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 B-1B 폭격기 올까 두려워서 핵실험 안 했나? 미사일 발사를 안 했나?” 반문
“北 6차 핵실험까지는 대형이었는데 7차는 소형-경량화 실험, 우리에게는 참 겁나는 것”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출처=TBS]
▲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출처=TBS]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26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한미가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이 전력폭격기를 띄운 것에 대해 “도둑들이 와서 한판 분탕질을 치고 간 뒤에 경찰이 떼로 나타나 호루라기 불고 여기저기 뒤지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실질적 대응조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에 한국은 한국은 현무미사일, 미국은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하고 괌의 미 전략폭격기가  일본 주변을 선회하는 대응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사전 억제, 사전 조치를 통해서 그런 일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대책이고 전략이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미의 비슷한 군사적 대응이 과거에도 반복된 점을 들며 “소용없다. 그러니까 그런 짓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은 사후 대응보다는 사전에 대응을 해야 한다”며 “그건 협상밖에 없다”고 협상을 배제한 군사적 대응 조치가 무력하다는 점도 짚었다.

이어 “동해상으로 지대지미사일을 쏴서 어쩌자는 것인가? 또 쏘면 바로 원점을 때려 버리겠다는 뜻이겠지만 그건 바로 전쟁”이라고 얘기했고 전략폭격기 동원에 대해서도 과거의 사례를 들며 “북한이 또 B-1B가 올까 봐서 두려워서 핵실험을 안 했는가? 미사일 발사를 안 했나?”라고 반문했다.

제재를 통한 대북 압박을 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도 “미국하고 러시아하고 완전히 적이 돼 있고 중국도 미국의 대외 정책 관련해서 안보리에 올라오는 안건에 관한 한 비협조적이지 않나”라며 “결국 미국 독자 제재 또는 한국 독자 제재, 그것밖에 없는데 그건 북한한테 아무런 영향을 못 준다”고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북한이 ICBM과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한데 대해 “한미동맹뿐만 아니라 한미일 동맹으로까지 가면서 핵 억제전략을 전개하겠다고 하는 것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라며 “그러니까 ICBM은 대미용이고 중거리는 일본용이고 그다음에 단거리는 남한용”이라고 한미일을 따로 겨냥항 맞춤형 도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일이) 공동대응 한다고 하지만 ICBM이 먼저 뜨면 미국은 그거부터 막을려고 할 것 아니야? 중거리가 뜨면 일본은 이거부터 막자고 그럴 거고. 서로 싸움 나게 돼 있다”며 “한미일 갈라치기다. 미국은 미국대로 미국 이익 중심으로, 일본은 일본 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세 갈래 대응이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대통령실의 언급과 관련해 “3월 6일부터 (풍계리) 3호 갱도 보수 공사가 시작돼서 한 두어 달 걸린다는데 끝났으면 핵실험 한다”며 “확장 억제로 북한을 혼내 주겠다는 식의 한미동맹 성명 보고 ‘그러면 우리는 강대강으로 간다’는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할 수밖에 없다”고 북한이 보다 강경한 태도로 나올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6차 핵실험까지는 대형이었는데, 이번에는 소형화, 경량화된 핵폭탄에 대한 폭파 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한테 참 겁나는 것이다. 그러니까 단거리 미사일에 실어서 쏘려고 만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 북한이 더 이상 핵 능력을 강화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되는데 이렇게 공동 대응만 하고 다니면 소용없다”며 “북한이 일을 벌이고 난 뒤에 공동 대응하면 뭐하나? 다시 이제 또 시간을 벌어서 북한의 핵 능력은 점점 더 고도화되고 미사일 능력도 점점 더 고도화되면 그때 가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정 전 장관은 이번 북한의 도발들이 윤석열 정부의 ‘선제타격’ 주장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선제 타격이라고 그러는데 북한한테 겁을 주려면 우리가 핵무기가 있을 때 선제 타격이 겁나는 것”이라고 핵이 없는 남한의 선제타격은 북한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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