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장관 대우조선 파업 대책회의 주재도 적법성 의심"

국가경찰위원회, 경찰국 강행 비판 기자회견
▲ 국가경찰위원회, 경찰국 강행 비판 기자회견

국가경찰위원회(위원장 김호철)는 2일 행정안전부 경찰국 출범과 관련해 "법령·입법 체계상 문제점을 제기해왔는데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시행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찰위 위원 7명 전원은 이날 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률에서 허용되는 법적 대응 조치를 수행하고자 한다"며 "자문위원,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고, 법적 조치 시한 안에 결론을 내려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치안 정책의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경찰위는 치안 행정의 적법성 회복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찰국 신설을 골자로 한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행안부 장관의 법령상 권한을 필요·최소 범위에서만 행사한다는 취지대로 운영되는지, 경찰청 고유 사무인 치안 사무를 수행하는 것은 아닌지, 경찰청장의 인사 추천권을 형해화하지는 않는지 등을 촘촘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위는 지난달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대우조선해양 파업현장 대책회의를 주재한 것을 두고도 "치안사무를 관장하지 않는 장관으로서 그런 회의를 주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조직법과 경찰관계법에 따르면 행안부 장관은 일반 치안사무를 관장하지 못한다"며 "이번 입법이 장관이 일반 치안사무에 개입하거나 관장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를 면밀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위원들은 경찰위가 전문성·독자성·상시성·계속성을 갖춘 합의제 의결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최근 경찰위가 자문위원회에 불과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행안부에서 인용하고 있는 2019년 법제처 유권해석에서도 기속력 있는 합의제 의결기관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 경찰제도발전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항들의 후속 조치도 책임 있게 심의·의결하겠다"며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추천해 최대한 적법성이 보장되는 방안이 수립되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국무총리 훈령) 제정안 제2조 제2항 각호에 규정된 경찰제도발전위원회 논의사항 모두가 경찰위 심의·의결 사항에 해당한다는 게 경찰위 주장이다. 경찰청장의 인사 추천권과 행안부 장관의 제청권에 대해서도 "이번을 기회로 행정기관 간 활발한 협력하에 대통령의 임명권이 국민 이익에 맞게 실행될 수 있도록 숙고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위는 또 국회 입법을 통한 위원회 실질화를 요구했다. 위원들은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면 법령상 그 역할을 맡은 경찰위의 실질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위원회의 일관된 입장이고, 헌법·행정법 학계 대부분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며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을 중심으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신속히 개정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의제 행정기관성을 지니고 있지만 법률에 명시되지 않아 심의 의결권을 침해당하는 상황"이라며 법령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국이 공식 출범한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국의 업무가 적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경찰청 소속 한 총경은 내부망에 글을 올려 "경찰청과 경찰국은 행안부 장관 승인 후 반드시 경찰위 안건으로 부의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야 하며, 장관에 대한 보고도 중요정책에 한정돼야 한다. 또 장관의 인사제청권은 반드시 경찰청장의 인사추천권을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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