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이재명 전 후보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 의미”
‘친명’ 송영길 대안으로 같은 계파 박영선 거론
박지현 “지금 상황에서 경선 않겠다는 것은 패배선언과 다를 바 없어”
공천위 회의 결과 언론 유출에 윤호중 “징계할 것”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민주당의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자에서 공천 배제를 통보 받으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재명 전 후보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 적절치 않다”라며 “송영길이 대선에 책임지고 출마를 못한다는 논리는 바로 이 전 후보의 대선 패배 책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 전 후보를 거론하며 전면 반발하고 나섰다. 이는 '이재명 반대파'들이 '공천배제'를 주도했다는 주장이다. 

송 전 대표의 이 발언으로 '송영길 공천배제 파문'은 결국 '친명 대 비명'의 계파갈등으로 점화되며 당 안팎의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저녁 민주당 공천위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된 송 전 대표·박 의원의 공천 배제가 알려지면서 당내에 비판적인 여론이 삽시간에 일고 있다. 이에 20일에 있을 민주당 지도부 비대위의 결정에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 차출론이 무산되고 그 대안으로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이 거론되면서, 제3의 인물을 공천이 가능할지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공천 방식도 단수 공천이 될지 경선 공천이 될지도 오리무중이다.

송영길 대안으로 박영선 거론 돼…공천 방식으론 단수‧경선 혼란

민주당은 대표적인 친명인 송영길을 대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이 유력했던 이낙연 전 대표의 전날(19일) 공개적인 불출마 선언을 해 한 꺼풀 꺾이자 다른 인물로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이 거론된다.

박 전 장관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에 맞서 39.18% 득표해 큰 격차로 패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는 친명계에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4선 의원인 것을 감안하면 송 전 대표 대안으로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언론에 따르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20일) 저녁 윤 비대위원장이 박영선 전 장관을 만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달라고 요청할 걸로 안다”며 “다만 전략공천 형태가 아닌 서울시장 후보 경선 참여 의사를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천 방식을 두고도 논란이 많다.

지난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3의 인물로서 이 전 대표의 추대론이 화두되었을 때 송 전 대표는 “누가 승리 카드인지 경선을 해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며 줄곧 경선 방식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서울시장은 비대위로 이관하여 전략 선거구로 선정한 바 있다. 당시 언론은 송 전 대표가 아닌 제 3의 인물의 전략 공천 방식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 박지현 “위원장으로서 당원의 뜻에 따라 바로 잡을 것”... 윤호중 “언론 유출 대단히 유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인 박지현 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서울시장 공천, 경선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공천위의 결정이 “국민을 모두 외면한 결정”이라며 “대선 때 누구보다 헌신했지만, 선거 결과에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전 당 대표를 탈락시키겠다고 한다”고 송 전 대표를 언급했다.

특히 “충북은 선거에 패배한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실패에 책임있는 분을 공천했다”며 앞서 서울 서초구 아파트 대신 충북 청주 아파트를 팔고 비서실장 직을 사퇴한 것에 대해 ‘똘똘한 한 채’라는 논란을 일으킨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충북지사로 단수 공천한 사실을 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앞서 19일 박 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노 전 비서실장 단수 추천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아마 비대위에서 심의하고 쟁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왜 충북과 서울의 잣대가 다르냐. 부동산 실패로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노영민 후보자가 송영길 후보자보다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송 전 대표를 대선 패배 책임을 이유로 공천 배제를 시키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취지다.

그는 “저는 부동산 실패에 책임이 있는 분,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분은 스스로 판단해서 나서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것이 반성과 쇄신을 약속한 민주당의 길이라고 보았다”라며 “부동산 실패와 선거 패배 책임이 있는 예비후보를 모두 탈락시키겠다면, 노영민 후보도 당연히 탈락시켜야 한다”고 공천 기준에 공정한 잣대를 요구했다.

이어 “서울시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민주당 경선에 당당하고 흔쾌히 참여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패배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원의 뜻에 따라 서울시장 공천을 바로잡겠다”며 “비대위원장으로서 제 할 일을 하겠다”고 의지를 표했다.

그러면서 “특정 세력의 이해를 반영한 ‘계파공천’이 아니라 지선승리를 위한 ‘국민공천’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계파’에 의한 불합리한 결정이었다고 알아봤다.

권지웅 비상대책위원도 이날(20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전략공천위의 결정은 한명의 비대위원으로서 수긍하기가 어렵다”며 “더 나은 경선을 고민해야 할 때다. 깊이 논의하겠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공천위에서 논의할 수 있는 주제”이며 “심사 결과가 언론에 유출된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이라고만 발언해 다른 언급은 삼갔다.

그러면서 “윤리감찰단에 전략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유출된 경위를 조사해서 징계할 것을 직권 명령했다”고 덧붙였다.

안민석 “침대 경선 경기도에 이어 서울도 흥행 실패”

경기도지사로 출마 선언한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송 전 대표 서울시장 후보 공천 배제 결정에 반대 입장을 냈다.

안 의원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송영길 의원의 경선 배제는 당원들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경선은 역동성이 있어야 흥행하고 본선 경쟁력이 누가 높을지는 당원과 시민들의 뜻에 따르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침대 경선이 된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이어 서울 경선판도 흥행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며 “전국 현장에서 뛰고 있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도부는 각성하고 당원의 뜻에 따라 송영길 의원을 포함하는 역동성 있는 경선판을 만들어주기 바란다”며 경선이 있는 공천을 요구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이 입장문에는 ‘당원과 시민들에게 물어야 한다’,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어렵게 만드는 계파들’, ‘당원의 뜻이 담긴 경선하라’ 등 60개가 넘는 동의하는 내용의 댓글이 2시간 만에 달렸다.

강성 지지층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손혜원 전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정다은 전략공천관리위원직 사퇴 표명 글을 공유하며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이 송 대표에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공천배제 결정사항 통보했다고 한다. 이게 실화냐”며 공천위 결정에 받은 충격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이어 “비대위 올라가면 끝이다. 그 전에 막아야 한다”면서 “송영길 전 대표 말씀이 믿을 곳은 당원들밖에 없다고…또 촛불을 들어야하나”고 연일 페이스북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비대위 지도부 사퇴도 촉구와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요구하는 글이 봇물처럼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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