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0.73%의 승리를 거머쥔 윤석열 당선자의 취임식을 21일 앞둔 지난 18일 폴리뉴스는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 대해부> 대담을 가졌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 윤석열 당선인이 초대 내각 지명을 했다. 한덕수 초대 총리 지명자는 노무현 정부 때 총리를 했으니까 아마 국회 동의를 위한 인선 아니겠나라는 말이 많았는데, 지금 심상치 않아보인다.

이강윤 KSOI 소장 : 그렇게 인기가 좋지는 않다. 한덕수 개인만 놓고 보면 ‘저 정도면 어렵게 통과할 수도 있지 않을까’ 했는데, 두 번째 발표한 장관 명단에 한동훈 법무 그리고 교육 부총리 등 몇몇 사람이 국민들이 질색하며 싫어하는 부분을 많이 건드린 것 같다. 물론 아직 의혹 단계고 사실로 드러난 건 아니지만, 윤석열이 내세운 커다란 가치가 공정과 상식, 법치이고, 특히 조국 수사 때문에 윤석열은 더 공정해야 한다는 의무 같은 게 있었다. 그런데 윤석열이 내놓은 첫 번째 인사들은 과연 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가라는 점에서 강하게 이의 제기를 받고 있는데, 일단 청문회까지 한번 가보자는 거다.

배현진 대변인의 전언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불법이라고 볼 만한 팩트가 없다, 불법의 팩트가 없는데 어떻게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내치거나 지명을 철회할 수 있느냐’라고 했다는데, 제대로 조사 다운 조사, 팩트를 찾아낼 수 있는 조사를 안 해보고는 불법의 팩트가 있는지 없는지 자체를 알 수 없는 거다,

일요일날 정호영 장관 후보자는 기자회견을 하고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자기 아들이 군대를 갈 때 4년 만에 2급에서 4급, 사회복지 근무요원인가로 바뀌는 과정에 대해 MRI 등 영상 기록물 같은 것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냥 부정의 소지가 있을 수 없는 크로스 체크가 확실한 시스템에 따랐고, 여러 명의 의사가 했는데 같은 진단이 나왔다고 했는데, 다른 전문가의 말을 빌어보면 20대에서 척추관 협착증이 걸릴 확률은 0.07%라고 한다. 협착증 환자는 대부분 노인들이고 50대, 60대도 좀 생기는 이른바 퇴행성 질환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하필 0.07%에 해당할까. 우리가 의사가 아니니까 자세히 알 수는 없는데, 그런 논란이 있으면 그냥 빼도박도 못할 MRI나 CT를 내놓고, 기자들한테 주고 야당에도 주고 다 검사해봐라 했으면 될 텐데 그런 건 없었다.

아무튼 ‘불법의 팩트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별 문제가 없다’라는 인식은 20~3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거다. 조국 수사에 그렇게 추상같이 임했던 검사 윤석열의 자세는 어디로 갔느냐는 얘기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이 이걸 모를 리 없을텐데, 만약 몰랐다면 이건 정말 인식의 커다란 일탈이라고 생각한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능구 : 보도를 보니까 인사 검증 동의를 받고 나서 발표 하루 전에 검증이 들어갔다고 한다. 검증을 하루 동안 했다는 거다. 문재인 정부도 촛불 정부로서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출범을 했었는데, 그때도 한 80% 이상 나왔었다.

이강윤 : 문재인의 득표율은 41%였지만, 남북 대화 국면에서는 지지율이 85%까지 갔다.

김능구 : 그런데 인사청문회부터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었다. 인사 준칙도 만들고 했지만 내로남불 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그것이 결국 조국 법무부 장관까지 가면서 문제가 터졌는데. 어떻게 말하면 지금 정권교체의 민심이 그때 태동이 됐다고 볼 수밖에 없고,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서로 100만이다 할 정도로 국민이 둘로 나뉘어진 시위로 이어졌다.

그런데 누군가 이야기했지만 바로 그런 내로남불, 공정치 않은 부분 때문에 윤석열 지금 당선인에게 국민적인 기대를 갖게끔 됐고, 본인 말로는 핍박받았다고 이야기하지만 검찰로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바를 해서 사실 조국 일가를 무참히 무너뜨린 거다. 그러고 나서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이제 친구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한테는 어떤 잣대를 적용하려는 걸까?

이전에 YS 같은 경우,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생각나는데 당시 딸 문제가 있었을 거다. 딸 편입 문제가 언론에 나오자마자 바로 아웃이었다. 불법 팩트가 확인되고 말고 간에, 의혹 수준으로도 국정운영을 하는 데 너무나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해서 바로 바꾼 거다.

이강윤 : YS 때면 30년도 더 지난 시점이다. 그때의 도덕 기준도 이런 건데 그 이후 굉장히 높아졌다. 공정에 대한 요구도 커졌는데, 지금 이슈는 다른 것도 아니고 입시와 병역이다.

김능구 : 5월 10일에 집권하게 되는데, 그 전에 총리 청문회는 시작되고 아마 한 달 내내 인사청문회 시간이 될 거다. 그러면 새 정부에 대한 평가가 될 건데, 사실 3월 9일 당선되고 5월 10일부터 새 정부가 시작된다면 6월 1일 지방선거는 정말 뻔한 결과라고 다들 생각했었다. 아마 2018년도 민주당이 휩쓴 만큼 될 것이다, 혹자는 광주와 전남북 외에는 다 넘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했는데, 지금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당선인도 새정부의 국정운영에 지방선거 승부가 너무나 중요하니까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보도에 따르면 김태흠 의원은 원내대표 나올 사람인데, 물론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들기 위한 정리일 수도 있겠지만, 지역에서 강한 지지도를 갖고 있으니까 충남지사로 나가는 게 좋겠다고 당선인이 직접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사청문회 시간이 만만치 않다. 한덕수 총리부터 시작하는데,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총리를 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때는 민주당도 상당히 부담스럽다. 그런데 지금 고액 자문료와 관련해서 이해충돌 소지도 좀 있고, 퇴임 후 재산 급증이라든지 이러저러한 문제들이 나오는데, 이전에도 같은 상황일 때 사퇴했던 기억들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강윤 : 안대희 총리 내정자가 다섯 달 간 16억 받았던 것 때문에 나갔었다. 그리고 후속 장관들 인사가 국민들 심사를 많이 상하게 하니까 총리에 대한 고깝지 않은 시선도 소급해서 번지는 것 같다.

김능구 : 이 와중에 민주당은 이번 주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그래서 ‘민주당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라고 여론이 악화되려는 즈음에 한동훈 법무장관 내정 발표가 있었다. 이것이 민주당에 명분을 주는 거다. 검찰공화국을 만들려는 실체라는 거다.

이 인선을 인수위 내에서도 그렇고 인수위 기자들도 아무도 예측을 못 했다고 한다. 다들 한동훈 내정자는 서울지검장을 하는 것도 파격이라고 봤다는 건데, 그거 할까 말까 생각하는 와중에 몇 단계 뛰어넘어서 당선인의 복심은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하는 걸 보고 전부 다 입이 닫히지 않는 거다.

이강윤 : 문재인 대통령이 고검 검사로 이리저리 돌며 좌천 전문이었던 윤석열 검사를 일약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앉혔었다. 저는 한동훈을 법무 장관에 기용하는 걸 보면서 그것보다 훨씬 더 큰 파격이자 파란이라고 생각했다. ‘이 사람 참 바둑 세게 두는구나’라는 느낌.

김능구 : 한동훈 내정자는 검언유착 부분에 대해서 혐의 없다는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국민들이 바보인가? 자기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안 알려줘서 그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는데.

이강윤 : 검찰 수사에 그렇게 비협조적인 사람을 검찰을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에 앉힐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김능구 : 공직자는 자세가 달라야 된다. 일반 국민들이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공직자라면 특히 검찰 공직자라면, 그리고 수사에서 그것 때문에 무혐의 받았다면 자숙해야 하는 거다.

이강윤 : ‘피의자의 권리고 수사하는 니들이 밝혀내라’는 모양인데, 그게 일반 시민 피의자거나 잡범이면 모르지만 현직 검사장이자 법무장관 후보가 됐으면 유구무언이 맞다. 앞으로 누구든 끌려가면 계속 핸드폰 비번을 말 안 하게 될 것 아닌가?

김능구 : 법무부 장관이 그걸 안 내서 무혐의 받았는데, 누가 내놓으려고 하겠나. 이거는 법치주의, 법정신을 완전히 훼손하는 격이다.

이강윤 : 한동훈 인사청문회 때 다른 거는 방어도 하고 자료도 낼지 모르겠는데, 이 부분은 유구무언이라고 본다. 뭐라고 말을 하면 할수록 몰리지 않을까 싶은데 한번 지켜보고 싶다. 청문회 자체가 열릴지는 모르겠지만.

김능구 : 지금 언론에 나타난 한동훈 내정자는 아주 당당하다. 윤석열 당선인도 당당하고, 한동훈 보고 독립운동하듯이 수사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는 2000년도 정치개혁 차원에서 시작됐다. 총리를 하다가 장관까지 계속 넓혀져 왔는데 그 역사가 중요하다. 정권 인수를 하고 내각 인선을 할 때는 당연히 인사청문회 역사에 대해서 브리핑도 받고 본인도 공부를 했을 건데, 이런 인선은 정말 마이웨이, ‘내 갈길 내가 가겠다’는 거다. 그래서 이게 제왕적 대통령의 부활, 3김보다 더 앞선 제왕적 대통령이 되려고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어느 정권이든 지역과 여성 안배, 그것이 앞으로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는 데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할당을 한다. 그런데 능력을 앞세우면서 그 부분들을 아예 무시해 버린다든지 하는 것은, 첫 출발부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져 있다는 생각이다.

이강윤 : ‘서오남’이나 ‘경육남’이란 말은 들어보셨을텐데, '아가패'라는 말도 있더라. 아끼는 사람, 가까운 사람, 패밀리라고 여긴 사람, 이것을 아가패 인사라고 한다. 한동훈은 아끼고 가깝고 패밀리다. 한동훈 장관의 지명은 윤석열 당선인이 여지껏 보여온 마이웨이, 마이 온 스타일의 클라이맥스다.

김능구 :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특검으로 수사하면서 윤 당선인이 일약 국민들의 희망과 기대주가 됐는데,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에서도 애초에 수첩 인사라면서, 자기 수첩에 있는 사람만, 대를 이어 충성하는 사람만 가지고 한다는 것에서부터 비판이 제기됐는데, 금방 말한 것처럼 서오남이다, 아가패다, 이런 인사로서는 새로운 세상, 새로운 정부를 끌고 나가기 부적절하다.

이강윤 : 48.5%의 지지로 대통령이 됐다. 그러면 최소한 취임 직전까지 자기 힘으로 5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된다. 55%도 참 낮게 잡은 건데, 그 기회를 스스로 깨버렸다.

김능구 :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자기가 윤핵관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정도의 관계지만 ‘No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 과연 그게 가능한지 보여줘야 된다. 최소한 윤석열 당선인의 쓴소리 참모, 지인들이 다 나타나야만, 겨우 뭐 하나라도 제대로 잡고 국정운영을 해나갈 수 있지, 이런 상태 같으면 완전히 ‘나홀로 간다’식이 되는 건데,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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