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6월 1일에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을 16일 앞둔 지난 16일 폴리뉴스는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 대해부> 대담을 가졌다.

김능구 : 0.73%p 접전 속에 3월 9일 대선이 끝나고, 채 3개월도 되지 않은 6월 1일 치러지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 ‘대선 2라운드’라는 말이 많다. 시기적으로도 가깝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맞섰던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등판했고, 막판 단일화를 했던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도 나섰다.

이강윤 : 대선 무대에 뛰었던 당사자들이 다 나왔다. 유승민은 경선에 졌지만 홍준표도 나와서, 자연스럽게 대선 2라운드나 연장전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더구나 경기도의 김은혜, 충남의 김태흠 등 몇몇 주요 포스트는 윤 대통령 본인이 직접 파견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이재명과 윤석열의 제2라운드’ 성격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지난 대선과 두가지 점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첫째, 이른바 검수완박법, 객관적으로 표현하면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상당한 진통 끝에 민주당 단독으로 표결 처리되었다. 그래서 지난 대선과 비교하면 일단 여론 지형에서 다르고 법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의미를 갖는 측면이 바뀌어 있다는 거다.

그리고 이제는 대통령이 취임해 있는데, 민주당은 그 과정에서 지도력 또는 리더십이 진공 상태이거나 매우 무질서한 채로 두 달을 보냈다는 점이다. 청문회에서의 전략 미스와 자질 및 능력 부족 그리고 송영길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정해지는 과정에서 보여준 난맥상, 최근에 터진 현역 의원의 성비위 건 등등이 합쳐져서, 민주당에게는 지난 대선 때보다 굉장히 안 좋은 정치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런 점에서 기본적으로 대선의 연장전 또는 대리전이긴 하지만 환경은 바뀌어 있다고 생각한다.

김능구 : 선거 환경에 대한 진단을 한번 봤으면 좋겠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타난 ‘국정안정론 대 정권견제론’, KSOI에서 조사가 이루어졌을텐데 어떻게 나왔나?

이강윤 : 헤럴드경제와 KSOI가 지난 5월 9일과 10일 이틀간 조사했다. 국정 안정을 위해 국민의힘 후보를 밀어야겠다는 의견이 45.7%, 견제해야 된다는 쪽이 45.0%, 지난 대선하고 거의 똑같이 0.7%p 차이로 딱 붙었고, 해석이 필요하지 않을 수준이다.

윤 대통령 취임과 함께 정당 지지율은 상당히 벌어지고 있다. 갤럽이 5월 10일에서 12일까지 3일간 조사했는데 국민의 힘 45% 민주당 31%다. 오늘 저희가 발표한 정당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 46%, 민주당은 33%다. 조사 방식도 다른데 정당 지지율은 매우 흡사하게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5월 들어서 가파르게 치솟고 있고 반대로 민주당은 정체거나 하락이다. 기본적으로 3~4%p 정도 하락하고 있는데, 청문회에서의 실망과 당내 잡음, 지도력 부재 영향 등이 뭉뚱그려진 게 아닌가 보인다.

김능구 : 박완주 의원 문제가 나오기 전인가?

이강윤 : 갤럽 조사는 나오기 전이고, 저희 결과는 일부 합쳐져 있다. 그런데 아직 사람들이 명확한 팩트를 잘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지방선거에 바로 결부되겠지만, 당연히 악재다.

김능구 : 기본적으로 양 세력에 의한 안정론이나 견제론이 지방선거 전반을 1차적으로 규정하는 요인이 될 거다. 또한 대선 2라운드라는 측면에서 정당 지지도가 상당히 중요한데, 현재 정당 지지도 차이가 10%에서 점점 늘어나는 추세가 되니까, 민주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후보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고 결국 중앙에서 맞붙어서 힘을 내줘야하는데, 이 정당 지지도가 10% 이상 벌어지면 수도권 같은 접전 지역에서는 답이 없는 거다. 사실 10%이상 차이 나면 개인기로 극복할 수 없고, 그래서 다들 힘이 안 난다는 말을 한다.

이강윤 :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 성향을 분류를 해보면, 저희 KSOI가 오늘 발표한 걸 기준으로 ‘나는 보수’라고 답한 사람이 40.3%, 중도가 31%, 진보는 22%밖에 안 된다. 보수가 40%를 넘은 것은, 저희가 TBS하고 1년 5개월째 조사해 오고 있는 중에 최고치다. 그리고 진보 22.2%는 최저치다. 저는 그동안 조사를 해오면서 진보 평균치를 27.5%쯤으로 보고 있고, 보수는 최고치를 한 38% 쯤으로 보고 있는데, 이번에 보수는 40, 진보는 22가 나온 거다.

매우 극단적으로 이른바 범진보 개혁 진영 사람들의 정치적 발언 욕구 자체가 없어져 버린 거다. 그냥 흥미가 없고 일종의 허무주의랄까 그런 분위기니까 이렇게 극단적인 수치도 나오고, 그 결과가 정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본다.

물론, 국힘과 민주당의 정당지지율 차이가 12~13%p 차이 나지만 백중세를 보이는 지역의 지자체장 선거에서도 그런 차이가 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서울조차도 저는 한 자릿수 이내. 그것도 굉장히 좁혀들 거라고 예측한다. 다만 선거가 16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민주당에게는 내우외환이 굉장히 심하다는 것, 그것까지는 팩트인 것 같다.

김능구 : 대선 2라운드라고 이야기하는데, 이재명 후보가 계양을에 출마하고 윤 대통령 취임식 날도 계양을 누비고 있더라.

이강윤 : 인천 계양을 중심으로 점점 확산이 돼서 동심원처럼 인천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인접해 있는 경기지사 선거에도 영향을 미쳐야, 본인의 체면이 서고 밥값 하는 거 아닐까? 이번 선거에서 최소한의 성적은 거둬야 8월달 당 대표에 도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텐데, 계양에서 혼자 뱃지 다는 것은 큰 감동이나 득점 요인은 아닐 거다. 갤럽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이 계양 을의 국회의원 되겠다고 출마한 것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긍정이 37% 부정이 무려 48%나 나왔다. 뉴스 토마토도 10~11일 이틀간 조사했는데 찬성 43.9%, 반대 44.3% 거의 똑같이 나왔다. 적어도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서 우호적인 여론이 많지는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김능구 : 이재명 후보 본인도 흔쾌히 수락한 바가 없고 너무 이른 등판이기 때문에 주저했다. 그런데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 다음이 없다. 당을 구해달라’는 당의 요청에 의해서 구당 정신으로 나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지난 대선 수도권에서 인천은 약 2%, 경기는 한 5% 정도 이겼던 지역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재명 후보가 이겨내야만 하는 지역이다. 만약 이 두 지역을 이긴다면 지방선거 전체를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말할 수도 있는 거다.

이강윤 : 정치적 의미가 그렇다. 완승은 아니더라도 이겼다고 할 수 있다.

김능구 : 현재 인천에서의 바람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아무튼 이재명 후보는 계양을 떠나서 다른 지역도 유세를 다니고 있다. 어제는 벤치 위에 신발 신고 올라갔다고 구설에 오를 만큼 부지런히 다니고 있는데, 저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까지 인천 출신 정치인 중에 대중적인 폭발력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와서 돌아다니니까 지지층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그런 모습을 인천 사람들은 처음 본 거다. ‘야! 이런 것도 있네’ 하면서 아주 재미있는 공연을 보듯이 대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쨌든 저 사람이 인천에 출마했으니까 인천 사람들이 볼 때는 뭔가 모르게 약간의 뿌듯함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이강윤 : 인천에서는 팬덤 정치를 향유해 본 적이 없는 모양이다. 노무현 이후로 그런 게 없었고 송영길도 그렇게까지 대중 동원을 한 적은 없을 거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대공원을 찾아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대공원을 찾아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능구 : 이 소장님도 이야기했다시피 이재명 후보는 계양 을에서 당선되는 게 중요하지 않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본인이 살아 있고 영향력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보여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 경선을 통해서 정말 다이내미컬하게 후보가 됐는데, 그러고 나서 지방선거가 벌어진다. 당시 노 후보는 ‘부울경에서 한 석이라도 못 가져오면 후보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결과는 당연히 한 석도 못 가져왔고 약속은 흐지부지 됐었다.

이번에 이재명 후보가 ‘절반의 승리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는데, 그 절반의 승리를 누가 따지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마하는 건 당을 구해달라는 것도 있었지만, 향후 본인의 역할에 대한 구상이 있는 거다. 지난 대선을 통해서 이른바 많은 수의 친명파 의원들이 생겼다. 그분들이 핵심이 돼서 어쨌든 당을 장악해야 다음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사실 국회의원들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공천이다. 선거가 바로 2년 뒤로 다가왔는데 그 공천에 결정권을 가지는 게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지도부다. 그래서 8월에 당 대표로 출마한다고 했을 때는, 지방선거에 뭔가 기여를 하고 다음에 나오는 게 맞는 거다. 제 생각에는 지방선거의 승패와 상관없이 당 대표에 나올 것 같다.

이강윤 : 그러려면 이재명 표의 티켓 파워를 보여줘야 되는 거다. 승리일지 만족스러운 승리까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이런 수확을 거두는데 내가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 내 밥값 하지 않았나. 그러니 내가 당을 접수해서 뭔가 해보겠다는데 밀어주시오’라고 해야 한다. 쉽게 말해 그런 건덕지가 필요하다.

김능구 : 출마는 인천에 했지만, 그 타깃은 인천이 아니라 바로 경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안철수가 나온 지역, 성남을 지목했었다.

이강윤 : 분당갑에서 안철수를 이겨버리면 그건 두말할 필요 없이 탄탄한 자기 껄 확인하는 무대가 되는 건데, 그게 아니고 결과적으로는 분당 갑을 피해 인천으로 도망간 꼴이 됐기 때문에, 더더욱 경기도지사나 인천시장을 확실히 당선시켜야 할 이유가 생긴 거다.

김능구 : 박영선 전 서울시장 후보가 뼈아픈 이야기를 했다. ‘이 시대에는 노무현 같은 정치인은 이제 없는 모양이다’, 그 말은 지는 데도 불구하고 정면돌파를 해 온 것을 말한다. 그래서 분당갑으로 출마했다면 좀 더 아름답고 가치있는 정치인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았을까. 이미 ‘0선’으로서 대선 후보가 되고 0.73% 결과를 만들어냈는데, ‘몇 선’이 뭐가 필요하겠나. 물론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있다.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아닌 입장에서 정국 운영은 또 다른 거다.

이강윤 : 게다가 분당 갑에 나가서 졌을 경우에는 회복 불능의 치명타를 입게 될 확률도 높다. 그래서 안정적 승리를 위해서 인천으로 갔으리라고 본다.

김능구 :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무척 아쉽다. 지난번 대선 경선 때 결선투표 안 간 것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예를 들면 분당 갑에 나오면서. 자기는 지더라도 경기지사를 이겨버리면 그건 다른 거다.

이강윤 : 노무현이 네 번의 전투에서 전패를 했지만, 그걸 지켜 본 사람들에게는 노무현에 대한 큰 가능성과 함께 뭉클한 게 생겼었다.

김능구 : 그때 노무현은 종로 보궐선거 하면서 이겼는데, 그 다음에 부산으로 다시 내려간 거다. 여러 가지 이야기는 많았지만 하여간에 감동을 주는 정치인이 된거다.

이강윤 : 그런 점에서 이번 이재명의 계양 출마는 솔직히 감동은 전혀 없다.

김능구 : 감동은 없는데, 여러 가지 전략을 짜겠지만 어쨌든 제가 볼 때는 경기지사를 이기는 선거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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