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방안 제출 데드라인' 임박…공공기관들 허리 띠 꽉 맨다
인천국제·한국공항공사, 올해 임원 성과급 100% 반납키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국토교통부가 LH, 코레일 등 부처 산하 공공기관 28곳에 대해 부채 증가 등에 따른 혁신안을 주문하며 공공기관들이 임원 성과급 반납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 다만, 정부 정책에 따라 경영할 수밖에 없던 공공기관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또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100점 짜리 혁신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정부의 일방통행식 길들이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앞서 지난 23일 오전 긴급회의에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혁신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1주일 안에 자체 혁신방안을 만들어 제출하고, 이에 집중하기 위해 자체 인사나 조직개편을 전면 중단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앞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공공기관 평가를 엄격하게 하고 방만하게 운영돼 온 부분은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다. 

현재 국토부 산하 28곳의 공공기관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철도공사(코레일)·한국부동산원 등 9개 공기업과 한국교통안전공단·국가철도공단 등 6개 준정부기관, 새만금개발공사·코레일유통·주택관리공단 등 13개의 기타공공기관 등이 있다.

◆ 정부 정책 따랐던 '공공기관'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방향 규탄 공공노동자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방향 규탄 공공노동자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 장관이 주문한 혁신안 제출의 데드라인이 다가오며 공공기관들은 억울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 상황에 당시 정부가 공공기관의 임대료 인하 정책을 펼치며 이에 따랐던 공공기관들은 모두 적자를 봤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임대료 인하 정책에 동참하며 인천공항의 지난해 적자는 75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이용객 마저 대폭감소했다. 지난해 인천공항 이용객은 319만8853명(하루 평균 8763명)이다. 이는 전년 1204만9851명(하루 평균 3만3013명)에 비해 73.5% 감소한 수준이다. 또 코로나19 창궐 이전인 2019년(7116만9722명)에 비해서는 95.5% 급감한 수준이다.

전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0) 정책도 공기업의 부채 증가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상당수 공기업이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0' 정책 때문에 외주를 대부분 직접 정규직 전환 또는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 때문에 이번 공공기관 개혁에 있어 단 7일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지난 몇년 간의 개혁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한국도로공사는 부채가 30조원에 달하지만 고속도로 건설 시 정부의 지원이 절반도 안된다. 또 부족한 돈은 차입이나 채권 발생 등을 통해 도공이 자체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통행료 수익으로만 원금 상환은 물론 이자 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통행료 인상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실정에 부채는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다.

◆ 허리 띠 졸라매는 공공기관 '방' 줄이고 '성과급' 반납한다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외침에 공공기관들은 이에 부응하고자 마련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임금'과 '공간'을 줄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먼저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조치에는 공공기관으로서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경영진의 자발적 의지가 반영됐다"며 강원 원주 본사와 서울 센터의 임원 공간을 축소하기로 했다. 관광공사는 임원 회의공간을 직원과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바꿀 방침이다. 새 공간은 시민참여단 운영, 제안 수렴 창구, 공공기관 혁신네트워크 업무협의 공간 등으로 활용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올해 임원 성과급을 100% 반납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항공규제 해제, 국제선 정상화 등으로 인천공항 여객수요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공항공사도 "악화한 공사 재무상황 개선과 어려워진 항공산업의 위기극복에 동참하고자 성과급을 반납하고, 고강도 자구노력 등 자체 혁신방안을 마련해 경영혁신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코레일은 임원의 경영평가 성과급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