 "제 의도는 광주를 버리는 것이 아니었다. 다시 한번 더 광주 시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제 진심을 오해하는 분들이 있으면 꼭 좀 풀어달라. 그리고 저는 지금도 시대정신이 국민통합이라 믿는다. 저는 그 일을 맡고 싶다"며 "그것이 제가 국회의원 3명밖에 없고 대선에 나와도 정말 존재감도 없을 수 있고 어쩌면 제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선에) 나온 절박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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