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세웠던 ‘약자와의 동행’이 사라졌다”
“변화하는 국민정서 따라가지 못하면 성공 못한다”
“이율배반적 정책으론 효율‧혁신 가져올 수 없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행사에 강연자로 참석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에 소속된 많은 의원은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서 사는 집단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 주최한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 강연에서 “국민의힘은 원래 뿌리가 대통령 정당이었다”라며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크게 발전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혁신포럼은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모임으로 권성동 원내대표와 배현진, 윤한홍, 정점식 의원 등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포함돼있다. 국민의힘 의원 50여명이 자리한 이날 행사에는 박성중 의원의 사회로 진행됐다.

장 의원은 인사말에서 "코로나로 인해 대한민국 혁신포럼이 1년 반 이상 전혀 진행되지 못했는데 후반기 국회를 시작하면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머리 맞대고 함께 연구하고 논의하는 좋은 포럼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어려운 발걸음에 감사하다"며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재건해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김 전 위원장 강연이 있다고 해서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국민의힘 당명도 김 전 위원장이 만들고 이끄셨다. 당시 '별의 순간'을 제게 가장 먼저 말씀하셨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가서 전하라고 (했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저서 <김종인, 대화>를 들며 "깊이 있는 내용으로 앞으로 제 평생 정치하는 데 지표로 삼아야겠고 생각했다"며 “그것뿐만 아니라 많은 경제적인 혜안, 지금 대한민국 위기 헤쳐 나갈 방법들에 대해 여러 가지로 많이 배우겠다"고 했다.

김종인 “0.7%p 격차의 의미 냉정히 분석해야”

그는 이번 대선 결과와 관련해 "승리의 결과를 냉정하게 보자면 그 좋은 환경에서 여론조사기관이나 많은 사람이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견했는데 왜 선거 결과가 불과 0.7%포인트 격차밖에 되지 않았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것의 의미를 냉정히 판단하고 무엇이 잘못돼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냉정히 분석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서는 1년 후 총선을 어떻게 할 건지 제대로 전망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과거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 등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사람들이 항상 기득권 정당이다, 돈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정당이라고 (인식)해서는 지금 변화하는 국민들의 정서 속에 절대로 표를 극대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내세웠던 것이 우리 국민의힘은 ‘약자와의 동행’이다”라며 “최근 보면 약자와의 동행은 어디로 사라졌다. 우리가 아무리 이를 외쳐도 현실 제약 때문에 실현시킬 수 없을 수 있지만 정당의 기본 방향이 ‘우리가 당신들은 보호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2011년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슈로 서울시장 자리를 빼앗긴 사례를 거론하며 "보수도 역시 변화하는 국민의 정서를 따라서 거기에 순응하지 않으면 그 보수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집단은 변화하는 국민의 정서를 따라가지 못하면 절대 성공을 못 한다"며 "정당의 혁신이 다른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변화에 순응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굉장히 갈등이 심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생각한다”며 “제일 심한 게 빈부격차다. 여러 가지로 볼 것 같으면 기업과 근로자 사이의 갈등, 있는 자와 없는 자 사이의 갈등, 남자와 여자의 갈등, 중앙과 지방의 갈등, 이 갈등의 요소가 한없이 많다. 어떻게 수용할 것이냐. 갈등 구조 속 각종 이해단체들을 늘 접촉해 그 사람들의 뜻을 보아 정책으로 전환해야 발전할 수 있고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 정부의 경제 정책과 관련, "최근 인플레 현상이 심화하고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시장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시장 경제의 본질을 건드리는 그런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해서는 절대로 효율도 가져올 수 없고, 바라는 혁신도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시장경제의 본질을 건드리는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한전 같은 경우 적자가 엄청나게 많은데 전기 가격을 올리는 식으로 해서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가격에 대한 간섭을 해서는 시장경제가 정상적으로 작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 심의에 대해선 "그런 질문을 해도 답변이 있지 않다"며 언급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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